아낌없이 뺏는 사랑
피터 스완슨 지음, 노진선 옮김 / 푸른숲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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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포스는 잭 크로라는 술집에서 전 여친이자 친구처럼 지내는 아이린과 시간을 보내던 중 

20년 전 대학생 시절 만났던 첫사랑 리아나와 우연히 재회한다.

대학 입학 첫 날 만나서 바로 연인이 되었던 리아나와의 달콤한 추억을 떠올리던 중  

리아나로부터 자신을 데리러 오라는 부탁을 받고 그 장소로 갔다가 낯선 남자에게 폭행을 당하는데...

 

피터 스완슨의 작품은 얼마 전에 읽은 '죽여 마땅한 사람들'을 통해 그 진가를 확인했는데

곧바로 이 작품을 통해 처음 읽은 작품에 대한 판단이 맞는 것인지 검증할 기회가 생겼다.

20년 만에 첫사랑 리아나를 만난 조지 포스가 겪게 되는 파란만장한 상황이 장난이 아니었는데

사실 20년 전에도 조지는 비슷한 상황을 겪은 적이 있어서 이해가 좀 안 되기도 했다.

이 책은 현재와 20년 전 사건을 넘나들면서 전개가 되는데 모든 문제의 근원에는 리아나가 있었다.

20년 전 조지와 처음 만났을 때에도 크리스마스때 플로리다에 있는 부모님 집으로 돌아갔다가

자살했다는 충격적인 비보를 들려주었던 리아나는 이번에도 느닷없이 조지 앞에 나타났지만

그가 구타를 당하게 만들고 이상한 부탁을 한다. 부유한 사업가 제럴드라는 남자와 부적절한 관계를

맺고 있던 리아나는 그의 돈을 훔쳤는데 자기 대신 그에게 돈을 돌려주라는 황당한 부탁을 한다.

20년 전에 엄청난 일을 겪었으면 정신을 차려야 정상인데 여전히 첫사랑의 마법에서 벗어나지 못한

조지는 리아나의 부탁을 들어주기로 하고 제럴드의 집에 가서 직접 돈을 돌려주지만 얼마 있지 않아

제럴드가 살해당했음을 알게 된다. 늦어도 이 시점에는 정신을 차리고 자기 앞가림할 생각을 해야 하는데

조지는 리아나에게 무슨 일이 생긴 건 아닌지부터 걱정을 한다. 이쯤 되면 거의 구제불능이라 할 수

있는 정도인데 아무리 잊을 수 없는 첫사랑이라 해도 정말 한심하다고 할 수밖에 없는 지경이었다.

어쨌든 리아나가 뭔가 술수를 부렸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 조지는 경찰의 수사도 받고 제럴드의

금고에서 없어진 다이아몬드를 찾아나선 제럴드의 조카 카린과 제럴드가 리아나를 찾기 위해

고용했던 사립탐정 DJ와 어울려 리아나의 행방을 찾아나서지만 결국 생명을 잃을 위기에 처하게 된다.

 

이 책의 제목을 원제와는 무관하게 우리에게 익숙한 표현인 '아낌없이 주는'이 아닌

'아낌없이 뺏는'으로 지은 것은 리아나라는 여자를 잘 대변하는 단어를 고른 것 같다.

삶 자체가 온통 거짓밖에 없는 리아나는 어떻게 보면 미야베 미유키의 '화차'에 나오는 여자와도

흡사했지만 생계형(?)인 '화차'의 주인공과는 달리 리아나는 탐욕의 화신이라 할 수 있었다.

남을 속이고 남의 것을 뺏는 것에 아무런 죄의식이 없는 리아나의 모습을 보면

전형적인 팜므파탈이라 할 수 있었는데 물론 나름의 안타까운 과거와 사연이 있긴 했다.

그럼에도 항상 누군가를 숙주로 이용해 피를 빨아먹고 사는 기생충같은 모습은 동정의 여지가 없었는데

마침 호구로 이용하기에 제격인 첫사랑 조지가 등장하면서 그녀의 원대한 계획이 실행되었다.

'죽여 마땅한 사람들'에서도 인간의 살벌한 욕망의 적나라한 발현을 흥미진진하게 그려내었다면

이 작품에서도 대부분의 스릴러 작품과는 다른 결말을 보여준다. 오히려 이런 결말이 더 현실적이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들었는데 피터 스완슨표 스릴러의 매력이 유감없이 발휘된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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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는 세상을 어떻게 지배했는가
페터 슬로터다이크 지음, 이덕임 옮김 / 이야기가있는집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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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살아가면서 분노를 느낀 적이 가끔 있을 것이다. 직접 사람들과의 갈등 속에서 분노를 느낄

수도 있고 각종 뉴스를 통해 접하는 화나는 사연들에 분노를 느낄 수도 있는데 이처럼 분노는 인간의

자연스런 감정 중의 하나로 전에 읽었던 '강신주의 감정수업'에서도 도스토예프스키의 명작 '죄와 벌'을

통해 다뤄진 적이 있다. 이렇게 분노라는 감정이 인간과 친숙한 감정이지만 분노가 세상을 지배하는

감정이라고 부르기엔 좀 어색한 부분이 없지 않은데 분노가 발단이 된 전쟁이 인류의 역사를 수놓았던

점을 감안한다면 완전히 틀린 말도 아닐 것 같다. 이 책은 분노라는 인간의 감정에 초점을 맞추면서

인간의 역사에서 분노가 세상의 변화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흥미롭게 보여준다.

 

먼저 '일리아드'의 첫머리가 '분노'로 시작한다는 점을 언급한다. 영웅들의 행동의 근원에 분노가

자리잡고 있음을 말하는데 현재의 관점에서 보면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모습이지만 그리스 시대의

관점에선 분노는 정신세계에 필요한 에너지의 보충제로서 긍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었다.

이 책에선 '티모스'란 용어가 거의 핵심단어처럼 사용되고 있는데 그리스어로 플라톤이 말한

자아 분출의 에너지, 자존심, 패기, 명예욕의 바탕이 되는 힘과 인정받고 싶은 욕구를 의미했다.

중요한 용어임에도 자세한 설명이 없이 계속 사용하다 보니 그 문장에서 솔직히 무슨 의미로 사용된

것인지가 잘 이해되지 않을 때가 종종 있었는데 이 단어만 확실히 이해해도 이 책을 이해하기도 훨씬

수월해질 것 같았다. 이 책에선 분노의 다양한 형태를 분석하고 있는데, 분노의 기획된 형태의 표출인

복수나 분노가 저장고인 은행의 형태로 축적되어 역사적 형태로 변모한 혁명 등 분노가 바탕이 된

다양한 형태의 인간의 행위들을 해석한다. 특히 종교적인 형태로 표출된 분노와 공산주의 체제

하에서의 분노에 대해 많은 부분을 할애하여 설명하고 있는데, 자연재해를 비롯한 인간이 겪는

각종 불행을 신의 분노로 이해하는 데서 출발해 정치권력이 신의 대리자를 자칭하며 자신의 권력을

공공히 하기 위해 반대세력을 탄압하는 수단으로 변질하고 만다. 신에 반항하는 악마나 마녀 등으로

몰아 권력자의 마음에 안드는 자들을 제거하는 수법은 전형적인 것이라 할 수 있었는데, 신의

전지전능함, 정의로움, 그리고 사랑이라는 분노의 세 가지 진부한 연역적 결론에 안식처를 제공하는

것은 오직 맹목적인 신앙심뿐으로 조금만 이성적으로 생각해도 얼마나 허약한 기반에 근거한 것인지

깨달을 수 있다. 이러한 종교적 분노가 더 이상 힘을 못 쓰는 시기가 되자 분노는 새로운 분출구를

요구하게 되었는데 그 적절한 대안이 바로 공산주의였다. 자본가들에게 착취당하는 다수의

노동자들의 분노를 동력으로 한 프롤레타리아 혁명은 러시아를 필두로 여러 나라에 공산주의 정부를

수립하게 되지만 역시나 분노를 저축해준 대다수의 예금주들에게 그 혜택을 돌려주지 않고

소수 권력자들의 체제유지를 위한 수단으로 전락시키고 만다. 가톨릭과 공산주의라는 양대 분노은행이

몰락한 이후 새로운 분노은행으로 각종 테러의 배후로 지목되는 극단적 이슬람세력을 언급하고 있는데 

이들이 세계화된 자본주의 국가 안에서 새로운 보편적 반체제 집단으로 조직될 수 있을 가능성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이렇게 분노라는 관점에서 접근하여 인류의 역사를 지배했던 

분노의 집단표출 사례들을 흥미롭게 분석한 책이었는데 가톨릭과 공산주의라는 양대 세력에 너무

치중하다 보니 좀 더 다양하고 입체적인 분석은 좀 아쉬운 점이 없진 않았다. 그럼에도 분노라는

생소한 시선에서 인류 역사의 흐름을 고찰한 점에선 분명 의미가 있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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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가 보이는 이발소 - 제155회 나오키상 수상작
오기와라 히로시 지음, 김난주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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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대표적인 대중 문학상인 나오키상을 수상한 작품이라 거의 묻지마식으로 이 책을 읽게 되었는데

예상 외로 단편집이어서 약간 당황했다. 제목과 동명의 단편을 비롯해서 총 6편의 작품이 실려 있는데

가족관계 속에서 상처받은 사람들이 이를 극복해가는 과정을 따뜻한 시선으로 그려내고 있다.

첫 작품인 '성인식'은 5년 전 고등학교 입학을 앞둔 딸을 불의의 교통사고로 잃은 부부가

딸이 치렀을 성인식을 본인들이 직접 치르면서 딸을 잃은 아픔을 치유해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자식이 죽으면 부모의 가슴에 묻는다는 말이 있듯이 딸 스즈네를 잃은 부부는 딸과 함께 하던 예전의

활기찬 삶을 잃어버리고 부부사이도 점점 메말라가는데 스즈네를 대신한 성인식을 준비하면서

스즈네를 잃은 상실감도 조금이나마 극복하고 부부사이도 다시 가까워지는 가슴뭉클한 장면을 연출한다.

'언젠가 왔던 길'은 화가로서 재능이 있던 큰딸을 잃고 둘째 딸을 화가로 만들기 위해

과도한 억압을 했던 엄마를 세월이 한참 흐른 후에 딸이 찾아와서 재회하는 얘기를 다루고 있는데 

자식의 능력이나 희망을 무시하고 자신이 원하는 대로 만드려고 하는 부모와 그런 부모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 고통 받는 자식 사이의 갈등을 잘 보여줬다. 보통 이런 부모와 자식 사이의 관계는

쉽게 갈등을 원만히 해결하지 못하는데 이 작품에서도 엄마의 치매로 인해 안타까운 상황만 보여줬다.

'바다가 보이는 이발소'는 유명인사들을 손님으로 받았던 이발사가 외딴 바닷가에서 운영하는 이발소에

찾아간 한 남자의 얘기로 이발사가 손님에게 자신이 살아온 파란만장한 인생스토리를 들려주는데

그의 얘기를 듣고 있으니 이발사와 남자 손님의 관계를 딱 짐작할 수 있었다. 

'멀리서 온 편지'는 기대했던 결혼생활이 되지 않자 심통이 나 친정으로 가버린 아내가

무덤덤한 남편과의 묘한 밀당을 벌이는 장면을 보여주고, '하늘은 오늘도 스카이'는 부모의 학대를

받거나 불화로 인해 고통을 받는 아이들의 얘기를, 마지막 '때가 없는 시계'는 아버지의 유품인

시계를 수리하면서 새롭게 깨닫게 되는 아버지의 모습을 잘 그려냈다. 전반적으로 6편의 단편 모두

가족간에 일어날 수 있는 갈등과 상처, 치유와 극복의 과정을 섬세한 필치로 다루었는데 각각의

사연들이 남의 얘기같은 생각이 안 들 정도로 가슴에 와닿았다. 가장 사랑하는 존재이면서도

가장 상처를 주기 쉬운 존재인 가족간의 다양한 얘기들을 풀어낸 단편집이었는데 왜 나오키상을

수상했는지를 바로 알 수 있을 만큼 누구나 겪을 수 있는 가족간의 문제를 잘 그려낸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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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14권으로 올 들어 가장 좋은 성적을 기록했다.

휴일이 많았던 게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 같은데

휴일을 감안하면 좀 더 좋은 성적을 기대해도 좋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도 남는다.

일찍 찾아온 더위에 미스터리의 비중이 확 올라가 버렸는데

더위를 잘 이겨내기 위해서는 편식은 금물.

하지만 더위를 먹지 않으려면 특효약인 미스터리를 줄일 수도 없는 노릇인데

균형의 묘미를 발휘하는 여름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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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는 세상을 어떻게 지배했는가
페터 슬로터다이크 지음, 이덕임 옮김 / 이야기가있는집 / 2017년 5월
14,800원 → 13,320원(10%할인) / 마일리지 74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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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로 본 세상의 역사
바다가 보이는 이발소- 제155회 나오키상 수상작
오기와라 히로시 지음, 김난주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7년 5월
13,000원 → 11,700원(10%할인) / 마일리지 65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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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관계에서 상처받은 사람들의 극복 과정을 따뜻한 시선으로 그린 작품
EBS 굳바이 콩글리시 세트 - 전2권 (어휘편 + 표현편)- 한국인들이 자주 혼동하는 영어!
이희종.송현이 지음 / PUB.365(삼육오) / 2017년 4월
14,800원 → 13,320원(10%할인) / 마일리지 740원(5% 적립)
*지금 주문하면 "12월 26일 출고" 예상(출고후 1~2일 이내 수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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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흔히 쓰는 잘못된 콩글리시를 정확하게 가르쳐주는 책
인체 크로스 섹션- 인체 속을 살펴보는 특별한 탐험
스티븐 비스티 그림, 리처드 플라트 글, 권루시안(권국성) 옮김, 홍인표 감수 / 진선아이 / 2017년 4월
13,000원 → 11,700원(10%할인) / 마일리지 65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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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들이 보기 쉽게 인체의 구석구석을 그림으로 잘 설명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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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즌', '원라인', '아빠와 딸', '겟 아웃', '뷰티 앤 더 비스트', '로건', '석조저택 살인사건'까지

총 8편으로 휴일이 많았던 것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아쉬운 실적을 올렸다.

아무래도 봐야 될 책들이 많아서 책에 치중하다 보니 영화에는 좀 소홀한 감이 없지 않았는데

영화의 성수기라 할 수 있는 여름에는 좋은 영화와 만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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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레이]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 & 50가지 그림자: 심연 - 더블팩 한정판 (2disc)
제임스 폴리 외 감독, 제이미 도넌 외 출연 / 유니버설픽쳐스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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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 소설을 영화로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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