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로 읽는다 미스터리 세계사 지도로 읽는다
역사미스터리클럽 지음, 안혜은 옮김, 김태욱 지도 / 이다미디어 / 2016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올해 초에 MBC에서 방송되는 '서프라이즈'의 내용을 정리한 '서프라이즈 : 사건편'이란 책을 통해 여러 가지 흥미로운 미스터리에 얽힌 얘기들을 만나볼 수 있었는데

방송 내용을 나열만 하다 보니 체계적으로 정리하지 못한 듯한 느낌이 들어 아쉬웠다.

그래서 역사 속 미스터리를 지도를 통해 보여주는 이 책은 좀 더 진실이 뭔지에 대해

체계적으로 접근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가지고 읽게 되었다.

 

유럽, 아시아, 아메리카, 아프리카의 대륙별로 4장에 걸쳐 다양한 미스터리를 다루고 있는데 우리에게

이미 친숙한 미스터리들도 다수 포진해 있는 반면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된 미스터리도 많았다. 

구약성서에 나오는 노아의 방주가 전설인지 사실인지에 관한 논란으로 포문을 여는데

길가메시 서사시가 노아의 방주 이야기의 원형이라는 견해는 들어본 듯 하지만

지중해 바닷물이 흑해에 대홍수를 일으킨 실제 사건이라는 견해를 새롭게 접할 수 있었다.

전설상의 아틀란티스 대륙의 위치에 대해서도 다양한 견해가 소개되는데

예상 외로 산토리니 섬이 가장 유력한 후보지로 거론되고 아조레스 제도나 남극이란 설도 있었다. 

내가 좋아하는 작가 아가사 크리스티의 실종사건이 자작극이라는 정황이나 스톤헨지나 카파도키아처럼

어떻게 만들어진 건지 미스터리한 유적들과 관련한 흥미로운 가설들도 눈길을 끌었다.

아시아편에선 '동방견문록'의 저자로 알려진 마르코 폴로가 사실 중국에 간 적이 없고

아버지와 숙부에게서 들은 얘기를 정리한 것이라는 주장을 싣고 있는데

만약 그게 사실이라면 들은 얘기만으로 거의 정확한 기술을 한 그의 상상력이 놀라웠다.

'삼국지'에서 유비와 손권의 연합군이 조조의 대군을 대파한 적벽이 과연 어디인지에 대해서도  양쯔강 유역의 다섯 곳이 서로 여기가 적벽이라고 주장하는데 우리 지자체들의 원조 다툼을 보는 듯했다.    

우리와 관련해선 발해가 멸망한 것이 기존엔 거란족 요나라의 침입 때문이라고 알고 있었는데

백두산의 화산 분화가 원인이었다는 새로운 견해를 만나볼 수 있었다.

아메리카편에선 콜럼버스가 신대륙에 도착하기 이전에 중국 정화의 함대가 먼저 발견했다는 가설,

타이타닉 호의 침몰사고가 보험금을 노리고 타이타닉 호를 유사한 올림픽 호와 바꿔치기 했기

때문이라는 의혹, 링컨, 케네디의 암살사건의 배후가 누구인지와 버뮤다 삼각지대 미스터리 등

세간에 회자되는 여러 의문들을 제기하여 다양한 가능성들을 언급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아프리카편에선 솔로몬 왕과 관련된 얘기나 피라미드와 스핑크스에 얽힌 미스터리 등

주로 이집트와 연관된 미스터리가 주를 이뤘는데 인류의 기원이 언제 어디인지에 관한 수수께끼를

마지막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각 미스터리마다 지도를 이용해 설명을 하고 있어

좀 더 이해에 도움이 된 반면 여러 가지 설만 난무하다 보니 사건의 실체가 뭔지는

여전히 미궁 속에 빠진 상태로 내버려 둔 느낌이라 좀 아쉬운 감도 없지 않았다.

이 책을 보니 여전히 인류가 풀지 못한 비밀이 너무 많음을 알 수 있었는데

여러 의혹들이 하나씩 풀리는 재미를 맛볼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신은 주사위 놀이를 하지 않는다 - 로또부터 진화까지, 우연한 일들의 법칙
데이비드 핸드 지음, 전대호 옮김 / 더퀘스트 / 2016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거의 일어날 가능성이 희박한 일들이 가끔 신의 장난처럼 일어날 때가 있다.

그런 기적같은 일이 일어나면 단순히 우연의 일치로 치부할 수도 있지만

종교니 미신이니 각종 초자연적인 근거를 가져다 이를 합리화시키려는 사람들도 있다.

이 책은 제목부터 상당히 의미심장한 내용이 담겨 있을 거란 추측을 하게 하는데

우리가 지극히 확률이 낮다고 생각하는 우연같은 일들에도 숨은 법칙들이 존재함을 잘 보여준다.

 

먼저 극히 일어나기 힘든 일이 발생했을 때 우리가 대처하는 여러 가지 유형을 보여주는데,

실제론 없는 인과관계가 존재한다고 믿는 미신은 여전히 도박이나 스포츠에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미래를 미리 말하려는 시도인 예언도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의지하는 방식이다.

신과 기적은 그 무엇이든 설명할 수 있는 강력한 도구인 반면 설명을 회피하는 수단이기도 하고,

초심리학이나 초자연 현상은 우리가 잘 모르는 특정한 자연법칙에 의한 것으로 본다.

이렇게 개연성 낮은 사건들을 설명하기 위해 여러 가지 방법들이 시도되었지만

어느 하나 명쾌한 설명이 없었는데, 이 책은 우연을 설명하는 법칙으로 필연성의 법칙,

아주 큰 수의 법칙, 선택의 법칙, 확률 지렛대의 법칙, 충분함의 법칙의 다섯 가지를 제시한다.

필연성의 법칙은 무슨 일인가는 반드시 일어난다는 단순한 사실로, 가능한 모든 결과들의 목록을

완전하게 작성한다면 그 결과들 중 하나는 반드시 나타난다는 것이다.

로또를 예로 들면 모든 가능한 경우를 모두 구입하면 반드시 당첨되게 되어 있다는 것인데,

물론 이를 실행에 옮기려면 당첨금보다도 더 많은 엄청난 돈이 필요하겠지만 말이다.

10주 연속으로 어떤 주식이 상승할지 하락할지 여부를 예측하는 부분은 전에 읽었던 1~000 사이에

생각한 숫자를 알아맞추는 비범한 범인이 등장한 658, 우연히'의 수법과 동일했다.

아주 큰 수의 법칙은 아주 많은 기회가 있으면, 아무리 드문 일도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것으로 벼락 맞을 확률이 30만 분의 1이라고 하지만 지구 인구가 70억 명인 걸 감안하면

벼락을 맞을 가능성이 결코 낮다고 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

추정된 통계에 의하면 매년 약 24,000명이 벼락을 맞아 죽는다니 벼락도 무시해선 안 될 것 같다. 다음으로 선택의 법칙은 활을 먼저 쏘고 그 결과에 맞게 과녁을 그리는 것처럼 사후 선택을 통해

확률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인데, 이른바 인간의 선택편향을 잘 보여준다.

로또 당첨 확률을 높이는 유일한 방법은 복권을 더 많이 사는 것뿐이지만 만약 당첨되었을 때 

당첨금이 높으려면 다른 사람이 선택할 가능성이 낮은 번호를 선택하라는 사실을, 선택의 법칙의

다른 얼굴인 평균으로의 회귀 법칙은 올라간 놈은 반드시 내려온다는 평범한 듯한 진리를 알려준다.

확률 지렛대의 법칙은 우리가 흔히 나비효과로 알고 있는 내용과 유사했는데,

상황이 미세하게 바뀌면 확률이 엄청나게 달라질 수 있다는 내용이다.

앞에서 벼락 맞을 확률이 30만 분의 1이라고 했지만 누군가가 7번 벼락 맞을 확률을 계산할 때

그 사람이 폭풍 속에서 국립공원을 돌아다니는 사람이라면 위 평균적인 확률을 적용한다면

심각하게 틀린 결과가 나올 것임은 불을 보듯 뻔하다고 할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충분함의 법칙은 충분히 유사한 사건들은 동일하다고 간주한다는 것으로

일치의 기준을 완화할 경우 확률이 훨씬 더 높아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렇게 다섯 가지 우연을 설명하는 법칙들을 적용하면 왠만한 일들은 다 설명할 수가 있는데,

인간은 확률에 대한 직관적인 이해가 부정확하기 때문에 여러 가지 오해에 빠지곤 한다.

다윈의 진화론의 핵심인 자연선택은 아주 큰 수의 법칙과 선택의 법칙에 의해 추진되는 등

우연의 법칙을 구성하는 다섯 가지 법칙을 적용하면 그 어떤 이례적인 사건들도 전혀 놀라운 일이

아님을 깨닫게 되는데 그동안 잘 몰랐던 확률이 주는 묘한 매력을 제대로 맛볼 수 있게 해준 책이었다.

36

테오필 고티에

어쩌면 우연은 신이 서명하고 싶지 않을 때 사용하는 가명일지도 모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고충증
마리 유키코 지음, 박재현 옮김 / 박하 / 2016년 4월
평점 :
절판


동생인 나미 명의로 아파트를 얻어 매주 월, 수, 금요일에 각기 다른 남자들과 성관계를 가지던 마미는

자신의 몸에 이상이 생긴 걸 알고 도서관에서 빌린 책을 찾아본 후 사면발니에 감염되었다고 생각한다.

세 명의 남자 중 미노루를 의심하지만 다쿠야가 온몸에 블루베리 같은 수 많은 혹이 난 채 갑자기

사망하고, 마미는 몸 속에 벌레가 있는 느낌과 파삭파삭하는 벌레 소리에 괴로워하는데...  

 

마리 유키코의 책은 예전에 '살인귀 후지코의 충동'을 읽어봤는데, 뒷맛이 나빠 읽고 나면 불쾌한

기분이 남는 미스터리를 뜻하는 '이야미스'에 딱 맞는 작품이었다.

이번에도 문란한 성생활을 하는 유부녀가 겪는 황당하고 끔찍한 사건을 다루고 있어

작가가 왠지 변태적인 사디스트가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 정도였다.

주인공인 마미는 자신과 성관계를 가졌던 남자들이 의문의 죽음을 당하게 되고,

몸 속에 있는 벌레 때문에 간지럽고 견딜 수가 없는데 어떻게 할 도리가 없다.

정말 싫어하던 자신의 어머니와 똑같은 신세가 된 마미는 딸인 미사코에게 사고가 생긴 시점에 실종된다.

이후 여동생인 나미 시점으로 얘기가 전개되는데 나미 역시 정상적인 인간관계를 맺지 못한다.

남편 도시키와는 사랑 없는 결혼생활을 하고 있고 오히려 형부인 다카오에 대한 마음을 간신히 억누르고

있는데 언니 마미가 실종되고 조카 미사코와 남편 도시키가 죽으면서 형부와 진도를 확 나가게 된다. 

마미와 관계한 남자들에게 퍼진 기이한 고충증과 고충증의 숙주라 할 수 있는 마미의 실종,

마미와 나미 자매의 묘한 과거와 나미와 형부사이의 부적절한 관계 등 이 책에서 그려지는 내용들은

모두 평범함을 넘어선 극단적인 부분들이 적지 않았는데 마미가 투고한 것으로 보이는 원고까지 등장해

도대체 뭐가 진실인지 혼란스러운 상황이 계속되다가 드러나는 진실은 전혀 예상밖이라 할 수 있었다.

기본적으로 이 책에서 묘사되는 상황들의 수위가 장난이 아니기 때문에 비위가 좋지 않으면

계속 읽는 게 힘들 수도 있는데 마미와 나미 자매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에 대한 궁금증으로

끝까지 볼 수 있었다. 너무 자극적인 내용만 아니었다면 좀 더 사건 자체에 집중할 수 있었을 텐데

파격적인 내용이 난무해서 사실 평정심을 유지하면서 보기가 쉽지 않았던 작품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문명은 어떻게 미술이 되었을까? - 그림으로 읽는 한 점의 인문학 사고뭉치 12
공주형 지음 / 탐 / 2016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인류가 문명을 시작한 이래 미술은 늘 인류와 함께 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뭔가를 표현하고자 하는 인간의 욕망이 자연스레 미술로 승화되었다고 할 수 있는데

미술은 당대 사회의 시각과 인식을 반영하는 산물이라고도 볼 수 있다.

이 책은 선사시대부터 후기 인상주의까지 시대별로 대표적인 미술 양식을 소개하면서

그 시대와 미술이 어떠한 상호관계를 맺고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먼저 인류 최초의 미술작품이라 할 수 있는 알타미라나 라스코의 동굴 벽화들은

인간의 우월한 지위를 확인하고 맹수에 대한 공포심을 제거하기 위한 목적으로 제작된 것으로 본다. 결핍과 불안의 시대를 살면서 생존조차 보장받지 못하던 당시 인류에겐

미술이 풍요와 다산을 기원하는 수단이라 할 수 있었다.

고대 4대 문명의 발생지 중 하나인 이집트에선 사후 세계에 관심을 두고 영혼불멸의 세계를 

미술에 담아내려 했는데 '사자의 서'나 '투탕카멘의 황금 가면' 등이 대표적인 유물이었다.

고대 그리스와 로마로 오면서 좀 더 인간을 둘러싼 사물들과 우주에 대한 관심이 증대되었는데,

조화와 균형을 통해 외부 세계를 이상적으로 모방하고자 하는 미술작품들이 등장했다. 

좀 더 사실적이고도 실용적인 이 시대의 미술 사조는 이후 인본주의와 합리성을 바탕으로 하는

서구 미술의 근간을 확립하게 되었다. 종교가 모든 것을 지배하던 중세 시대에는 미술도 성경의

주요 사건을 시각화하고 교회를 장식하는 데 주안점을 둔다.

중세 미술은 비잔틴, 로마네스크, 고딕의 세 시기로 나뉘는데, 비잔틴 미술이 서양의 규모와 동양의

신비로움이 어우러진 모자이크로 대표된다면 로마네스크 미술은 프레스코화로,

고딕 미술은 스테인드글라스로 대표된다. 표현 양식은 각기 달랐지만 이 시대에는 신을 중심으로 한

세계관을 표현했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신은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당신이기에

인간이 주연이었던 고대 그리스 로마 시대를 동경하는 르네상스 운동이 일어난다.

이성적이고 합리적이며 과학적인 세계관이 대두되면서 소위 3대 천재라 할 수 있는 레오나르도

다빈치, 미켈란젤로, 라파엘로가 등장하여 르네상스 미술은 화려한 절정을 맞이하는데

이들을 후원한 메디치가나 프랑스 왕실 등의 역할도 상당했다.

이후 종교개혁으로 권위가 땅에 떨어진 가톨릭은 미술로 이를 회복하고자 했는데,

루벤스로 대표되는 종교화가들이 맹활약했고, 스페인 왕실의 펠리페 4세 등 절대 군주들도

자신들의 권력과 위엄을 드러내고자 궁정화가를 고용하는데

스페인 왕실의 벨라스케스가 고용주의 의도를 잘 실현했다.

독립을 이룬 네덜란드에서는 시민들이 주체가 되어 초상화, 정물화 등 실용적인 미술 작품들이 주를 이루는데 렘브란트, 페르메이르(베르메르) 등이 대표적인 화가였다.

현실 세계의 행복을 추구했던 쾌락적인 귀족사회 분위기가 반영된 로코코 미술과

혁명의 시대를 맞아 로코코 미술의 지나친 향락주의를 거부하고 혁명과 현실을 이상적으로 표현한

신고전주의 미술, 계몽주의에 반발하여 인간의 감성과 주관적 표현에 초점을 맞춘 낭만주의 미술,

산업혁명의 시대의 고단한 현실을 그대로 담고자 한 사실주의 미술,

사회적, 경제적 변화가 가속화된 시점에 새로운 방식으로 세상을 포착하려 했던 인상주의 미술, 마지막으로 산업화, 도시화의 심화로 인간 소외도 심화되던 시대를 표현했던 후기 인상주의 미술까지

세상의 변화에 따라 이를 담아낸 미술 사조의 변화를 차근차근 잘 설명했다.

물론 이 책으로 미술사의 큰 흐름을 모두 완벽하게 담아낸다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미술이 그 시대의 얼굴임을 시대의 흐름과 함께 미술의 변천사를 정리하여

암기식으로만 공부하던 미술 사조를 좀 더 이해하기 쉽게 풀어냈다.

미술은 천재 화가의 고립된 독백이 아닌 역사를 관통하는 시대와의 소통이란 저자의 메시지가

그 시대를 대표하는 미술 사조와 작품들과 함께 압축적으로 잘 정리된 책이었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찔레꽃 2016-04-23 20: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책을 소개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sunny 2016-04-24 00:04   좋아요 0 | URL
네. 시대별 미술 사조를 잘 정리한 책입니다. 아마 청소년용인 것 같긴 한데 성인이 봐도 충분히 괜찮은 책입니다.^^
 
처음 읽는 셰익스피어
오다시마 유시 지음, 송태욱 옮김 / 푸른숲 / 2016년 3월
평점 :
절판


셰익스피어의 작품들 속 명대사들을 모은 '셰익스피어, 인생의 문장들'이란 책을 읽으면서

셰익스피어의 명작들을 꼭 찾아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그 전에 그의 대표적인 작품 9편을

간략하게 요약한 이 책을 에피타이저로 해서 미리 식욕을 돋굴 기회를 얻게 되었다.

며칠 전에 읽은 책의 저자가 지은 책이라서 기본적인 번역과 스타일이 비슷했는데

명대사들이 거의 대부분 그대로 실려 있어 다시 복습하는 느낌도 들었다.

저자의 선택을 받은 9편의 작품에는 4대 비극인 '햄릿', '오셀로', '리어 왕', '맥베스'는 물론

가장 대중적인 인기작인 '로미오와 줄리엣'를 비롯해 '한여름 밤의 꿈', '베니스의 상인', '줄리어스

시저', '십이야'까지 다양한 스타일의 작품들을 망라하고 있다.

 

먼저 영화로 더욱 친숙한 '로미오와 줄리엣'은 원수 집안의 남녀가 만나 비극적인 결말을 맞는

러브스토리의 전형이라 할 수 있었다. 사랑에 빠진 어린 연인이 나누는 대사들은 좀 느끼한 면도

없진 않았지만 여전히 사랑의 교본으로 삼기에 충분했다. '한여름 밤의 꿈'은 서로 엇갈린 사랑에

힘들어하는 두 쌍의 남녀의 물고 물리는 관계가 흥미를 주는 작품이었는데 요정의 실수로 원래

좋아하던 상대가 아닌 다른 사람을 좋아하게 되면서 일어나는 해프닝들을 유쾌하게 그려냈다.

'베니스의 상인'은 사악한 유대인 고리대금업자에게 생명을 잃을 위기에 처한 남자가 현명한 여자의 도움으로 무사히 위기를 벗어나는 얘긴데 악독한 유대인에 대한 풍자가 돋보인 작품이었다.

'줄리어스 시저'는 시저의 총애를 받던 브루투스가 시저를 배신하고 그의 암살에 가담했다가

안토니의 연설을 듣고 성난 로마 시민들에 쫓기다가 결국 후회하며 죽어가는 얘기를 담고 있는데,

브루투스가 시저에 대한 사적인 애정과 로마 공화정에 대한 공적인 대의 사이에 갈등했던 모습을

새롭게 발견할 수 있었다. '십이야'는 난파당한 배에서 간신히 목숨을 건진 쌍둥이 남매가 서로의

생존사실을 모른 채 여동생이 남자로 변장하면서 생기는 오해와 갈등을 아기자기하게 담아냈다.

4대 비극 중 '햄릿'은 비교적 최근에 완역본을 읽어서 낯설지 않았는데 나머지 세 작품은 어릴 때 아동용으로 읽고 오랜만에 읽어봐서 그런지 느낌이 새로웠다. 사악한 부하의 계략에 빠져

아내를 의심하다 결국 불행을 자초한 '오셀로'나 딸들의 감언이설에 속아 왕국을 물려주고 찬밥

신세가 되어 광인이 되어 버린 '리어 왕', 마녀들의 예언에 왕을 암살하고 왕위에 오르지만

똑같은 운명을 맞게 된 '맥베스'까지 대략의 줄거리만 알았던 작품들의 진가를 조금이나마 맛보게

되었다. 비록 9편의 대표작들의 핵심만을 만나봤지만 셰익스피어 작품들의 매력을 충분히 실감할 수

있었는데 완역본을 통해 한 구절도 놓치지 않고 처음부터 끝까지 제대로 읽어볼 시간을 꼭 가져야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