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 읽는 힘 - 지적 교양을 위한 철학 안내서
사이토 다카시 지음, 홍성민 옮김 / 프런티어 / 2016년 3월
평점 :
절판


사이토 다카시의 책은 '세계를 움직이는 다섯 가지 힘', '고전 시작''곁에 두고 읽는 니체'을 읽었는데

모두 대중들에게 인문학적인 소양을 길러주는 데 도움이 되는 책이었다.

그래서 방대하고 난해한 서양철학 사상을 한 권으로 깔끔하게 정리한 이 책은

서양철학의 거대한 흐름을 저자 특유의 화법으로 알기 쉽게 풀어내고 있다.

 

저자는 서양사상을 세 가지의 장대한 산맥으로 이해하면서

서양사상사를 앞의 산맥으로부터 벗어나는 탈출의 역사로 정의한다.

제1산맥은 서양사상의 시작부터 아리스토텔레스 제국이 건설까지를,

제2산맥은 근대 합리주의에 의한 철학이 완성된 인간 이성의 시대를,

제3산맥은 완성된 철학을 때려 부수자는 현대 사상으로 구분하는데

나름의 기준에 의한 체계와 논리를 갖춘 분류라 할 수 있었다.

제1산맥의 대표하는 철학자는 서양철학의 아버지라 할 수 있는 소크라테스를 비롯해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로 이어지는 삼대의 서양철학의 레전드들이었다.

사실 이 세 명의 슈퍼스타를 빼놓고 서양철학을 논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지만

이 책에선 이들에 의해 서양사상이 서양다움을 얻게 되었다고 말한다.

여기서 '서양다움'은 '세계의 본질을 하나의 원리로 설명하고 싶다는 욕구'를 말하는데,

세상의 모든 것을 설명하려 했던 아리스토텔레스와 그의 성과를 이용한 가톨릭교회는

중세 기독교 철학을 발전시켜 중세까지 일체의 비판을 허용하지 않는 독재 학문권력을 형성했다. 독재가 지속되면 이에 대한 저항이 일어나게 마련인데, 기독교 지배로부터의 탈출을 도모한

데카르트, 칸트, 헤겔 같은 근대 합리주의 사상가들은 그동안 무시된 인간의 이성에 주목한다.

인간의 인식능력과 합리적인 사고력을 신뢰하고, 인간은 본질을 볼 수 없다는 생각은 하지 않아도

좋다는 것이 바로 그들 사상의 요점인데, 모든 중심이 신에서 인간으로 코페르니쿠스적 전환을

맞이하게 된다. 하지만 근대 합리주의로 완성된 서양철학도 인생의 모든 것이 합리주의적인 사고로

해결되지 않기에 완성된 철학을 극복하려는 현대 사상이 등장하게 되었다.

합리주의의 배후에 얽매인, 합리적이지 않은 무언가에 의해 움직이는 그 무엇을 탐구하려는

현대사상은 철학자들마다 다양한 의견이 제시되었는데, 니체는 '힘에의 의지'를, 소쉬르는

'언어라는 체계'를, 프로이트는 '무의식'을, 레비스트로스는 '구조'를 강조했다.

전에 읽은 '처음 시작하는 철학 공부'도 서양철학의 대표주자 30명을 선별해 그들의 사상의 핵심을

간략하게 정리했었는데, 이 책은 서양철학의 흐름을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누어 더 압축해 정리했다.

아무래도 방대한 서양철학을 한 권으로 정리해내기는 결코 쉽지 않기에 망라되고 풍성한 내용을 담아낼 순 없지만 오히려 단순화를 통해 서양철학이란 거대한 숲을 조망할 수 있지 않았나 싶다. 서양사상이 현대사회라는 건축물의 기초를 이루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서양철학의 고갱이를 깔끔하게 정리해낸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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