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0 로마사 (텐바이텐 로마사) - 천년의 제국을 결정한 10가지 역사 속 100장면
함규진 지음 / 추수밭(청림출판)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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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역사에 있어 여러 제국들이 시대를 풍미했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오랫동안 장기집권하면서 후세에

큰 영향을 미친 제국은 단연 로마라고 할 수 있다. 로마가 서양문명은 물론 오늘날까지도 여러 분야에서

영향을 끼치고 있기에 로마를 다룬 책들도 무수한 편인데 나도 여러 책 중에서 김대식의 '그들은 어떻게

세상의 중심이 되었는가', 시오노 나나미의 '또 하나의 로마인 이야기', '음식으로 읽는 로마사' 등의 

책을 통해 어느 정도 로마에 대해 알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방대한 로마사를 10가지 테마별 각 10가지 

얘기로 총 100장면으로 정리한 이 책에선 과연 어떤 내용들을 다루고 있을지 기대가 되었다.


알고 보니 저자는 얼마 전에 읽었던 '30개 도시로 읽는 한국사'의 저자여서 더 반가웠는데 앞선 책에서

이미 확인한 것처럼 이 책에서도 로마사에 관해 10개 주제를 선정해 입체적으로 정리한다. 본격적인

내용에 들어가기 앞서 컬러 화보를 수록했는데 로마사와 관련한 명화들과 여러 대표 건축물들의 사진을

통해 흥미를 돋군다. 10개의 테마는 '영웅', '황제', '여성', '건축', '전쟁', '기술', '책', '신', '제도', 

'유산'으로 나름 로마사를 제대로 정리할 수 있는 주제들로 선정한 것 같다. 먼저 '영웅'으로 시작하는데

로마의 건국자인 로물루스가 포문을 연다. '황제'가 아닌 '왕'이었기에 '영웅'편에 수록된 것 같은데

이어 브루투스(카이사르를 죽인 그 부르투스 아님), 킨키나투스 등이 차례로 등장한다. '영웅'편에

등장하는 인물 중 그라쿠스 형제와 카이사르 외에는 대부분 낯설다는 점에 좀 충격을 받았는데 그동안

로마사를 좀 안다고 생각했던 안일한 생각을 여지없이 깨주었다. 그나마 다음 '황제'편은 마지막에

등장하는 바실리우스 2세 외에는 대부분 아는 사람이라 위안을 삼았지만 이후 각 테마별 다루는 각

10가지 소재들 중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되는 게 너무 많아 좀 민망할 지경이었다. 로마의 여성을

별도로 다룬 것도 특이한데 로마 시대에는 여성의 지위가 그리 높지 않은 남성중심형 국가여서 그런지

주로 왕비들이 많이 등장했다. 로마의 '건축'은 마지막 로마의 '유산'에 포함될 수도 있는데 독보적인

영향력이 있다 보니 별도로 다룬 것 같다. 시멘트가 본격적으로 사용된 게 로마 시대이니 건축에 끼친

로마의 영향은 상당한데 '책'에서도 첫 번째로 비트루비우스의 '건축론'이 꼽혔다. 책 중에선 그나마

리비우스의 '로마사'를 1권만 읽어봤고, 아우렐리우스 황제의 '명상록' 등 비교적 친숙한 책들이 포진

했다. 로마의 신은 주로 그리스 신들이 수입(?)된 경우가 많았는데 그리스에서의 위상과 로마에서의

위상이 달라진 신들이 적지 않았다. 그리스에선 난봉꾼 문제아 취급을 받았던 마르스가 로마의 수호자로,

존재감이 별로 없던 베스타(헤스티아)도 주요 신으로 등장했다. 로마의 제도는 제대로 몰랐던 걸 이번에

상세하게 알게 되었는데 이름도 가이우스(이름) 율리우스(성) 카이사르(파벌)식으로 알 수 있었다.

마지막 로마의 '유산' 중에선 로마자나 라틴어, 로마법, 태양력 등은 이미 익숙했는데 경매가 활성화

되었다는 사실은 처음 알게 되었다. 이렇게 이 책을 통해 그동안 만만하게 보았던 로마사를 이 책을

통해 완전히 새롭게 정리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는데 몰랐던 로마의 다양한 면모를 재발견하는 계기를

제공해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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