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의 관습에 맞선 12인의 이야기를 담은 책입니다. 다양한 인물들의 삶의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저자의 통찰도 돋보였습니다. 




 내가 보기에 이런 흐름에는 성공한 모험가들의 삶에서 너무나 자주 발생하여 거의 법칙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규칙적으로 일어나는 현상이 있는 것 같다. 강철의 왕이든, 보나파르트 가문이든 그들은 일정 나이가 지나면 고독을 견디지 못한다. 비록 엄연히 상대적이라고 할지라도, 그들을 죽이거나 워털루로 몰아넣는 존재는 바로 고독이다. 의지의 강장제 역할을 했던 오케스트라와 청중, 그리고 특권적인 지위는 이제 없으면 견딜 수 없는 약물이 되었다. -p285 


 권력을 잃는 것을 못 견디는 게 아닌가 싶다. 


 

 공화국, 혹은 달리 말하면 문명 전체에 맞선 이 공격에서 그 자체의 특이한 성격보다 더 중요한 사실이 있다. 그것은 조건에 맞는 요인들이 갖춰지기만 하면 이런 일은 언제든 반복될 확률이 매우 높다는 점이다. 무질서한 정치 상황, 거대한 지하 세계, 신념과 책임감도 없고 결과에 대한 두려움도 모두 상실한 귀족 집단 등은 세계 정치사의 정상적인 진화 과정에서 드물지 않게 나타나는 요인들이다. -p313 

 

 계엄사태와 겹쳐보인다. 신념과 책임감도 없고 결과에 대한 두려움도 모두 상실한 집단들. 반드시 죄값을 치러야 한다.



 파리는 세계의 다른 모든 도시를 사막으로 만들고 있던 청교도-산업주의에 반기를 들었다. 반동의 중심지로써 사람들이 삶을 즐기도록 격려하고 자극하는 세계 유일의 도시를 표방했다. 이곳에서 단 하나 금지된 주제는 정치 이야기였다. 여러분은 아마도 전제주의와 자유를 결합한 모델은 실행 불가능하다고 생각했을 수도 있지만, 제3제국의 파리는 그 논리가 틀렸다는 것을 증명해보였다. -p334 

 

 나폴레옹 3세 때의 파리는 전제주의와 자유가 결합된 도시였습니다.



 발레 학교에 간 이사도라는 샌프란시스코에서 가장 유명한 발레 선생에게 춤을 배우게 되었다. 그런데 여기서 배우는 자세가 '추하고 자연에 어긋나기 때문에'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당당하게 말했고, 그 거장은 이 어린 소녀에게 제대로 답하지 못했던 것 같다. 그녀는 세 번째 수업을 받은 이후에는 학교로 돌아가지 않았고, 그때부터 스스로 춤을 추기 시작했다. -p350 


 이사도라 덩컨의 이야기도 굉장히 흥미로웠습니다. 그녀의 삶에 대해 더 알고 싶고 그녀의 춤도 보고 싶습니다.



 영국인들은 교육과 그 부산물인 신경쇠약으로 예술을 즐길 때조차도 종교에서처럼 숭상하고 조용히 경배할 대상을 찾으며, 그 숭배의 대상이 되는 필수 요소는 전통이다. 만약 오늘날, 이사도라가 나이 들고 힘은 빠져도 여전히 인정받는 인물이 되어 다시 런던에 방문할 수 있다면, 그때에는 영국의 냉담함에 대한 그녀의 생각을 수정해야만 할 것이다. -p353 


 나라마다 도시마다 문화의 차이가 흥미롭습니다. 영국의 노잼에 음식은 맛이 없다는 이미지가 있습니다.


 

 사람들은 아주 어린 시절부터 허영심, 두려움, 게으름을 좋아하는 경향이 있으며, 부, 지능, 교육의 정도가 주요 대중, 즉 민주주의의 가장 확고한 희망의 영지이자 성지인 국민을 향해 내려갈수록 이러한 경향은 더욱 강해진다. 이 세 가지 나쁜 본성 중에서 '게으름'은 주로 민주적 희망의 경제적 부분에 영향을 미치고, '두려움'은 도덕적인 부분에 영향을 미친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가장 위험하고, 가장 강력하고 일반적인 오류는 '허영심'인데, 이것은 항상 전쟁으로 이어지는 경향이 있다. -p380  


 통찰이 보이는 글입니다. 허영심과 전쟁에 관한 사례들을 좀 더 이야기해주면 좋았을텐데 아쉽습니다. 



 재밌게 읽었습니다. 유명인이 추천한 책들은 대게 볼만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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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잭 런던의 미발표 유작을 다른 추리소설가 로버트 L.피시가 완성한 작품이다. 미완성 작품이다보니 아쉬운 느낌이 곳곳에서 들었다.

 















 

 잭 런던이 조선에 다녀가서 쓴 <잭 런던의 조선사람 엿보기>란 책이 궁금하다. 비판적인 부분이 많다고 한다. 책 제목만 저렇고 실제로 조선 사람 이야기는 별로 없는듯하다. 러일전쟁 에 대한 이야기다. 


 

 

















 <야성의 부름>과 <불을 지피다>가 수록된 책이다. 둘 다 재밌는 작품이니 읽어보시길 추천드린다. 


 잭 런던의 다른 책도 만나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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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사 속 인물들 중 모험가였던 12인의 삶을 조명한 책이다. 일론 머스크가 극찬하면서 유명해지고 재출간 되었다. 




 모험에도 사회학적 역할이 있다. 모험 자체는 비사회적이지만 사회에서 필연적으로 부수적인 역할을 한다. 역사의 진보는 모험가들이 모험을 강행한 결과로 기존의 법과 질서가 크게 흔들리면서 나타난다. 부싯돌을 사용하던 시대에서 지하철을 타고 다니는 현대에 이르기까지, 인류의 문명이 발전하는 데에는 한 가지 힘이 아니라 '방어'와 '탐색' 이라는 인류의 두 가지 노력이 필요했다. 전자가 안전한 거주지에 머물던 사람들에게서 나왔다면, 후자는 새로운 환경에 과감히 맞선 자들에게서 나온 것이다. 즉, 문명은 시민뿐만 아니라 모험가에 의해서도 발전했으며, 법을 따르는 이들뿐만 아니라 용기라는 덕목을 가지고 법의 울타리를 벗어나 법을 훼손한 이들에 의해서도 발전했다고 할 수 있다. -P7


 역사의 진보를 가져온 모험가는 마땅히 칭송받아야 한다.


 

 해적은 전리품을 세는 순간 단순한 도둑으로 전락하고 만다. -p9 


 멋진 표현이다.


 

 알렉산드로스는 클레이토스의 죽음을 자신에게 닥친 가장 큰 불행이라고 여겼다. 이후 그는 예민해지고 광포해졌다. 여러 사건을 통해 그는 동포인 마케도니아인 막료들 사이에서 일어날 수 있는 반란과 음모에 대한 두려움에 사로잡히게 되었다. 클레이토스가 죽은 후에는 그 누구도 의심의 대상에서 벗어날 수 없었고, 그의 동료 여럿이 가장 잔인한 방식으로 희생되었다. 죽임을 당한 이들 중에는 불쌍한 파르메니온도 있었고, 고문을 받다가 숨진 그의 아들 필로타스도 있었다. -p51 


 클레이토스는 알렉산드로스의 목숨을 구한 적도 있는 오랜 친구이다. 알렉산드로스는 바른 말을 하는 클레이토스를 화가나서 죽이고 만다. 그 후로 알렉산드로스의 불아노, 공포는 심해진다.


















 따라서 비록 수정을 거친 형태로밖에 볼 수 없을지라도 <회고록>은 세계 최고의 책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p89


 흠, 저자가 저렇게 극찬을 하니 궁금하다. <카사노바 나의 편력>은 3권으로 되어있고 절판된 상태이다. 한 번 보고 싶다. 그 당시의 시대상도 궁금하다.




 두 사람은 서로 다른 감옥에 갇혀 있으면서도 배신이라는 무시무시한 이중주를 펼쳤다. 집중 심사를 받던 밤, 그들은 조사관 앞에서 기억의 창고에 저장해놓은 모든 내용을 쏟아부으면서 서로를 더 깊이 파멸시키기 위해 교활한 혐의를 지어냈다. 결국에는 종교재판관조차도 그들의 진술을 듣는 데 지쳐버렸다. 사람들은 이 기이하고 늙은 두 광인에게 더 이상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고, 그들은 그렇게 낡은 감옥에서 남은 생을 보내야 했다. -p230 


 두 커플 칼리오스트로와 세라피나의 이야기 참 재밌었다. 둘은 처음에는 열렬히 사랑하고 같이 사기를 치며 여러 나라를 돌아다녔다. 마지막은 서로를 물어 뜯는 관계였다. 



 어떤 의미에서, 모험가의 삶은 불가능을 기술로써 실현해보이는 것이며, 이로써 영웅이라는 단어는 합리화되고 도덕적으로 각색된 신화에 사용된다. 간단히 결론을 내리자면, 영웅주의는 불가능을 실현하는 최후의 수단일 것이다. -p241


 칼 12세의 과학에서 유일한 전략적 질문은 "그들은 어디에 있는가?" 였지, 결코 "그 수가 얼마나 되는가? 얼마나 강한가?" 같은 질문이 아니었다. 마침내 칼 12세는 사내아이들이 꿈꾸던 전쟁을 벌였다. -p250  


 칼 12세의 이야기도 흥미로웠다. 칼 12세는 알렉산드로스를 숭배했다. 



 우리는 이 놀라운 소년이 언제 처음으로 자신의 거대한 욕망의 전조를 느꼈는지 알 수 없다. 다만 그 순간이 천재에게는 궁극적인 요소이기 때문에 관심을 갖게 된다. 어느 정도 모순으로 뒤덮인 삶에 대한 욕망의 강도와 질을 고려하면 한 인간의 능력을 계산할 수 있는데, 이때 높은 잠재력을 가졌다면 우리는 그를 천재라고 부른다. 오늘날에도 수천 명의 이탈리아 소년들이 왕이 되는 꿈을 꾸고 그들의 형제들은 작위를 받기 원한다. 그러나 누구도 나폴레옹과 같은 구심적 욕망을 가지고 그런 목표를 끌어당기지 않았고, 우주로부터 그러한 운명을 끌어내지도 못했다. -p271


 내가 생각했던 것을 작가가 멋지게 언어로 풀어내줬다. 욕망, 잠재력, 행운이 합쳐져야 천재, 영웅으로 불리는 거 같다. 셋 중 하나라도 결여되면 힘들다.



 그는 내성적이고 성실하며, 어떤 종류의 대화보다도 공부를 선호하며 훌륭한 작가들에게서 마음의 양식을 구한다. 그는 과묵하고 고독을 사랑하며 변덕스럽고 거만하며 극도로 이기적이다. 비록 말수는 적지만 그의 대답은 간결하고 명료하며 논쟁에 뛰어나다. 또한 자기애가 강하고 대단한 야망을 갖고 있다. -p274


 육군사관학교 보고서에 기록된 나폴레옹의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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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25-02-11 16: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 기억이 맞다면... 물건을 훔치면 도둑이고 나라를 훔치면 영웅이라고 하던데요...

고양이라디오 2025-02-11 21:28   좋아요 0 | URL
비슷한 말 들어본 거 같네요ㅎ ˝한 명의 죽음은 비극이지만 백만 명의 죽음은 통계이다.˝ 라고 한 스탈린의 말도 생각나네요.
 
안나 카레니나 1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19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음, 연진희 옮김 / 민음사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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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장, 문장이 전부입니다. -무라카미 하루키


 하루키씨는 소설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문장이라고 말했다. 나는 의아했다. 인물이나 사건이나 뭐 그런 것들이 더 중요한 거 아닌가? 요즘들어 점점 하루키씨의 생각에 동의하게 된다. 결국 저자가 독자에게 전달하는 수단은 문장 뿐이다. 인물묘사, 스토리 전개 등 결국 문장으로 이루어진다. 문장으로 표현할 수 밖에 없다. 모든 것은 문장으로 귀결된다.


 <안나 카레니나>의 문장은 더할나위 없이 좋았다. 어쩜 저렇게 찰떡같은 비유를 하는지. 인물의 세밀한 심리, 행동을 어떻게 저렇게 잘 포착해서 묘사하는지. 문장을 읽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즐거운 독서였다. 


 요즘 작가들은 왜 톨스토이나 도스토옙스키처럼 인물의 심리를 세밀하게 묘사하지 않는 걸까? 안하는 것이 아니라 못하는 것일까? 


 도스토옙스키에게서 느꼈던 것과는 조금 다르지만 아무튼 인물의 심리를 묘사하는 솜씨는 일품이었다. 


 독서를 본격적으로 시작하던 시기 좋은 소설을 읽고 싶었다. <안나 카레니나>가 어딘지 기억 안나는데 역대 소설 베스트 1위에 선정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고 부푼 기대감에 책을 3권을 한 꺼번에 구입했다. 그런데 어쩐 일인지 책을 100p 전후로 읽었는데 전혀 흥미, 재미가 없었다. 그래서 아주 오랫동안 언젠가 읽어야지 생각하며 방치하던 책이었다.


 이번에 독서모임 도서로 선정되어서 이 참에 다시 도전해봐야지 하고 책을 펼쳤다. 왠 걸? 이번에는 처음부터 너무나 재밌었다. 몰입이 잘 됐다. 좋은 문장이라는 것이 느껴졌다. 예전에는 이 책을 읽을 경험도 내공도 부족했던 거 같다. 좋은 문장을 알아보고 즐길 수 있는 안목이 없었다. 


 예술은 시대를 초월한다. 최고의 작가, 최고의 소설이다. 고전을 즐기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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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에 맞선 12인 - 인간의 한계를 넘어 마침내 전설이 된 사람들
윌리엄 볼리토 지음, 오웅석 옮김 / 서교책방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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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론 머스크가 극찬한 책이라서 읽게 되었다. 재밌게 읽었다. 12명의 모험가들의 삶을 들여다 볼 수 있었다. 


 알렉산드로스 대왕, 카사노바, 콜럼버스, 무함마드, 나폴레옹 1세 등 익히 알고 있는 인물들도 있었고 롤라 몬테즈, 칼리오스트로와 세라피나, 칼 12세, 루키우스 세르기우스 카틸리나, 나폴레옹 3세, 이사도라 덩컨, 우드로 윌슨 등 잘 몰랐던 인물들도 있었다. 


 모두 흥미로운 인물들이고 삶이었다. 모험가 정신이 충만한 사람들. 신에 맞서 12인이라는 제목에 어울리는 사람들이다.


 책을 보니 머스크가 이 책을 좋아하는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자신과 비슷한 인물들을 발견하고 공감할 수 있으니 얼마나 즐거웠겠는가.



 인간은 어떻게 하면 신이 될 수 있는가?


 인간이 할 수 없는 일을 하면 됩니다. 

 


 알렉산드로스의 질문에 한 철학자의 답변이다. 가슴이 웅장해지는 문답이다. 반인반신이라는 호칭이 아깝지 않은 알렉산드로스 대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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