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웰빙전쟁 - 내 냄비 속에 독이 들어 있다고?
주자네 셰퍼 지음, 마정현 옮김 / 알마 / 2016년 11월
평점 :
절판
건강을 결정하는 요소는 여러가지가 있다. 그 중 가장 중요한 것 하나는 바로 음식이다. 무엇을 먹는지가 우리의 건강을 결정한다. 때문에 현대인들은 괴롭다. 너무도 많은 먹거리가 존재하고, 음식에 관한 영양학적, 의학적 정보들이 범람한다. 당장 TV 프로그램만 해도 "어떤 음식이 어디에 좋다더라." 하는 건강관련프로그램이 즐비하다. 특정 음식만 먹으면 암도 낫고, 당뇨병도 낫는다고 한다. 의학적 정보 속에 끼어든 상업적 정보를 가려낼 혜안이 대부분의 사람들에겐 없다. 각종 건강식품, 건강기능식품을 비싼 값에 구입하게 된다. 비싼 유기농 식품을 찾는다. MSG는 몸에 해롭다는 인식이 만연해 있다. 과연 우리가 알고 있는 상식들은 검증된 지식들인가? 음식에 민감한 사람들은 꼭 이 책을 볼 필요가 있다. 나또한 음식에 민감한 사람 중 한 명이다.
말이 나온김에 우리가 흔히 쓰는 화학조미료 MSG(글루탐산)은 인체에 유해한지 알아보자.
세계 보건기구(WHO)와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모두 글루탐산을 인체에 무해한 성분으로 분류했다. -p40
이것이 현재까지 과학적으로 검증된 팩트이다. 하지만 (나를 포함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여전히 MSG가 왠지 건강에 좋지 않을 것 같다. 이런 인식은 인위적인 것보다 자연적인 것이 좋다는 사고방식에 기인한다. 왠지 화학적, 인공적인 것은 우리 신체에 좋지 않을 것 같다. WHO와 FDA의 입장이 언제 바뀔지 모르는 일이 아닌가. 그만큼 음식에 관한 영향을 추적하고 관찰해서 판단하기란 많은 시간과 비용을 잡아먹는 어려운 일이다. 지금까지 얼마나 많은 음식들이 좋다고 했다가 나쁘다고 했다가 입장이 바뀌었는가? 그 논란의 중심에 선 음식 중 대표적인 것으로 계란 노른자와 우유가 있다. 계란 노른자는 콜레스테롤을 높인다고 해서 혜악시 되었다가 요즘에는 괜찮다는 분위기다. 우유는 여전히 수많은 논란의 중심에 있다. 담배는 또 어떤가? 담배는 처음에 건강에 좋은 기호식품으로 평가받았다!!! 담배가 폐암과 각종 암의 유발인자로 알려진 것은 최근의 일이다.
나는 최근에 <그레인 브레인>이란 책을 읽고 있었다. 곡식 속의 단백질 글루텐이 위장 장애뿐만 아니라 뇌 질환까지 일으킨다는 주장을 담고 있는 책이다. 이 책은 삽시간에 미국을 강타했다. 미국인의 1/3 가량이 글루텐에 대해 거부감을 가지고 있다. 최근에 본 영화 <라라 랜드>에서도 카페에서 한 여인이 빵을 주문하면서 "이 빵은 글루텐프리인가요?" 라고 물었다.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영향력이 미약하지만 영미권과 프랑스, 독일 등 유럽에서는 글루텐프리에 대한 선호도가 크고 이는 새로운 식품산업을 이끌고 있다.
이 책에서 주로 비판하는 부분도 바로 글루텐에 대한 내용이다. 글루텐을 비롯하여, 유당, 과당, 히스타민불내증에 대해 비판한다. 몇몇 의사들이 편향되고 선출된 정보를 가지고 자신의 주장들을 내세우고 있다고 주장한다. 여전히 의학계에서는 검증되지 않고 논란 중인 내용이 너무 삽시간에 퍼져버렸고 음식에 민감한 사람들이 너무 많아졌다. 나또한 <그레인 브레인>을 보면서 나의 복부팽만, 피로감이 밀가루음식 때문이었구나 라고 생각했다. 왠지 밀가루 음식을 자제하면 컨디션이 나아지는 것 같다. 아직은 무엇을 믿어야 할지 모르겠다. 이 책의 주장대로 너무 유난떨지 않고 먹고 싶은 음식을 즐겁게 먹는 것이 최선인 듯 싶다.
물론 기본적으로 지켜야할 확실한 영양의학적 지식들은 있다. 이제 그것들을 알아보자.
우리는 몇 안 되지만 아주 확실한 영양의학의 지식에 집중하는 것만으로도 만족할 수 있다. 채소 많이 먹기, 버터보다 오일을 사용할 것, 트랜스지방 피하기, 설탕은 되도록 적게, 매일 통곡물을 섭취하고 소고기, 돼지고기와 양고기는 적당히 먹으며, 봉지에 담긴 인스턴트 대신 직접 요리하기 같은. -p161
이 책의 장점은 책이 딱딱하지 않고 재미있게 읽힌다는 점이다. 저자의 필력이 잘 들어난다. 옮긴이의 평을 들어보자.
셰퍼는 이러한 자신의 경험들을 식품영양학과 의학이란 주재료에 넣은 뒤 사회학, 문학, 심리학, 대중문화 등의 다양한 토핑을 얹어 내용을 풍부하게 만들었고, 여기에 그녀 특유의 발랄함이란 감미료를 살짝 뿌려 책 읽는 맛을 더했다. -p280
워런 버핏은 나이에 비해 여전히 건강하다. 그는 햄버거, 스테이크, 콜라를 즐긴다. 건강의 최고 비결은 음식보다는 음식을 먹는 즐거움과 행복한 삶에 있지 않은가 싶다. 그리고 충분한 수면과 운동이 곁들여 진다면 음식에 그렇게 예민하게 굴 필요가 없을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