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 <삼인삼색 미학 오디세이 3>권 정말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이거 만화가가 천재네요. 원작을 멋지게 재창작했습니다. <거울 나라의 앨리스>의 스토리를 차용해서 포스트모더니즘의 예술을 재미있고 흥미진진하게 해석했습니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매우 재미있게 봤는데 이 참에 <거울 나라의 앨리스>를 봐야겠습니다. 그리고 진중권의 <미학 오디세이> 시리즈도 시작해야겠습니다. 미학이 이렇게 재미있는지 몰랐습니다. <삼인삼색 미학 오디세이 3> 강추합니다!
저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펭귄클래식코리아로 읽었습니다. <거울 나라의 앨리스>도 펭귄판으로 읽고 싶습니다.
아래부터는 책 속에서 좋았던 구절들입니다. 아래는 -진중권, <미학 오디세이> 제3권의 글들을 이 책에서 인용한 것들입니다.
관리되는 사회에서 인간을 구원하는 것은 '탈주' 의 실천이다. 개별자의 고유성을 지우고 모든 것을 획일화하는 사회, 이런 자본주의 사회에서 보존할 가치가 있는 유일한 진리는 거기에 동화되기를 거부하고 단독자로 남는 것이다. 자신을 쫓아오는 모든 동일성의 폭력에서 끝없이 벗어나는 것. 바로 그것만이 이 사회에서 인간이 참되게 좀재하는 방식이다. 우리는 이 존재 미학도... 현대 예술에서 배웠다. -p50
하이데거는 현존재가 예술을 대하는 태도를 변경하기 위해 <예술 작품의 근원>을 썼다고 했다. ... 작품을 미적 대상으로 격하할 때 작품의 진리는 사라지고, 그것이 열어주는 세계는 붕괴한다. 그래서 작품을 대하는 현존재의 태도는 바뀌어야 하는 것이다. 변화된 태도를 가지고 작품을 볼 때, 작품은 존재자의 모방이 아니다. 그곳은 존재의 진리가 일어나는 신전이다. -p98
데리다에게 예술 작품의 진리는 단 한 번에 종국적으로 현상하지 않는다. 고흐의 작품이 하이데거를 만나 하나의 진리를 열어주듯이, 또 다른 사람들에게는 또 다른 진리를 열어 줄 수 있다. 데리다는 하이데거처럼 근원적 진리로의 회귀를 원하지 않는다. 그가 주목하는 것은 니체가 말하는 관점주의, 즉 하나의 예술 작품이 열어주는 다양한 해석의 가능성들이다. 해석자와의 만남 속에서 새로이 세계를 바라보는 다양한 시각들을 생성해내는 예술 작품의 끊임없는 미적 창조력, 바로 거기에 예술 작품의 진리가 놓여 있다는 것이다. -p130
"권력은 존재와 정당성의 미광을 재발견하기 위해 자기 자신의 살해를 연출할 수 있다." (보드리야르에 따르면) 권력은 사실 한 개인이 가진 게 아니다. 소위 '최고 권력자' 라는 이들은 실은 권력의 꼭두각시에 불과하다. 바로 이를 감추기 위해 이 꼭두각시들에게는 아우라가 필요하고, 이를 위해 권력은 자신의 살해를 연출해야 한다. 오늘날 케네디의 희생 덕분에 미국의 대통령들에게 뒤집어 씌워진 그 빛나는 아우라를 생각해보라. 케네디를 살해함으로서 권력은 (실은 하나도 중요하지 않은) 대통령의 중요성이라는 환상을 만들어내는 데 성공했다. 이 환상은 소위 '민주주의' 라는 시뮬라시옹의 유지에 필수불가결한 것이다. 거대 기업, 고위 관료, 정치인들의 복잡한 커넥션으로 이루어진 권력은 실은 절대로 '선출' 될 수 없는 어떤 시스템이다. 하지만 한 인물에게 표를 던져 대통령을 뽑는 이들은, 그것으로 자기들이 권력을 선출한다고 굳게 믿는다. 소위 '민주주의'는 이 착각을 먹고 사는 거대한 시뮬라시옹이다. -p240
마지막 글은 한국의 현사태를 해석해 볼 때도 적용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박근혜나 최순실이나 전부 권력의 꼭두각시에 불과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박근혜, 최순실 사태를 정리한다고 해도 권력 구조는 그대로 남아있게 된다면 훗날 똑같은 사태가 다시 벌어질수도 있습니다. 어쩌면 민주주의는 이런 자정작용으로 국민들을 속이는 시뮬라시옹에 불과할지도요. 진짜 권력을 갖고 있는 이들은 누구일까요? 거대 기업, 고위 관료, 정치인들의 복잡한 커넥션으로 이루어진 권력. 두렵습니다.
-p221
합리성의 추구가 광기로 치닫는 사회속에서 진정으로 현명해지려면 예술처럼 어리석어져야 한다. ... "너희 중에 누구든지 이 세상에서 지혜 있는 줄로 생각하거든 어리석은 자가 되라. 그리하여야 지혜로운 자가 되리라." (고린도전서 3:18) -진중권, <놀이와 예술 그리고 상상력>
<삼인 삼색 미학 오디세이> 시리즈를 완독했습니다. 새로운 세계를 접하게 되어 즐거웠습니다. 예술, 미학에 대해 좀 더 많이 공부해보고 싶습니다. <서양미술사>가 읽고 싶어졌습니다. 아울러 김태권 작가의 <십자군 이야기> 시리즈도 보고 싶습니다. 이 작가 기대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