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삼키는 가장 완벽한 방법 - 읽어도 기억에 안 남는 사람들을 위한 독서법!
김세연 지음 / 봄풀출판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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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판적 책읽기>의 개정판이다. 제목과 표지를 좀 더 산뜻하게 바꿔서 나왔다. 책 내용은 원제 그대로이다. 비판적으로 독서하는 방법을 이야기하는 책이다. 그리고 그것(비판적 독서법)이 개정판의 제목대로 책을 삼키는 가장 완벽한 방법이다. 


 일단 독서를 할 때는 기본적으로 책에 대한 이해가 우선되야 한다. 글과 책에 대한 이해도 되지 않는 상태에서의 비판이란 어불성설이다. 이해하지 못한 것을 비판하는 것은 어리석은 행위이다. 책을 이해한 후에는 저자의 의견과 근거를 비판적으로 바라봐야한다. 권위에 짓눌려 혹은 맹신에 눈멀어서는 안된다. 오로지 논리와 이성을 바탕으로 저자의 글을 판단해야 한다. 


 책을 읽기 위해서는 호기심이 필요하다. 그리고 이해를 잘하려면 읽은 내용을 요약할 수 있어야 한다. 자신이 읽은 책에 대해서 어떤 책인지 이야기를 할 수 없다면 아마도 그 책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것이리라. 


 이 책은 비판적 독서법을 다룬다. 기본적으로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몇몇 부분에서 저자의 말에 딴지를 걸고 싶기도 했지만 전체적으로는 좋은 책이다. 


'나는 과연 비판적인 독서, 사고를 하고 있는가?' 라는 의문이 든다. 매우 어려운 질문이다. 자기 자신을 가장 잘 모르는 것은 자기 자신이 아닐까? 일단 나는 권위를 인정하는 편이다. 인정은 하고 들어가지만 거기에 매몰되진 않는다고 생각한다.(하지만 어디까지나 이건 내 생각일 뿐이다.) 권위라는 것은 쉽게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특히나 한 분야의 권위자는 그 분야에 대한 방대한 지식을 갖추고 있다. 물론 그 권위자의 뒤에 이해관계가 도사리고 있을지는 모르지만 아무튼 나는 권위는 인정한다. 대체로 세계적인 권위자들은 나를 실망시키지 않는다. 물론 권위자의 글이라도 비판적으로 받아들일 때도 있다. '저자가 바보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곰곰이 생각해볼 때 나의 비판은 감정에 기초하는 것 같다. 호불호에 따라서 태도가 많이 바뀐다. 누구나 비판의 여지는 있고, 어떤 의견, 생각, 관점이든 비판의 여지는 있을 수 있다고 본다. 하지만 내가 좋아하는 작가는 옹호하고 싶고, 내가 싫어하는 작가는 작은 흠이라도 비판하고 싶다. 너무 째째하게 따지고 들면 비판을 위한 비판이 된다고 생각한다. 때문에 가끔 다른 서친들의 작가나 책에 대한 비판 글을 읽으면 거기에 대한 반박글을 달고 싶을 때가 많다. 생각만 하고 글을 쓰지는 않는다. 어차피 소모적인 논쟁이 되거나 감정적이 되거나 그렇게 중요한 사안들도 아니기 때문이다. 허심탄회하게 비판적인 토론을 나누고 싶은데, 온라인 상에서든 오프라인 상에서든 쉽지 않다. 인간은 신념과 감정에 기초한 동물이기 때문이다. 나또한 마찬가지임을 너무 잘 알기 때문에 섣부른 비판은 삼간다. 


 자신의 편견과 고정관념, 권위에 대한 옹호, 오류, 섣부른 판단 등을 깨닫는 것은 어렵다. 어렵기 때문에 세상에 이토록 편견과 고정관념이 횡행하고 엉망진창인 것이다. 때문에 나는 나의 편견과 고정관념을 깨주는 책들을 좋아한다. 그런 책들을 만나는 것은 크나큰 기쁨이다. 우리가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또한 그렇다. 잘못된 믿음, 신념 등은 스스로 깨닫기는 힘들다. 때문에 자주 거울을 들여다봐야한다. 거울이 없으면 우리는 우리의 모습을 제대로 파악할 수 없다. 책은 거울 역할을 해준다. 책에서 자신의 편견과 고정관념을 발견하는 것은 감사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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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빠 2016-10-11 17: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공감가는 말이네요.

고양이라디오 2016-10-11 18:29   좋아요 0 | URL
부족한 글 읽어주시고 공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cyrus 2016-10-11 21: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동화 <백설공주>의 마녀는 거울에게 `세상에서 가장 예쁜 사람이 누규?`라고 묻습니다. 거울이 백설공주라고 대답하니까 마녀는 화가 나서 거울을 깨뜨립니다. 마녀는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한 인물입니다. 책 읽는 사람들이나 지식인들 중에 마녀와 비슷한 성격의 유형이 있습니다. 그들은 사실을 담고 있는 책이 있음에도 그것을 부정합니다. 그리고 그 책을 엉터리라고 비난해요. 이런 사람이랑 대화를 하면 고구마 한 박스 먹는 기분이 들어요. ^^

고양이라디오 2016-10-11 22:35   좋아요 0 | URL
역시 cyrus님! 안그래도 언급하려다 말았는데, cyrus님이 정확히 집고 넘어가 주시는 군요. 맞습니다. 거울을 통해 자신을 들여다봐도 우리는 현실보다는 우리가 보고 싶은 것을 보기 때문에 자신의 잘못된 믿음과 신념을 못 본체 지나갈 수 있습니다.

말씀하신대로 <백설공주>의 마녀처럼, 사실을 알려줘도 받아들이지 못합니다. 이것이 정말 두려운 점입니다. 저또한 마찬가지로 현실을 부정하고 제 입맛대로만 해석하고 받아들이는 것은 아닌가 우려스럽습니다.

cyrus 2016-10-13 12:29   좋아요 1 | URL
제가 고양이라디오님의 글을 보면서 느낀 게 고양이라디오님은 늘 책을 많이 읽으면서 늘 공부하려는 자세를 유지하는 분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고양이라디오님에게 배움을 통해서 자신의 문제점을 스스로 인식하고, 개선하는 능력이 가지고 있을 겁니다. 너무 두려워하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

고양이라디오 2016-10-13 10:45   좋아요 0 | URL
저는 항상 선택이 어렵습니다. 불과 몇 달, 몇 년만 지나도 예전의 선택이 그리 최선이 아니었다는 것을 깨닫게됩니다. 이상과 현실사이에서 고민하기도 하고요. 요즘 너무 자신의 생각만 고집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가 듭니다. 지금 결심이 미래까지 가리라는 보장이 없기 때문입니다. 나중에 후회하지 않을까 두렵습니다ㅠㅋ

책만 읽지 자아성찰에는 게으른 것 같습니다. 격려 감사합니다^^

기억의집 2016-10-12 07:3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언젠가 제 친구가 트윗을 보고 해 준 말이 있는데, 평소 책을 많이 읽어 아버지를 존경하고 있는 한 아들이 어느 날 아버지가 책을 읽지 않는 것을 보고 아버지 왜 요즘 책 안 읽느냐고 물었더니, 자기랑 생각이 비슷한 책을 만나기가 힘들어졌다고 그래서 읽기 싫다고 하더랍니다. 그 때 아버지말 듣고 실망했다는 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는데.... 생각보다 프레임을 깨려고 읽는 사람보다 더 공고히 하려고 책 읽는 사람도 많지 않나 싶어요~

고양이라디오 2016-10-12 09:31   좋아요 0 | URL
카프카가 ˝책은 도끼여야만 한다.˝ 라는 말을 듣지 못하셨나보네요. 저도 도끼같은 책을 찾고 기다리고 있지만, 적장 읽기 편하고 저와 비슷한 책만 읽는 건 아닌지 생각해보게되네요.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