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짓기 - 생명진화의 은밀한 기원 EBS 다큐프라임 <생명, 40억년의 비밀> 2
김시준.김현우,박재용 외 지음 / Mid(엠아이디) / 2015년 8월
평점 :
절판



 생각해보니 요즘 진화관련 책들을 참 열심히 보고 있습니다. MID출판사 서평단에 당첨되어 <경계>를 재밌게 보았습니다. 같은 시리즈의 두번째 작품 <짝짓기>를 도서관에서 빌려보았습니다. 이 시리즈는 EBS다큐프라임 <생명, 40억년의 비밀>을 기초로 한 생명과학 시리즈 두번째 책입니다. 첫번째 책은 <멸종>입니다. 멸종도 흥미로운 주제라 읽어보고 싶습니다만... 이 책 <짝짓기>가 후반부에 극도로 지루해서 조금 주저하게 됩니다. (저는 지루할 때는 앞 뒤로 왔다갔다 하면서 읽습니다. 저는 이 방법이 도움이 됩니다.)


 <짝짓기>는 성의 진화에 관한 책입니다. 태초에는 단세포 생물, 원핵세포밖에 없었습니다. 원핵세포는 성이 없습니다. 성이 없이 자기 자신을 복제하면서 번식합니다. 이를 무성생식이라 합니다. 마치 분신술과 같습니다. 자신과 똑같은 자신을 쨘! 하고 만들어냅니다. 하지만 요놈들도 다른 방식으로 자신을 복제하기도 합니다. 자신을 복제하는 것은 DNA를 복제하는 것입니다. DNA를 계속 복제하다보면 오류가 생깁니다. 예를들면 우리가 같은 책을 타이핑해서 배낀다면 아무리 공들여서 배껴도 오타가 하나 둘씩 생길 것입니다. 그 배낀 것을 다시 배끼고, 또 다시 배끼고 하다보면 오류는 축척되고 가끔 문제가 발생합니다. 원핵생물들도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새로운 방식을 고안해냈습니다. 가끔 한 번씩 자신의 DNA를 반으로 나눴다가 다시 합치는 행위를 하는 것입니다. 신기하게도 이렇게 할 때마다 오류들이 수정되었습니다. (정확한 메커니즘은 저는 잘 모르지만 아무튼 그렇습니다.) 그 외에도 다른 원핵생물의 유전자를 먹어치우거나 흡수해서 사용하기도 하고, 혹은 원핵생물들끼리 모여서 공동체를 이루기도 했습니다. 이런 것이 진핵생물로 진화했습니다. 본래 우리 몸에서 에너지를 생성하는 세포 내 미토콘드리아도 독자적인 원핵생물이었으나 다른 세포와 한집살림을 하게 된 경우입니다. 덕분에 우리는 미토콘드리아라는 효율적인 에너지 공장을 갖게 되었습니다. 


 쓰다보니 지루하고 읽으시는 분들도 지루할 것 같습니다. 간단히 이야기하자면, 처음에는 성이 없었습니다. 무성생식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다 성이 생겨났습니다. 아까 말씀드렸듯이 원핵생물이 자신의 DNA오류를 수정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유전자를 반으로 나눠서 다시 합치는 과정이 성의 기원인 것 같습니다. 성이 있는 유성생식은 많은 이점을 가져다 주었습니다. DNA에 다양성을 가져다 주었고, 돌연변이가 발생하면 그 돌연변이가 널리 퍼질 수 있는 환경이 되었습니다. 돌연변이를 없애기 위해 성이 생겨났는데 오히려 돌연변이가 잘 퍼질 수 있는 방식이 되었다니 아이러니합니다.


 이 책은 성의 기원과 그 후의 역사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초반부 성의 기원 부분은 무척 재미있었습니다만 후반부에는 계속된 동물들의 성의 형태와 사례들이 나와서 많이 지루했습니다. 이미 알던 내용이 많아서 그다지 신기하지도 않고 지루했습니다. 이 책의 저자는 동성애나 인간의 다른 형태의 성, 예를들면 게이, 레즈비언, 간성, 트렌스젠더 등이 동물세계에서 특별한 것이 아님을 보여줍니다. 동물들도 동성애가 있습니다. 다양한 형태의 성이 존재하기도 합니다. 오로지 암컷, 수컷, 그리고 이성애만이 정상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된 사고방식입니다. 자연은 더욱 다양한 것을 허락했습니다. 자연이 허락한 것을 인간이 거부하고 억압하는 것은 특정한 다수의 사고방식만을 차용한 결과입니다. 특히 기독교와 전통사회가 큰 몫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저는 훗날 동성애나 다른 형태의 성이 당연하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질 날이 오리라 생각합니다. 우리의 후손들은 우리보다 현명할테니까요. 저는 역사는 진보하다고 믿는 쪽입니다. 물론 아닐 가능성은 항상 존재합니다.(핵전쟁 한 번이면 진보고 머고 끝장닙니다.) 어떤 역사의 갈래를 선택할지는 역사의 몫이 아니라 우리의 몫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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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곰생각하는발 2016-09-28 14: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다큐는 역시 ebs 죠.. ㅎㅎ. 개인적으로 다큐를 좋아합니다. 다큐 영화제 때는 꼬박꼬박 챙겨보는 편인데 전 극영화보다재미있더라고요...

고양이라디오 2016-09-28 15:03   좋아요 0 | URL
EBS 다큐프라임 정말 좋은 프로그램이라 생각합니다. 믿고 보는 시리즈 중에 하나입니다. 다큐영화까지 좋아하시다니... 저는 페이크다큐영화는 좋은데, 아직 다큐영화는 거의 접해보질 못했습니다ㅎ 영화관에서 2편 본 기억이 있는데, 2편 다...

cyrus 2016-09-28 16:5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진화 관련 책들을 세 권 이상만 봐도 그전에 봤던 내용들이 또 나오기 마련이에요. 그래서 저는 진화 책을 읽을 때 동물들의 생태를 소개한 내용을 중점으로 봅니다. 그게 더 재미있거든요. ^^

고양이라디오 2016-09-28 17:43   좋아요 0 | URL
맞습니다. 많이 겹치더라고요. 이 책에선 동물들의 생태가 전 지루했어요ㅠ 개별사례들 보다 이론적인 거에 더 관심이 있나봐요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