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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현의 기술
유시민 지음, 정훈이 그림 / 생각의길 / 2016년 6월
평점 :
유시민의 책은 이 책이 세번째입니다. <나의 한국현대사>, <청춘의 독서> 를 읽었습니다. 두 권 모두 추천하고 싶은 책들입니다. <나의 한국현대사>를 읽고 제가 얼마나 한국현대사에 무지했는지 깨닫게 되었습니다. 민주화를 위해 피땀흘린 분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청춘의 독서>는 고전에 관한 유시민시의 독서에세이입니다. 좋은 고전들을 많이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글쓰기에 관한 책을 찾던 중에 <유시민의 글쓰기특강>은 대출중이라 <표현의 기술>을 대신 빌렸습니다. 재미있고 유익했습니다. 유시민씨의 책은 정말 술술 재미있게 읽힙니다. 역시 베스트셀러 작가답습니다. 이 책은 그가 알려주는 글쓰기의 비밀? 표현의 기술들이 담긴 책입니다. 그리고 만화가 '정훈이' 씨의 만화들이 책 곳곳에 감초처럼 책 맛을 더해주고, 마지막 장에 "정훈이의 표현의 기술" 이란 장에서 자신의 인생스토리를 만화로 그려주셔서 아주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유시민씨는 '서평은 책에 관한 정보 절반, 그에 대한 주관적 해석이 절반' 이런 비율이 좋다고 합니다. 저는 전문적인 서평을 쓰는 것도 아니고, 리뷰나 독후감 수준이라서 주관적 해석이 대부분을 차지합니다. 책에 대한 정보를 소개하는 것에는 소훌합니다. 알라딘 책 소개를 검색해보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 생각하기 때문이기도 하고, 귀찮기도 하고, 책에 대해 너무 많은 정보는 오히려 책에 대한 스포가 될까봐하는 우려때문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유시민씨의 말씀이 설득력있게 들렸습니다. 책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면, 독자는 그 책에 대한 저의 주관적 감상들에 감정이입이 안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제가 아무리 책을 재미있게 읽고 그 책에 대해 찬사를 늘어놓아도 그 책이 어떤 책인지 알지 못하면 저의 찬사는 의미없는 메아리가 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제가 읽은 책에 대한 감상을 적는 용도로 리뷰를 쓰고 있지만, 좋은 책을 소개하고 싶은 마음도 있기 때문에 앞으로는 좀 더 책에 대한 정보를 소개하기 위해 노력해야겠습니다.
이 책에서 가장 핵심적인 문단을 발췌인용해보겠습니다. 유시민씨의 생각과 책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바가 가장 잘 드러난 문단이라 생각합니다.
이미 말씀드린 것처럼, 글을 잘 쓰려면 문장 쓰는 기술, 글로 표현할 정보, 지식, 논리, 생각, 감정 등의 내용, 그리고 독자의 감정 이입을 끌어내는 능력이 필요합니다. 어느 것이 제일 중요할까요? 독자의 감정 이입을 끌어내는 능력입니다. 사람으로 치면 글쓰는 기술은 외모입니다. 롱다리, 브이라인, 에스라인, 빨래판 복근 같은 것이죠. 내용은 사람이 가진 것이에요. 체력, 돈, 재능, 지식입니다. 감정 이입 능력은 성격, 마음씨, 인생관이라고 할 수 있죠. 사람들은 흔히 외모를 부러워하고 돈과 지식을 선망하지만 행복한 삶을 사는 데 결정적으로 중요한 것은 성격과 마음씨와 인생관입니다.
옳은 말인 것 같지만 현실은 다르다고요? 네, 그렇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정말 귀한 것을 잊고 삽니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행복하지 않은 것이죠. 얼굴이 예쁘다고, 돈이 많다고 해서 사랑하고 사랑받으며 기쁘고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게 아닙니다. 마음이 고와야, 생각이 바르고 가치관이 뚜렷해야 원하는 인생을 살 수 있습니다. 사람들이 그렇게 살지 않는다고 해서 이 말이 틀린 게 아닙니다. 글쓰기도 인생과 같습니다. 마음이 제일 중요합니다. -p231~232
기억해두시기 바랍니다. 표현의 기술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글쓴이의 마음, 성격, 인생관입니다. 글쓴이의 마음과 인생관, 가치관 등이 글로 드러나면 독자의 감정에 닿을 수 있습니다. 이 대목에서 저는 깨닫고 반성하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너무 리뷰를 숙제처럼 써내려갔습니다. 마음이 없는 리뷰들이었습니다. 단순한 기록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최근에 제가 쓴 <싯다르타> 리뷰를 다시 읽어보았습니다. 그리고 그 글에 달린 댓글들도 보았습니다. <싯다르타> 리뷰는 다시 읽어봐도 문장력도 형편없고, 무슨 말을 하는지도 애매하고 오버스럽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싯다르타>를 읽은 감동, 저의 마음이 듬뿍 담긴 리뷰임은 분명했습니다. 때문에 그런 저의 마음을 읽은 분들이 댓글도 달아주셨습니다. 제가 원한 것은 '이런 소통이 아니었나.' 하고 반성햇습니다. 내가 느낀 것을 표현하고, 그리고 그것을 다른 분들과 소통할 수 있는 그런 기적을 체험하는 것. 그것이 글쓰기의 이유가 아닐까요?
제가 쓴 <싯다르타> 리뷰입니다. 허접한 리뷰라 부끄럽지만...
http://blog.aladin.co.kr/708700143/76551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