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6월이네요. 남쪽은 벌써 장마가 시작되었습니다. 이제서야 2월에 읽었던 책들을 소개합니다. 많이 늦었네요. 서재 책장에는 책들을 올려 놓았었는데 이제서야 페이퍼에 글을 쓰네요. 사실은 책장을 좀 바꾸고 싶어서 봤더니 아직 책장의 책들을 소개 안했더군요. 책장을 바꾸기 전에 먼저 소개부터 해야겠습니다. 2월, 3월에는 많은 책들을 읽었습니다. 4월부터는 읽은 책들이 많지 않아서 금방 소개할 것 같습니다.
역시나 순위를 선정하는 것은 어렵고도, 한편으로 무의미해 보입니다. 그래도 그 무의미한 일들을 지금부터 시작해보려고 합니다. 순위를 1위부터 15위까지 정해보았는데요. 제가 재미, 의미, 추천하고 싶은 정도를 고려했습니다. 재미보다는 추천하고 싶은 정도를 더 우선시 했습니다.
1위는!!! 스티븐 킹의 <유혹하는 글쓰기> 입니다. 이 책을 오래전부터 알고있었는데 글쓰기에 크게 관심이 없어서 미뤄두었다가 보게 된 책입니다. 이 책 당장 집어드셔도 좋습니다. 글쓰기에 관심이 있건 없건, 스티븐 킹을 좋아하건 좋아하지 않건 상관없습니다. 기막히게 재미있습니다. 스티븐 킹의 자전적 이야기와 함께, 글쓰기에 대한 이야기들이 너무나도 재미있게 그려져 있습니다. 스티븐 킹은 최고의 이야기 꾼입니다. 이 책 한 권만 읽으시면 스티븐 킹의 팬이 되시리라 확신합니다. 재미도 재미지만, 감동도 있습니다. 그리고 아주 유익합니다. 수많은 좋은 책들을 재치고 당당히 1위를 차지한 작품입니다. 제가 보증합니다. 저의 보증은 아무런 중요성이 없지만요. 왜 킹이 킹인지 꼭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2위는 장 자크 루소의 <에밀> 입니다. 이 책은 인문고전입니다. 아주 유명한 책이죠. 그리고 아주 좋은 책입니다. 사실 이 책은 그렇게 재미있지는 않습니다. 이 책을 읽는데 시간이 꽤 오래 걸렸습니다. 읽다 말다를 반복하다가 겨우 읽었습니다. 차분히 음미하면서 읽으면 아주 유익하고 재미있는 책입니다. 저는 마음은 급한데 책이 술술 넘어가지 않아서 계속 미루면서 읽었던 것 같습니다. 재미보다는 책의 가치와 중요도, 그리고 추천하고 싶은 마음이 더 커서 2위에 선정했습니다. 자녀를 키우는 부모라면 정말 필독을 권하고 싶은 책입니다. 시대는 흘렀지만 이 책에 담긴 교육론은 여전히 유효하리라 생각합니다. 자녀를 키우는 부모뿐만 아니라 모든 이에게 권하고 싶은 가치있는 책입니다. 지혜가 빼곡히 담긴 책입니다. 장 자크 루소는 천재임이 확실합니다.
3위는 테드 창의 <당신 인생의 이야기> 입니다. 테드 창은 현존하는 최고의 SF 작가라는 수식어가 전혀 부끄럽지 않은 작가입니다. 그리고 그의 작품은 최고입니다. 너무나 우수합니다. <당신 인생의 이야기>는 8편의 단편소설을 묶은 단편집입니다. 8편이 모두 재미있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몇몇 작품은 정말 인상깊게 아름답고 또 대단히 깊이있는 소설입니다. SF라는 장르가 조금 낯설고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만 그래도 이 책은 꼭 읽어보시라고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다이아몬드 만큼 단단하고 아름다운 단편집입니다. SF 소설을 뛰어넘은 SF 소설입니다.
4위도 테드 창의 <소프트웨어 객체의 생애주기>, 인공지능에 관한 SF소설입니다. 인공지능이 이제 막 태동하는 시기의 혼란을 담은 책인데요. 인공지능과 자아, 인간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아주 좋은 소설입니다. 테드 창의 소설은 <당신 인생의 이야기>와 <소프트웨어 객체의 생애주기> 밖에 없습니다. 두 권 모두 강력히 추천합니다.
5위는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 입니다. 이 책도 가독성이 좋거나 그렇게 재미있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추천하고 싶은 책입니다. 수많은 과학책 중에 단 한 권을 추천하라고 하면 역시 이 책을 추천할 수 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그만큼 좋은 책임은 분명합니다. 방대한 우주의 역사, 지구의 역사, 생물, 인류의 역사를 한 권에 담아냈습니다. 그것도 아름답고 문학적으로 담아냈습니다. 따뜻하고 포근합니다. 정말 기분좋게 때론 흐뭇하게 읽을 수 있는 책입니다. 그야말로 과학계의 고전, 최초의, 최고의 과학대중서입니다. 앞으로 이 책을 뛰어넘는 과학대중서가 나올까 의문입니다. 그만큼 청소년을 비롯하여 폭넓은 독자층을 만족시키는 책입니다. 한 밤 중에 머리맡에서 칼 세이건 할아버지가 들려주는 과학이야기를 듣는 듯한 기분이었습니다. 칼 세이건 할아버지의 목소리와 어조는 온화하고 부드럽습니다.
1위부터 5위까지 소개해보았습니다. <유혹하는 글쓰기>, <당신 인생의 이야기>, <소프트웨어 객체의 생애주기>는 몰입해서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자신있게 추천하고 싶은 작품들입니다. 특히 <유혹하는 글쓰기>는 강력히 추천합니다. 테드 창의 <당신 인생의 이야기>와 <소프트웨어 객체의 생애주기>도 강력히 추천하고 싶은 작품들이지만 SF 작품이라 처음 접하시는 분들은 낯설고 어려울 것 같습니다. 저도 완벽히 이해하면서 읽은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놀랄만큼 뛰어나고 재미있고 또한 감동적입니다. SF소설을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꼭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SF라는 장르에 너무 연연하지 마시고 소설로써 읽어주시면 감사할 것 같습니다.
<에밀>과 <코스모스>는 읽는데 제법 시간이 오래걸렸습니다. 에세이나 소설들만큼 읽기 편하고 재미있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고전의 깊은 향기가 느껴지는 책들이고, 읽어볼 가치가 있는 양서입니다. 물론 재미없지 않습니다. 재미있습니다. 천천히 여유있게 읽으시면 충분히 즐기실 수 있습니다.
5위 안에는 들지 못했지만 좋은 책들이 수두룩합니다. 순위 밖 책들을 소개해보겠습니다. 살펴보니 소설이 대다수네요.
처음은 표도르 미하일로비치 도스토예프스키의 <백치 상>입니다. 도스토예프스키의 소설이 5위 안에 들지 못하다니 충격인데요. 분명 뛰어난 소설임은 분명하지만 <카마라조프가의 형제들>, <죄와 벌>을 미리봐서 그런지 임팩트가 조금 떨어집니다. <백치 하>를 아직도 읽고 있는데요. 진도가 빨리빨리 안나가네요. 역시나 다양한, 그리고 파격적인 인물들이 등장하는 도스토예프스키적인 연애소설입니다. 소설 속에 등장인물들이 모두 모이고 갈등이 폭발하는 장면은 정말 압권입니다.
다음은 스티븐 킹의 <언더 더 돔 1> 입니다. <언더 더 돔>은 총 3권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스티븐 킹의 소설은 처음으로 읽어봤는데, 확실히 잘 읽히는 소설을 쓰는 작가입니다. 두꺼운 소설임에도 불구하고 매우 즐겁게 읽었습니다. 이상하게 책에서 손을 땔수가 없습니다. 독자의 호기심을 불러일으켜서 멀리까지 데려가는 책입니다.
다음은 <아이작 아시모프의 과학에세이>입니다. 아이작 아시모프도 제가 좋아하는 작가입니다. 그의 소설 <아자젤>을 보고 얼마나 웃었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는 정말 뛰어난 작가입니다. 과학이야기를 이렇게 편하고 자연스럽게, 그리고 재미있게 할 수 있는 작가가 또 있을까요?
다시 소설입니다. 피에르 르메르트의 <오르부아르> 입니다. 2013년 공쿠르상을 수상한 작품입니다. 최근 10년 사이 가장 인기 있는 공쿠르상 수상작이며 그래픽 노블로도 제작되고, 영화화를 앞두고 있다고 합니다. 영화가 나온다면 보고 싶습니다. 아주 인상깊은 소설입니다. 두꺼운 책이지만 역시 단숨에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비극과 희극이 공존하는 아주 멋진 소설입니다.
두 현직 문학교사 김병섭, 박창현의 <여고생 미지의 빨간약> 입니다. 두 작가의 다른 책들도 읽어보고 싶습니다. 김병섭, 김지운의 <국어시간에 영화 읽기>도 읽어봐야겠습니다. <여고생 미지의 빨간약>은 청소년들의 문학수업을 통해 다양한 단편소설을 다루며 청소년들의 고민과 아픔까지 함께 껴안는 아주 좋은 소설입니다. 정말 재미있고 좋은 책이니 꼭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다음은 서민교수의 <집나간 책>입니다. 처음으로 서민교수와 만나게 해준 책이고, 서민교수의 서평집입니다. 아주 솔직하고 유머러스하고 좋은 서평의 예들을 한가득 만나볼 수 있는 그런 책입니다.
다음은 다소 무거운 책입니다. 핼 부엘의 <퓰리처상 사진> 입니다. 70년간의 퓰리처상 사진들을 통해 현대사를 돌아보게 해줍니다. 우리가 잊고 있었던 잔혹하고 폭력적인 전쟁의 역사를 여실히 보여줍니다. 피의 역사 속에서 희망과 용기를 발견할 수 있는 책입니다. 우리 모두 그 희망의 불씨를 꺼뜨리지 말아야겠습니다.
공교롭게도 다음 책은 2011년도 퓰리처상 수상작입니다. 제니퍼 이건의 <깡패단의 방문> 입니다. 재미있게 읽긴 했지만 읽는데 꽤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각각의 장이 하나의 완성된 단편소설처럼 느껴져서 그런 것 같습니다. 마치 밴드의 음악 앨범과도 같은 소설입니다. 앨범 속 각각의 곡들은 모두 완성된 곡들이지만 그 곡들이 모여야 하나의 앨범이 됩니다. 멋진 작품입니다.
다음은 사회학 책 폴 로버츠의 <근시사회> 입니다. 서평단에 당첨되서 보게 된 책입니다. 서평단이 아니었으면 만나기 어려웠을 책입니다. 훌륭한 책입니다. 폴 로버츠가 현대 사회의 문제점을 진단하고 대안과 해결책을 제시해줍니다. 지금 우리 사회를 돌아보게 해줄 좋은 사회학책이니 꼭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드디어 마지막입니다. 15권을 소개하는 것은 정말 힘든 일이네요. 마지막에 소개해드릴 책은 보도 섀퍼의 <열두 살에 부자가 된 키라> 입니다. 학습동화입니다. 어린이, 청소년들의 경제교육을 도와줄 좋은 책입니다. 물론 성인들도 읽어볼 가치가 있는 좋은 책입니다. 저도 책을 보면서 많이 배웠습니다. 다시 읽어보고 싶은 책입니다.
2월에는 정말 좋은 책들을 많이 읽었던 것 같습니다. 책들을 보니 많은 부분들은 잊혀졌지만, 어떤 핵심 코어같은 것들은 남아있네요. 핵심 코어는 감정과 인상인 것 같습니다. 역시 감정과 결합한 기억들이 오래 남는군요. 15권 모두 추천해드리고 싶은 책들입니다. 입맛대로 골라보시기 바랍니다. 물론 안보셔도 상관없지만 말입니다. 역시나 한 권을 추천한다면 <유혹하는 글쓰기>를 추천하고 싶습니다. 이 책은 꼭 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