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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연장통 - 인간 본성의 진짜 얼굴을 만나다, 증보판
전중환 지음 / 사이언스북스 / 2010년 1월
평점 :
요즘 진화심리학에 점차 빠져들고 있다. 진화심리학이란 인간의 심리와 본성을 진화론적인 시각으로 해석하는 학문이다. 기본 전제는 인간의 심리와 본성 역시 우리의 신체와 마찬가지로 진화의 과정을 거친 환경에 대한 적응기제라는 관점이다. 사실 부인 할 수가 없다. 개에게는 개의 본성이 있다. 고양이에게는 고양이의 본성이 있고, 원숭이에게는 원숭이의 본성이 있다. 인간이라고 다를 것이 없다.
진화심리학을 과학이 아니라고 보는 관점도 있다. 팟캐스트 <지대넓얕>의 독실님도 그런 입장이신 것 같은데, 나는 그렇지 않다고 본다. 진화심리학은 이론과 근거를 가지고 있고, 실험과 관찰을 통해 검증도 한다. 착실히 과학적 절차를 밟아가고 있다. 예를 하나 들어서 생후 하루 밖에 안된 갓난아이에게 움직이는 모빌과, 다정한 여성의 사진을 보여주는 실험을 하면, 남자아이는 움직이는 모빌에 더 시선을 집중하고, 여자아이는 다정한 여성의 사진에 더 시선을 집중한다고 한다. 우리는 흔히 남자와 여자는 사회화를 통해서 각자의 성역활을 익혀나간다고 생각하는데, 이 실험은 그 주장에 대한 강력한 반증이라고 생각한다. 남자와 여자는 태어날 때부터 다르게 태어난다. 그리고 살아가면서 자신의 정체성을 점점 더 확립해나가는 것이다. 물론 환경과 양육, 사회가 중요하지 않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하지만 흔히 빈서판이론이라고 해서 인간은 태어날 때 백지상태라고 하는 관점을 부정하는 것이다. 인간은 백지상태로 태어나지 않는다. 인간은 인간의 본성을 가지고 태어난다. 남자는 남자의 본성을, 여자는 여자의 본성을 가지고 태어난다. 이에 대한 여러가지 근거들이 있지만, 자세한 내용은 <처음읽는 진화심리학>이란 책을 통해 확인해보시기 바란다.
리뷰를 쓰다보니 지금 읽고 있는 <처음읽는 진화심리학>이란 책 내용을 많이 이야기한 것 같다. <오래된 연장통>보다 <처음 읽는 진화심리학>을 읽는 것이 진화심리학에 대해 좀 더 개괄적으로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다. <오래된 연장통>은 진화심리학에 대한 이론적 근거보다는 진화심리학으로 풀어본 인간의 본성에 대한 이야기를 주로 다루고 있다. 흥미로운 이야기들, 고개를 끄덕이게 만드는 이야기들이 많이 있었다. 인간의 심리가 어떠한 진화과정을 거쳐서 형성되었는지, 우리가 왜 웃는지, 왜 낯선 사람을 배척하는지, 도덕이나 종교는 어떻게 발생했는지 등등 새로운 관점으르 생각해볼 수 있는 흥미로운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