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날고기어 봤자 나처럼 유리 한 장이 바닥인 놈은 못 뛰어. 더높게 뛸수록 와장창 박살이 나니까. 굴러떨어지면 어디로굴러떨어질지 환히 보여서, 서 있기만 해도 다리가 후들후들 떨리니까. 콘크리트 바닥인 애들은 달라. 걔네들한테는 뛰든 말든 하고 싶고 말고의 문제야. 뛰고 뛰다가 다싫어지면 관두고 딴 거 해도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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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들뿐 아니라 여자들도 외모로 칭찬이든 비하든 한두 마디씩은 지껄이는 것이 보통이었다. 하지만 아무도, 한 마디도 여자의 얼굴이나 몸매를 평하지 않았다. 수영은 여자의 위세가 실감 났다. 여자의 시계나 가방보다 그 위세가 한번 가져 보고 싶었다. 이러쿵저러쿵 남 생긴 걸 두고 지껄이는 주둥이를 틀어막는 위세. 물론 그럴 수 없을 것이고 이번 생에서는 시계나 가방으로 만족하는 것이 고작이겠지만, 수영은 소주잔을 비우며 씁쓸히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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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에는 늘 거짓이 그림자처럼 드리우기 마련인 듯했다. 아니, 어쩌면 거짓은 조명일지도 몰랐다. 행복이라는마네킹을 비추는 밝고 좁은 조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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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것이 갖고 싶던 행복일까. 결혼한 선배, 상사들이 권태로운 한숨과 함께 발음하던 행복. 상수는 첫날 마트에서 본 남자들을 떠올렸다. 세련되고 뚜렷한 인상 속의 그 남자들도 실은 이런 행복 속에 살고 있던 걸까? 농가에서는 쓰지도 않는 나무 궤짝에 담긴 유기농 사과, 지푸라기 둥지는 구경도 못 해 봤을 닭이 낳은 유정란처럼 행복이란 꾸미고 연출한 인상뿐인지도 몰랐다. 그래서 모두 엇비슷해 보이는 것인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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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이해
이혁진 지음 / 민음사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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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개성, 특색, 자기만의 어떤 것이나 남들과는 다른, 하고 말들 했다. 하지만 상상하는 성공과 행복의 장면은 우스꽝스러울 만큼 엇비슷했다. 어차피 같은 목적지라면 왜 굳이 험한 길을 택하거나 그런 길을 택한 척 가식을떨어야 할까. 검증된, 효율적이고 안전한 궤도를 놔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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