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의 힘>의 저자 팀 마샬의 신작이다. 역시나 지리를 바탕으로 세계 속의 장벽들에 대해 심층적으로 알려준다. 중국의 '인터넷 검열 방화벽' 부터 영국의 브렉시트까지 다양한 장벽 이야기들을 들려준다. 중동이나 아프리카 부분은 약간 흥미가 떨어졌지만 전체적으로 재밌게 읽었다. <지리의 힘2>도 마저 읽어야겠다.
범죄가 반드시 이민과 연결되지는 않지만 빈곤과는 연결되며, 둘 다 아프리카 전역에 널리 퍼져 있다. 통계가 보여주듯이, 범죄율과 관련해서, 특히 살인사건 발생률과 관련해서 아프리카는 미국에 이어 세계 2위이다. 2012년 세계 범죄율에 대한 국제연합 보고서에 따르면 그 해에 43만7000건의 살인 사건 중 36퍼센트가 미국에서 발생했고, 31퍼센트가 아프리카에서 발생했다. -p235
최근에 알게 된 사실이 하나 있다. 미국의 살인범죄율이 세계 1위라는 것이다. 총기자유도 하나의 원인이겠지만 총기 자유만의 문제는 아닌듯하다. 캐나다도 총기 자유화국가이지만 거의 총기살인사건이 없는 수준이다.
가자지구 장벽, 방글라데시 주변의 장벽, 헝가리와 세르비아 사이의 철조망은 우리의 감성을 해치고, 우리가 차이를 해결하지 못함을 증명한다.
장벽을 세우는 추세를 비난하기는 쉽다. (중략) 장벽은 일시적이고 부분적으로 문제를 완화할 수도 있다. -p334
저자는 <장벽의 시대>에서 세계에 세워진 여러 장벽들과 장벽들이 세워진 지리적, 역사적 원인에 대해 알려준다. 물론 장벽은 우리에게 갈등과 분리를 상징하는 불쾌한 요소이다. 하지만 저자는 중립적으로 장벽에 대해 이야기한다. 장벽이 세워진 것은 그것이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역사적으로 볼 때 우리는 만리장성을 비롯하여 언제나 장벽, 울타리를 세워왔다. 장벽은 현실이다. 장벽을 없애자는 단순히 순진하고 이상적인 시각으로만 접근할 수 없는 문제이다. 당장에 본인의 집 문을 없앤다 생각해봐라.
대부분의 언어에 "좋은 울타리는 좋은 이웃을 만든다"는 격언이 있다. 이것은 진부한 속담이 아니다. 그것은 물리적이고 심리적인 한계에 관한 피할 수 없는 진실을 담고 있다. 우리는 최선을 희망하고 최악을 두려워하기에 미래를 위해 계획하며, 두려움 때문에 장벽을 세운다.
그러나 그것이 인간성에 대한 암울한 견해로 보인다면, 긍정적인 면도 있다. 생각할 수 있고 만들 수 있는 우리의 능력은 또한 우리에게 장벽 사이의 공간을 희망으로 채울 수 있는 -다리를 놓을 수 있는- 가능성을 준다. -p345
우리에게 필요한 건 장벽을 연결해주는 다리이다. 그리고 장벽을 통과할 수 있는 문이다.
아래는 옮긴이의 글에서 발췌했다. 이 책에 대해 설명해주는 글이다.
이 책 <장벽의 시대>는 전 세계에 걸쳐 국가 간에 세워진 장벽들을 통해 얼마나 많은 분쟁과 분열, 갈등이 벌어졌는지를 생생하게 보고한다. 그 분쟁과 분열, 갈등은 국가 사이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한 국가 내에서도 종교적, 계급적, 민족적, 부족적 차이 등을 이유로 끊임없이 벌어지고 있다.
이 책에서 다루는 내용의 큰 줄기는 다음과 같다. 중국에서는 외부 세계와 분리된 '거대한 방화벽', 미국에서는 멕시코와의 국경선 장벽과 내부의 인종적, 정치적 분열, 중동 지역에서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분쟁, 수니파와 시아파 사이의 대립, 남아시아에서는 인도와 그 주변 국가들 간의 분쟁과 이주민 문제, 아프리카에서는 끊임없는 국가적, 민족적, 부족 간의 갈등, 유럽에서는 유럽 통합 세력과 민족주의적 분리 세력의 갈등과 난민 문제, 영국에서는 브렉시트를 둘러싼 갈등과 내부적 분열. -p3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