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다의 엄지 - 자연의 역사 속에 감춰진 진화의 비밀 사이언스 클래식 29
스티븐 제이 굴드 지음, 김동광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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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티븐 제이 굴드는 최근에 가장 좋아하고 가장 즐겨 읽고 있는 작가다. 과학과 진화론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베스트가 아닐까 싶다. 그는 글을 굉장히 잘 쓰신다. 우아한 글쓰기란 이런 것이구나 싶다. 스티븐 제이 굴드의 책을 계속 이어서 읽고 싶다. 전작을 다 읽고 싶다. 절판된 책들이 많아서 아쉽다ㅠ


 스티븐 제이 굴드의 글이 재밌는 이유 중 하나는 그가 과학의 다양한 오류들을 다양한 방식으로 풀어주기 때문이다. 지금 봤을 때는 명백한 오류들이 그 때는 왜 그렇게 보이지 않았는지 독자들의 시점을 그 시간대로 이동시켜 준다. 고생물학자답게 역사적인 접근이 훌륭하다. 과거에 과학자들이 왜 그런 잘못된 오류에 빠져들었는지를 역사 속으로 들어가서 보게 되면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그리고 생각하게 된다. 지금 이 순간 우리는 어떤 잘못된 오류들에 빠져있을지. 


 우리가 볼 수 있는 건 사실의 부분들이다. 한 번에 전체를 볼 수 없다. 그래서 우리는 오류에 빠진다. 새롭게 밝혀진 사실들을 토대로 우리는 우리의 잘못, 오류를 깨닫고 수정하게 된다. 과학은 이런 과정을 거쳐 판단을 계속 수정해간다. 이런 과정이 없으면 우리는 과거의 잘못된 오류, 실수들에서 헤어나올 수 없다. 


 스티븐 제이 굴드는 이런 관점에서 과거의 잘못된 사례들을 알려주고 때론 비판한다. 하지만 너그러운 관점으로 옹호할 때도 있다. 그 때 당시에는 틀릴 수 밖에 없었다고. 불충분한 사실들을 토대로 내린 합리적인 판단이었다고 말이다. 


 우리도 간혹 쉽게 과거를 비판하곤 한다. 비판의 대상은 우리의 과거가 될 수도 있고, 남의 과거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그 때 당시에는 우리는 어렸고 충분한 경험도 지식도 없었다. 지금은 잘못되어 보이지만 그 당시에는 머리를 싸잡아가며 최선의 결론을 내리지 않았던가.


 이 책에는 31편의 재밌는 이야기들이 수록되어 있다. 판다의 엄지 이야기가 굉장히 흥미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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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곰생각하는발 2023-02-12 07: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굴드 재미있죠 ? ㅎㅎㅎ 제가 그래서 항상 과학적 글쓰기의 모범 답안지는 굴드라고 말하곤 했습니다.

고양이라디오 2023-02-13 10:38   좋아요 0 | URL
요즘 만족하면서 즐겁게 읽고 있습니다. 곰발님 말씀대로 과학자 뿐 아니라 작가 중에서도 갓티어입니다ㅎㅎ

혹시 <새로운 천년에 대한 질문> 보셨나요? 어제 읽었는데 와! 결말에 전혀 예상치 못하게 훅 치고 들어오는 데 감탄했습니다. 감동도 하고요ㅎ

곰곰생각하는발 2023-02-13 18: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굴드의 에세이인가요. 기억이 안 나는데.. 함 찾아봐야겠네요..

고양이라디오 2023-02-14 10:19   좋아요 0 | URL
밀레니엄이랑 역법에 관한 책이예요. 인문학, 사회과학으로 분류되어 있네요ㅎ

처음에는 전혀 관심없는 주제다 생각했는데 빠져들어 재밌게 읽었어요ㅎ 굴드 대단합니다!

얄라알라 2023-02-14 13: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 책을 굶어서 엄두 안내었는데,
호불호가 많은 저자인지라 호기심은 생겨요
고양이 라디오님의 열정적 독서를 따라가보겠습니다!

고양이라디오 2023-02-14 16:04   좋아요 0 | URL
책이 굵어서요? 저자가 호불호가 많은 저자인가요?!

좀 두께가 있긴 한데 재밌어서 그런가 페이지가 잘 넘어가긴 했어요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