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섭 - 지식의 대통합 사이언스 클래식 5
에드워드 윌슨 지음, 최재천.장대익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0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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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5년에 출간되어 전세계적으로 화제를 몰고온 책입니다. 우리나라에서도 통섭, 통섭하면서 통섭 바람이 불었습니다. 예전부터 관심있던 책인데 이 책을 이제서야 읽었습니다. 


 먼저 통섭이 도대체 뭔지 알아봅시다. 책을 봐도 통섭의 정의를 명확하게 설명하기가 어렵습니다. 알라딘 책 소개에서 통섭에 대한 내용을 먼저 소개해 보겠습니다.



  책의 원제는 <Consilience>. "서로 다른 현상들로부터 도출되는 귀납들이 서로 일치하거나 정연한 일관성을 보이는 상태" 를 뜻하는 말이다. 이를 '큰 줄기'라는 뜻의 통과 '잡다' 라는 뜻의 섭을 합쳐 만든 말, <통섭>으로 옮겨 제목을 달았다.

 

 제목이 단적으로 드러내듯 책은 '인간 인식/지식의 대통합'에 대해 논한다. 자연과학, 사회과학, 인문학 등으로 나뉘어져 있는 지식들을 하나로 합쳐야 한다는 것이 주요 주장.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이해'이지 단편적인 지식이 아니며, 이해란 본래 통합적인 성격을 갖는다는 것이다. 


 "이 책의 주제는 한마디로 지식이 갖고 있는 본유의 통일성이다. 지식은 과연 본유의 통일성을 지니는가? 인간이 자신을 이해하는 데 이보다 더 중요한 질문이 있을까 싶다. 나는 이것이 철학의 중심 논제라고 생각하다. 이 세상에는 다수의 진리가 존재하는가? 지식은 언제까지나 자연과학, 사회과학 그리고 인문학으로 나뉘어 있을 것인가? 그래서 과학과 종교는 영원히 각각의 진리 영역에만 예속되어 있을 것이가?" (한국어판 '서문' 중에서) 


 

 저자는 여러 학문분야에서 서로 분리되어 있는 지식들을 하나로 통일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예를들을 철학, 종교, 과학에서 각기 인간의 본성에 대해서 이야기 할 것입니다. 그 지식들을 하나로 통합해서 일관된 설명을 할 수 있다 생각합니다. 각각의 진리 영역에만 머물지 않고 서로 지식을 주고 받고 토론을 통해 통섭의 길로 가길 바랍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과학이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특히 진화론에 입각한 생물학이 인간에 대한 많은 것들을 밝혀주리라 기대합니다. 그리고 환원주의적 입장을 취하고 있습니다. 환원주의는 지금까지 큰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생물학에서도 물리학처럼 세포, 유전자, 분자 수준에 이르기까지 일관된 설명을 할 수 있는 환원주의적 이론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저는 큰 틀에서 저자의 의견에 동의합니다. 저또한 인간을 이해하는 데 진화론을 기반으로한 생물학은 필수적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과학은 진리에 가장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방법론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저자의 환원주의적 과학관에는 조금 비판적입니다. 물론 환원주의적 과학관은 그동안 수많은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환원주의가 아니었다면 결코 도달할 수 없는 지식과 기술들을 우리는 누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환원주의의 한계와 부작용 또한 있습니다. 저자가 이 부분에 대해서 너무 가볍게 생각하고 이 책에서 많이 다루지 않은 것이 아쉽습니다. 


 생물학은 화학, 물리학과 다릅니다. 뇌의 복잡성은 우주의 복잡성과 맞먹을 정도입니다. 그리고 아직은 환원주의로는 결코 이해할 수 없는 창발성이 있습니다. 산소원자와 수소원자를 아무리 들여다보고 이해해봐도 수소원자 2개와 산소원자 1개가 결합한 물의 속성을 이해할 수 없습니다. 각기 다른 계에서는 각기 다른 계에 대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아주 먼 미래에는 에드워드 윌슨이 말대로 생명과 의식을 낱낱이 이해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만 현재로서는 불가능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DNA의 존재가 밝혀지고 인간의 유전자 지도를 완성하면 유전자의 역할에 대해 하나하나 낱낱이 알게 되리라 기대했습니다. 하지만 유전자와 우리의 특성들은 1대1로 대응되지 않고 유전자끼리의 상호작용, 유전자와 환경의 상호작용 등 그 복잡성의 늪에 파묻혔습니다. 물론 1대1로 대응되는 질병들을 밝혀내고 한걸음씩 한걸음씩 성과를 거두긴했지만요. 


 일단 이 책에 대한 제 입장은 과학을 중심으로한 통섭은 환영하나 생물학에서 환원주의의 승리는 요원해보인다입니다. 이 책에 대한 비판을 몇 가지 더 해보겠습니다. 


 첫번째, 어렵습니다. 제 생각에 이 책은 일반인을 위해 쓰여진 책이 아니라 학자들을 대상으로 쓰여진 책 같습니다. 책에서 쓰이는 용어들이 어려웠습니다. 예상 외로 쉽게 쓰여진 책은 아니었습니다. 일반인들 보다는 학자들에게 통섭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역설하는 책 같습니다.


 두번째, 번역이 매끄럽지 않습니다. 제 생각에 이 책을 번역한 분은 전문 번역가가 아닌 거 같습니다. 과학자가 번역하다 보니 우리말로 매끄럽게 번역되지 않았습니다. 


 

 제 기준에는 새로운 내용도 새로운 통찰도 별로 없어서 그다지 재밌게 읽지 못했습니다. 기대했는데 아쉬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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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다이제스터 2022-12-27 19: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유명세에 비해 별로인 책 맞습니다. ㅋㅋ
번역자는 유명한 장대익 교수인데 당시 넘 어린 나이에 번역한 듯 합니다. ^^

고양이라디오 2022-12-27 23:42   좋아요 0 | URL
북다이제스터님이 그렇게 말씀해주시니 감사합니다. 제가 느낀 게 틀린 건 아니었군요ㅎ 명성에 비해 별로였어요ㅋ

짜라투스트라 2022-12-27 23: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처음 읽었을 때는 아무 생각 없었는데, 요새는 이 책을 보면 이런 생각이 들어요. 이 책의 통섭은 과학의 영역이 다른 영역을 흡수하는 느낌의 통합이라고. 이건 동등한 의미의 통섭이 아니라 일종의 흡수 합병 느낌 아닌가요?^^;; 고양이라디오 님의 글을 보니 더욱 더 그런 생각이 강하게 드네요.ㅎㅎㅎ

고양이라디오 2022-12-27 23:45   좋아요 0 | URL
맞습니다ㅎ 흡수 합병하려는 야심찬 시도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