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평점 9.5

 감독 박찬욱

 출연 박해일, 탕웨이, 이정현, 박용우, 고경표, 김신영

 장르 멜로/로맨스, 드라마, 서스펜스



 평점 10 : 말이 필요없는 인생 최고의 영화

 평점 9.5: 9.5점 이상부터 인생영화

 평점 9 : 환상적. 주위에 강력히 추천하고 싶은 영화

 평점 8 : 재밌고 괜찮은 영화. 보길 잘한 영화.

 평점 7 : 나쁘진 않은 영화. 킬링타임용. 안 봤어도 무방한 영화.

 평점 6 : 아쉬움이 많이 남는 영화. 6점 이하부터 시간이 아까운 영화

 평점 5 : 영화를 다 보기 위해선 인내심이 필요한 영화. 

 평점 4~1 : 4점 이하부터는 보는 걸 말리고 싶은 영화



 박찬욱 감독 영화를 많이 봤지만 제겐 이 영화가 베스트입니다. <박쥐>, <친절한 금자씨>, <올드보이>, <복수는 나의 것>을 봤습니다. <아가씨>를 찾아보고 싶네요. 


(스포일러 약간 있습니다.)


 이번에 상을 받기도 했고 평소 탕웨이씨를 너무 좋아해서 이 영화는 꼭 보려고 생각했습니다. 기대이상이었습니다. 박찬욱 감독을 다시 보게 되는? 원래 피튀기는 작품이나 복수극을 좋아하시는 줄 알았는데 이런 고품격 정통 고전 로맨스까지 잘 만드시다니 놀랐습니다. 관객을 들었다 놨다 하는 수준도 장난이 아닙니다. 단조로울 수 있는 스토리를 꼬와서 예상치 못한 전개로 나아가네요. 디테일한 심리묘사와 소품 등의 활용도 너무 좋고요. 미장센도 너무 아름다웠습니다. 배우들의 연기도 너무 좋았습니다. 박해일씨 연기 좋고 탕웨이씨는 바라만 봐도 좋은데 연기까지 너무 잘해서 더욱 좋았습니다. 한국어로 연기할 때와 중국어를 쏟아낼 때의 그 격차. 너무 좋았습니다. 자신이 중국에서 밀항했던 상황을 묘사하는 연기 때 참 좋았습니다. 미장센은 박정민, 박해일씨의 옥상씬 미장센이 특히 기억에 남습니다. 속으로 '크~ 좋다.' 생각이 절로 들더군요. 


 재관람을 하고 싶은 작품입니다. 다시 보면 더 많은 것들을 더 자세히 볼 수 있을 거 같습니다. 


(아래 치명적 스포있습니다)


 영화를 보면서 '저런 게 진짜 사랑이지'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데 너무 치명적입니다. 자신의 목숨보다도 더 우선시 되는 사랑과 상대방. 마지막이 슬프고 안타까웠습니다. 로맨스는 비극으로 끝나야 아름답고 더 기억에 남는 걸까요? 로미오와 줄리엣처럼?


 영화를 보기 전에는 범죄스릴러인 줄 알고 봤습니다. 탕웨이가 범인인가 아닌가를 추리, 의심하면서요. 하지만 좀 더 보다보니 범죄스릴러의 탈을 쓴 정통 로맨스였습니다. 고전적이고 고풍스럽고 품격있는 로맨스. 탕웨이가 박해일을 사랑하는지 아닌지 고민하다 탕웨이의 진심을 알게 되니 '불쌍한 여인' 이라는 말이 공감이 갔습니다.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다른 사람들과 나누고 싶은 작품입니다. 


 탕웨이는 자살을 합니다. 그녀는 살인자입니다. 박해일은 자부심있는 형사입니다. 그녀는 자부심, 품위있는 그를 사랑합니다. 하지만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라 깨닫고 그의 기억 속에 평생 미결인 사건으로 남고 싶어서 자살을 선택합니다. 산에서 탕웨이는 자신의 마음을 고백하지만 박해일에게 거절당합니다.

 

 "왜 저는 이상한 남자들하고 결혼할까요? 당신이 저랑 결혼해주지 않아서 그런 걸까요?" 라고 탕웨이는 말합니다. 저는 이 말이 슬픈 프로포즈, 고백처럼 들렸습니다. 


 박해일도 그녀를 사랑합니다. 차라리 그녀가 산에서 자신을 밀어주길 원할 정도로요. 하지만 그는 아내가 있고 형사로서의 자부심이 있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마지막에 박해일의 아내는 바람을 핍니다. 관객을 더욱 안타깝게 하려는 감독의 의도일 거 같습니다. 이제 아내랑 이혼하고 둘이 잘 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스쳐가지만 탕웨이는 자살하고 맙니다. 



 당신이 사랑한다고 말할 때 당신의 사랑이 끝났고 당신의 사랑이 끝났을 때 내 사랑이 시작됐다.  

 

 영화 속에서 탕웨이는 박해일이 사랑한다고 말할 때 자신의 사랑이 시작되었다고 말합니다. 박해일은 내가 언제 사랑한다고 말했냐고 반문합니다. 저도 '언제 사랑한다고 했었나?' 속으로 기억을 되새겨 봤습니다. '사랑한다' 라고 말하지 않아도 '사랑한다' 고 말한 것일 수 있더군요. 이 부분도 특히 좋았습니다. 


 영화 속에서 박해일, 탕웨이 모두 헤어질 결심을 합니다. 박해일은 그녀를 사랑했지만 그녀가 살인범이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직업적 자부심과 양심을 포기하고 그녀의 살인을 묻어줍니다. 그리고 사랑을 포기합니다.


 탕웨이는 박해일을 지키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사람을 죽게 만듭니다. 박해일과 이루어질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헤어질 결심을 합니다.  



 이 외에도 소소하게 재밌는 장면, 대사들이 많았습니다.  

 


 p.s 코미디언 김신영씨가 출연해서 깜짝 놀랐습니다. 영화의 몰입이 깨졌습니다. 그런데 영화를 보고 찾아보니 제작진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박찬욱 감독이 강하게 주장해서 그녀를 출연 시켰다고 합니다. 봉준호 감독도 김신영씨가 뛰어난 배우라고 말했다고 하고요. 그녀의 연기는 좋았지만 영화의 몰입이 깨지는 것은 좀 아쉬웠습니다.   


댓글(11) 먼댓글(0) 좋아요(2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2022-07-05 20: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7-06 10: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나와같다면 2022-07-06 21:2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포스터 속 배우의 모습에서 영화 ‘연인‘의 양가휘와 제인마치가 떠올랐습니다

고양이라디오 2022-07-07 17:13   좋아요 2 | URL
<연인> 이동진씨 영화설명에서 본 거 같은데, 재밌을 거 같네요^^ㅎ

나와같다면 2022-08-08 18:5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1부에서 해준이 했던 말
˝저 폰은 바다에 버려요
깊은 데 빠트려서 아무도 못 찾게 해요˝이 말이 2부에서 곧 사랑해 라는 의미로 바뀌는 순간

저는 영화 박쥐의 마지막 장면하고도 대비되어 뭔가 극렬하게 상반되는 감정을 느꼈습니다

고양이라디오 2022-08-09 11:27   좋아요 1 | URL
<박쥐> 오래 전에 재밌게 봤는데 마지막 장면이 기억이 잘 안나네요. 찾아봐야겠습니다.

나와같다면 2022-08-09 20:48   좋아요 0 | URL
박쥐의 엔딩 장면은 떠오르는 햇빛을 맞으며 몸이 타서 소멸되는..

고양이라디오 2022-08-09 22:37   좋아요 1 | URL
아 말씀들으니 기억나네요. 엔딩장면^^

얄라알라 2022-08-09 01:0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여성신문에 올라온 ˝헤어질 결심˝리뷰를 읽으니 영화보는 완전 새로운 관점이다 싶었어요. 이래저래 ˝헤어질 결심˝을 1차 관람으로 끝낸 저는 아쉬움이 큽니다. 얕게 보고 나온 것 같아서

고양이라디오 2022-08-09 11:28   좋아요 0 | URL
저 2차 관람했어요! 2차 관람하니 1차 관람할 때 보다 더 좋더라고요^^!

아직 상영중이던데 아쉬우면 2차 관람 하세요ㅎㅎb

고양이라디오 2022-08-09 11:43   좋아요 0 | URL
여성신문에 올라온 ˝헤어질 결심˝ 리뷰를 봤어요... 새로운 관점인 건 맞는데 영화를 저런 식으로 보면 참 아쉬울 거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