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평점 7.5
감독 프랭크 다라본트
출연 토마스 제인, 마샤 게이 하든, 로릴 홀든, 안드레 브라우퍼, 토비 존스
장르 공포, SF, 스릴러, 드라마
과거에 재밌게 봤던 영화이다. 다시보니 예전만큼 재밌진 않았다. 약간 개연성도 떨어지고 등장인물들도 답답하고. 다시 보기에는 별로지만 한 번은 볼만한 영화이다. 특히 공포 영화로서도 훌륭하다.
스티븐 킹 원작소설에 프랭크 다라본트 감독의 만남이다. 둘은 이미 <쇼생크 탈출>, <그린 마일>로 만난 적이 있다. <미스트>가 세번째 만남이었다. 모두 좋은 영화이니 추천드린다.
(아래부터 스포일러 있습니다. 결말 스포일러도 있으니 주의하세요!)
이 영화는 믿음에 관한 영화같다. 정체불명의 안개가 도시를 덮은 상황. 증거는 부족하고 무엇을 믿어야 할지 알 수 없다. 사람들은 각기 자신이 믿고 싶은 것을 믿는다. 안개는 별거 아니니 마트 밖으로 나가는 사람들. 안개 속에 위험이 있으니 절대 나가면 안된다는 사람들. 안개는 신의 뜻을 거역해서 생긴 신의 분노라고 말하는 광신도까지. 가장 이성적으로 행동하던 사람들조차 자신들의 시나리오를 믿어 버렸다. 차를 타고 안개 밖으로 도망치려 했지만 기름이 바닥난다. 안개 밖은 정체모를 생명체들이 있고 희망이 없는 상황이다. 다섯 명이 남았지만 총알은 4발 남았다. 아무런 희망이 없는 상황이라 믿고 모두 죽음을 받아들인다. 주인공은 자신의 아들까지 죽이며 남은 사람들의 생을 끊는다. 홀로 남은 주인공은 절규한다. 죽으려고 안개 밖으로 나간다. 하지만 안개 속에서 등장한 것은 괴물이 아닌 군대와 군인, 그리고 생존자들이었다.
요즘 내 화두는 믿음과 사실이다. 인간은 쉽게 믿는다. 어쩔 수 없다. 믿는 행위은 인간의 유전자에 새겨진 본성이다. 어린 시절 부모의 말을 잘 믿는 아이들은 살아남기 유리하다. 불 가까이가면 위험해. 높은 데 올라가면 위험해. 아무거나 입에 갖다대면 위험해 등등. 하지만 이런 인간의 믿기 본능은 착오를 일으킨다. 잘못된 믿음으로 인한 수많은 폐해는 일일이 말할 수 없이 많다. 근거없는 믿음을 조심해야한다. 데카르트가 모든 것을 의심하고 자명한 사실을 탐구했던 심정이 이해가 간다. 나도 앞으로 사실과 믿음을 신중히 구별해야겠다.
그나저나 요즘 추리소설이 읽고 싶다. 스릴러 장르나 추리소설이 땡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