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켈란젤로의 삶은 수도사를 방불케 했다. 어마어마한 부와 명예를 얻은 뒤에도 그는 하루에 빵 한 쪽과 포도주 한 병으로 연명했다. 좀처럼 씻지 않았으며 신발을 신은 채 자는 게 예삿일이었다. 그는 우정과 연애를 포기한 채 오로지 예술을 위해 살았다.

 유진이 에스프레소를 석 잔째 홀짝거리며 말한다. "돈은, 진짜 돈은, 돈의 소유는 그에게 의미가 없었습니다. 미켈란젤로는 돈에 관심이 없었어요. 그가 죽은 뒤 침대 밑에서 상자가 발견되었는데 거기에 피렌체를 살 만큼의 현금이 들어 있었죠." (중략)

 사실, 개인적 천재와 개인적 부의 관계에 대한 최고의 지침은 아굴의 잠언이다. "나를 가난하게도 부유하게도 마옵소서." 역사를 통틀어 절대다수의 천재가 중류층과 중상류층 출신이었다. 그들이 가진 돈은 열정을 좇기에는 충분했지만 현실에 안주하기에는 부족했다. -p165-166


 흥미로운 이야기라 소개해봅니다. 예술가나 천재라고 해서 꼭 미켈란젤로같이 수도승처럼 사는 것은 아닙니다. 모짜르트는 돈을 벌기 위해 작곡했습니다. 




 흄은 젊은 나이에 이미 최고의 저작을 써냈다. <인간 본성에 관한 논고>를 썼을 때 아직 이십대였다. 흄이 훗날 "인쇄기에서 사산되었다"라고 회고할 정도로 이 책은 실패작이었다. 하지만 젊은 철학자 흄은 여느 천재가 그렇듯 잉글랜드 안팎에서 금세 이름을 날렸다. 오늘날 <논고>는 가장 위대한 철학서로 손꼽힌다. -p240 


 흄은 제가 좋아하는 철학자이고 그의 철학을 좋아하는 그의 저서는 아직 본 적이 없습니다. 여기저기서 조금씩 주워들은 정도입니다. <인간 본성에 관한 논고> 이번에 구입해서 꼭 읽어보겠습니다.


 














 <인간 본성에 관한 논고>는 3부작으로 되어있습니다. <오성에 관하여>, <정념에 관하여>, <도덕에 관하여>



  천재들에게는 사랑을 주지 않는 부모가 늘 하나 있는데, 둘 다 그럴 대도 있다. 천재성은 정서적 위안의 결여에서 자라며, 이를 좋은 식으로든 나쁜 식으로든 벌충한다. 미국의 극작가 고어 비달의 말처럼 "부모에 대한 증오는 폭군 이반을 만들 수도 헤밍웨이를 만들 수도 있다. 하지만 헌신적인 부모에게 사랑으로 보호받은 사람은 결코 예술가가 될 수 없다." 

-p307


 물론 반례도 있겠지만 어느 정도 그럴듯한 이야기입니다.




 왜 역사책에는 여성 천재가 그렇게나 전무할까? 이유는 간단하다. 최근까지 대부분의 세상이 이를 용납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정확히 우리가 원하고 우리에게 걸맞은 천재를 가진다. 창조적 천재의 형성에 환경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강조하는 뭔가가 있다면, 바로 만신전에 여성이 확연히 적다는 것이다. 역사적으로 여성은 창조적 탁월함에 필요한 자원 그러니까 멘토, (내적 및 외적)보상, 후원, 청중을 얻지 못했다. 대부분의 천재가 주목받을 만한 업적을 처음으로 내놓는 이십대에 여자들은 아이 양육과 집안일에 시달렸다. 프루스트처럼 코르크로 방음한 작업실에 틀어박힐 수도 없었고 볼테르처럼 음식이 들어올 때만 문을 열수도 없었다. 

 로마에는 '책이냐 아이냐' 라는 속담이 있었다. 역사를 통틀어 여성에게는 이러한 선택이 허용되지 않았다. 물론 마리 퀴리를 비롯한 예외도 있었지만 노벨상을 두 차례 수상한 퀴리는 안타깝게도 규칙을 입증하는 예외다.

 여자들에게 기회가 있었다면 이는 반드시 예외적 환경 덕분이었다. 의학물리학자이자 노벨상 수상자 로절린 얠로는 미국이 제2차 세계대전에 참전한 직후인 1941년 일리노이 대학원에 입학이 허가되었을 때 자신이 두번째 여성 입학생이었다고 술회한다. (첫번째 여성은 1917년 입학했다.) 그녀는 농담조로 말했다. "남자들이 전쟁을 해야 했기에 제가 대학원에 들어갈 수 있었어요." -p368 


 훌륭한 분석입니다. 우리는 정확히 우리가 원하고 우리에게 걸맞은 천재를 가집니다. 최근까지 대부분의 세상에서는 여성 천재를 용납하지 않았습니다. 여성 천재가 탄생할 수 있는 환경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앞으로는 점점 더 많은 여성 천재들이 등장해 세상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어 줄 것입니다.




 방금 <오성에 관하여>를 주문했습니다. 오랜만에 책을 주문하고 가슴이 뛰네요. 흄의 저작을 예전부터 읽어보고 싶었는데 드디어 읽어볼 수 있겠네요. 내일이 기다려집니다. 다음 달 초에는 <바가바드 기타>를 주문해서 읽어보려고 합니다. 읽고 싶은 책들은 미루지 말고 생각날 때 바로바로 사서 읽어야겠습니다. 어떤 이는 인도가 인류에게 준 최고의 선물로 <우파니샤드>, <바가바드 기타>를 꼽았다고 합니다. 

















 <천재의 발상지를 찾아서> 떠난 여행이 끝났습니다. 우리는 언제든지 천재가 남긴 책이나 예술작품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하늘에서 뚝하고 떨어진 천재는 없었습니다. 천재들에게도 스승, 멘토, 영감을 주는 책이나 존재들은 항상 있었습니다. 천재는 관계 속에서 탄생합니다. 모짜르트에게는 바이든이 있었습니다. 뉴턴 역시 이렇게 말했습니다. "나는 거인들의 어깨 위에서서 내다본 거 뿐이다."


 천재가 어디서 어떻게 탄생했는지를 알아보았습니다. 이제는 천재들을 만나볼 차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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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붕툐툐 2021-08-30 22:2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우파니샤드랑 바가바드기타 읽어보고 싶어요. 그런지 꽤 되었는데도 아직도 못 읽는게 문제네용~ 고양이라디오님 리뷰 쓰시는 것 보고 시기를 결정해야겠습니다.ㅎㅎ
미켈란젤로 이야기 흥미로웠어요!

고양이라디오 2021-08-31 09:34   좋아요 0 | URL
<우파니샤드>, <바가바드기타> 제가 꼭 읽어보고 리뷰남기겠습니다!

북다이제스터 2021-09-01 19: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흄을 젤 좋아합니다.
반면 칸트는 흄을 반박하기 위해 거의 평생을 받쳤다고 들었습니다.
그래서 전 며칠 전 칸트 책을 구매했습니다.
과연 칸트가 흄을 극복했을지 의문이 들지만, 그럴수록 그를 더 잘 알아야 하겠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

즐거운 독서 되세요. ^^

고양이라디오 2021-09-02 10:24   좋아요 0 | URL
오오오오~~ 북다이제스터님 흄을 젤 좋아하시는군요!!!

즐독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