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모임에서 회원 분이 이 책 소개를 해주셨다. 그 회원 분이 마음에 들었고 책도 다시 읽어보고 싶어졌다. 대학교 때 이 책을 읽었었다. 그 때는 큰 감흥이 없었다. 읽다가 뒷 부분을 읽지 않았다.
다시 이 책을 읽었을 때는 책을 손에서 때기가 힘들었다. 몰입해서 읽었다. 저자의 목소리가 귀에 박히는 거 같았다. 그 수용소 상황이 그려졌다. 나는 수용소에 있었고 삶의 중대한 선택들을 내려야했다. 내가 죽을 것인가 살기 위해 남을 죽일 것인가.
아우슈비츠 수용소 이야기는 언제 읽어도 충격적이다. 인간이 인간에게 이토록 잔인할 수 있다니. 그것인 과연 시스템의 문제였을까? 아니면 인간 내부의 악이었을까?
즉 산다는 것은 곧 시련을 감내하는 것이며, 살아남기 위해서는 그 시련 속에서 어떤 의미를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p19
전에는 몰랐다. 생은 고통이라는 것을. 불교에서 그토록 부르짖었건만 고통에 눈 감고 쾌락만을 쫓았다. 하지만 살면서 알게되었다. 생은 고통이라는 것을. 앞으로도 수많은 고통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는 것을. 나를 행복하게 하는 것이 나를 가가장 고통스럽게 할 수 있다는 것을 예전에는 몰랐다. 산다는 것은 시련을 감내하는 것이다. 시련을 감내하기 위해서는 그 시련을 감내할 수 있는 의미가 있어야 한다.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하기 싫은 일을 한다던가. 자녀들을 위해 힘든 결혼생활을 이겨낸다던가. 희생의 의미를 알게되면 시련은 멈춘다.
"어떤 의미에서 시련은 그것의 의미 - 희생의 의미 같은 - 를 알게되는 순간 시련이기를 멈춘다고 할 수 있다." -p187
"감정, 고통스러운 감정은 우리가 그것을 명확하고 확실하게 묘사하는 바로 순간에 고통이기를 멈춘다." -p133
위 글은 스피노자의 <윤리학>에 나온 구절이다. 자신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것, 불교나 명상에서 중요시하는 것이다. 항상 감정에 치우치지 않도록 노력해야겠다. 최근에도 감정을 억누른 경험들이 많이 있다. 감정적으로 대처하지 않아서 다행인 경우가 많다. 감정은 종종 우리 눈을 가리고 멀게 한다.
"인생을 두번째로 살고 있는 것처럼 살아라. 그리고 지금 당신이 막 하려고 하는 행동이 첫번째 인생에서 이미 그릇되게 했던 바로 그 행동이라고 생각하라." -p182
위는 로고테라피의 행동강령이다. 책임감을 자극하기에 좋은 말이다. 마음에 깊이 새겨두고 싶다.
사람이 자기 자신을 잊으면 잊을수록 - 스스로 봉사할 이유를 찾거나 누군가에게 사랑을 주는 것을 통해 - 그는 더 인간다워지며, 자기 자신을 더 잘 실현시킬 수 있게 된다. 소위 자아실현이라는 목표는 실현시킬 수 있는 것이 절대로 아니다. 자아실현을 갈구하면 할수록 더욱 더 그 목표에 이르지 못하게 된다는 단순한 이유 때문이다. 다른 말로 하자면 자아실현은 자아초월의 부수적인 결과로서만 얻어진다는 말이다. -p183~184
중요한 것을 깨닫게 해주는 구절이다. 자신만을 사랑하고 자아에 집착할수록 오히려 자아실현에서 멀어진다. 보다 크고 숭고한 것에 자기자신을 맡기면 즉 자아를 초월하게 되면 부수적인 결과로 자아실현에 이르게 된다. 위인들의 삶의 방식이 떠오른다. 내가 훌륭하다고 생각하는 분들 그 분들의 모습이 떠오른다.
로고테라피에 의하면 우리는 삶의 의미를 세 가지 방식으로 찾을 수 있다. 1) 무엇인가를 창조하거나 어떤 일을 함으로써 2) 어떤 일을 경험하거나 어떤 사람을 만남으로써 그리고 3) 피할 수 없는 시련에 대해 어떤 태도를 취하기로 결정함으로써 삶의 의미에 다가갈 수 있다. (중략) 삶에서 의미를 찾아내는 두번째 방법은 어떤 것 -선이나 진리, 아름다움- 을 체험하는 것, 자연과 문화를 체험하거나(마지막이지만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다른 사람을 유일한 존재로 체험하는 것, 즉 그 사람을 사랑하는 것을 말한다. -p184
삶의 의미를 찾아야한다. 왜냐하면 삶의 의미란 없기 때문이다. 모두에게 공통된 삶의 의미 따위는 없다. 자신만의 삶의 의미를 적극적으로 찾고 추구해야 한다. <죽음의 수용소에서>는 삶의 의미를 깨닫게 해주는 책이었다.
예전에 읽었던 책을 다시 읽는 것은 좋은 행위이다. 예전에는 미처 몰랐던 것들을 다시 읽었을 때 알 수 있다. 예전에는 평범하게 다가왔던 책들이 이제는 중요한 의미를 지닌 책들로 다가온다. <죽음의 수용소에서>는 살면서 계속해서 읽을 책들 중 하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