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키의 신간이 나왔다. 나는 하루키의 신간이 나오면 설레는 마음으로 구입한다. 하루키는 나의 기대를 저버린 적이 (아마 거의) 없다.

 

 하루키는 이를 '신용거래' 라는 말로 표현한다. 작가와 독자는 결국은 신용거래를 한다. 내가 하루키에 대해 가지고 있는 신용은 어마어마하다. 그가 요리책을 쓰든, 자동차나 야구에 관해 쓰든 나는 상관하지 않고 구입할 것이다.  

 

 이 책은 최근작 <기사단장 이야기>의 이야기가 많이 담겨 있는 인터뷰집이다. 작가 가와카미 미에코(이름이 어려워서 자꾸 다시 찾아보게 된다)씨의 인터뷰가 좋았다. 때론 집요하고 핵심을 파고드는 질문 덕분에 좋은 책이 나왔다.

 

 

 하루키씨는 소설에서 문체, 문장을 가장 중요시여기는 작가다. 나는 그것을 이제야 알게 되었다. 그리고 깨달았다. 내가 하루키를 가장 좋아하는 이유는 문체, 문장에 있다는 것을.

 

 하루키에 대해 많이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나에게도 새로운 하루키씨의 모습과 생각을 많이 발견할 수 있는 책이었다. 하루키씨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좋은 책 많이 많이 부탁드려요!

 

 

 

 

 

 

 

 

 

 

 

 

 

 

 

 

 

 무라카미 하루키 씨가 인터뷰에서 꼽은 올 타임 베스트 단편소설 중 하나는 레이먼드 카버의 <너무나 많은 물이 집 가까이에>였습니다. 저도 읽어보고 싶어서 어느 단편집에 수록되어 있나 찾아봤더니 <사랑을 말할 때 우리가 이야기하는 것>에 수록되어 있습니다. 안타까운 사실은 저도 이 책을 읽었다는 것입니다. 아쉽게도 <너무나 많은 물이 집 가까이에>라는 단편소설은 잘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다시 찾아보고 싶습니다. 사실 이 책은 영화 <버드맨>을 재밌게 보고 구입해서 읽은 책입니다. 그당시에 소설의 내용도 잘 이해못하고 굉장히 어렵게 느껴졌습니다. <별것 아닌 것 같지만, 도움이 되는>, <대성당>은 하루키씨가 손꼽는 단편소설이니 만큼 다시 읽어보고 싶습니다. <별것 아닌 것 같지만, 도움이 되는>는 <풋내기들>에 <대성당>은 <대성당>에 수록되어 있습니다.

 

 

 

 

 

 

 

 

 

 

 

 

 

 

 

 

 

 -(가와카미 미에코) 그렇다면 호오를 떠나, 너무 평가가 낮은 것을 언급하는 글은 필요하다고 생각하세요?

 

무라카미 필요하죠, 물론. 그러나 그럴 때는 일종의 유머감각이 필요합니다. 너그러움이랄까, 능란하게 한마디 슥 찌르고 지나갈만한 여유가 있어야 해요. 어깨를 쿵 부딪치면 안 됩니다.

 

- 결국 그것도 '문장' 으로 수렴되는 문제군요.

 

무라카미 네, 정말 그렇죠. 

 

 

 위 글을 읽으면서 반성했습니다. 예전에 서평도서를 읽고 신랄한 비평 글을 쓴 적이 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니 제가 감히... 부끄럽습니다. 하지만 그 때는 '한 명의 독자로서 당당히 의견을 밝혀야한다.' 라던가 '쓴 약이지만 작가 분에게도 도움이 될 것이다.'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무라카미 씨의 표현대로 너그러움 따위는 없이 어깨를 쿵 하고 부딪쳤던 것입니다. 작가 분이 제 글을 읽고 댓글을 남기셨습니다. 부끄럽습니다.

 

 저도 가끔 필요이상으로 책이나 영화에 비판 글을 쓸 때가 있습니다. 다른 피해자를 막아야한다는 생각도 있지만 솔직히 기본적으로 무언가를 신나게 까대면서 일종의 쾌락을 느낀 것은 아닌가 반성해봅니다. 그 사람의 면전에서 할 수 없는 비판은 앞으로 글로도 쓰지 않아야겠습니다. 하루키씨 감사합니다! 제게 귀중한 것을 깨우쳐 주셨습니다.

 

 

무라카미 일단 내 안에 담갔다 건져서 이야기의 일부로 변경한 형태라면 현실의 사건을 픽션에 가져올 수도 있지만, 날것의 메시지를 담아내기란 힘듭니다. 저는 그러고 싶지 않아요. 설사 전세계의 문학상을 탈 수 있을지라도(웃음).

 

-(가와카미 미에코) 그것이 무라카미 하루키라는 작가가 가진 하나의 윤리라고도 할 수 있겠네요.  

 

무라카미 결국 말이죠. 소설에 직접적인 형태로 써넣으면 동기가 어쨌든 사건을 겪은 사람들은 소설적으로 이용하는 셈입니다. 가슴 아픈 일을 당한 사람들을 픽션의 형태로 이용하고 싶지 않아요. 그런 큰 사건뿐 아니라 일상생활도 마찬가지고요. -p348

 

 윗 글은 무라카미 하루키라는 작가가 가진 윤리관을 보여준다. 나는 물론 무라카미 하루키의 윤리관만 옳고 다른 윤리관은 틀리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아마도 내가 하루키씨를 좋아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에게는 그 만의 정직함과 완고함이 있다. 설령 그것이 틀리다고 해도(틀리지 않겠지만) 그는 그것을 고집하고 지킨다.  

 

 

 

p.s 죄송합니다. 글이 일관성 없게도 반말과 존댓말이 섞여있네요. 바꾸기엔 폼이 많이 들 거 같아서 그대로 둡니다. 저의 태만을 용서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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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18-08-16 01: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너그러움이랄까, 능란하게 한마디 슥 찌르고 지나갈만한 여유가 있어야 해요. 어깨를 쿵 부딪치면 안 됩니다.˝
- 그렇게 하는 거군요. 어디에 적어 놔야 할 것 같습니다.

하루키 작가에 대해 신뢰를 느낄 때가 있어요. 고양이를 키우며 쓴 에세이가 특히 그렇더군요. 따뜻한 인간미가 느껴졌어요.

고양이라디오 2018-08-16 15:55   좋아요 0 | URL
네, 저렇게 했어야 하는데 몰랐네요ㅠ 잔뜩 힘이 들어가서 어깨를 부딪히고 다녔다는... 부끄럽습니다.

따뜻한 인간미^^ 동의합니다.

stella.K 2018-08-16 12: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책을 사야할지 말아야 할지 망설여집니다.
예전에 나왔던 책들과 비슷할 것 같아서...
그래도 땡기긴 합니다.ㅎ

고양이라디오 2018-08-16 15:54   좋아요 1 | URL
인터뷰어가 좀 더 깊숙히 파고들어가는 느낌이 있습니다ㅎ 저는 좋았다는 말 밖에는...ㅎ

저는 새로운 발견도 하고 하루키씨의 작품세계를 좀 더 이해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