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파란 세이버 5 - 날고 싶은 소년의 자전거 성장 드라마
박흥용 글.그림 / 바다출판사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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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3.11.25.

만화책시렁 360


《내 파란 세이버 5》

 박흥용

 바다그림판

 2007.7.16.



  노름(도박)은 노름입니다. 꽃짝(화투)을 쥐든, 손가락으로 꼽든, 쇠돈(동전)을 굴리든, 노름이면 노름입니다. 두바퀴는 두바퀴입니다. 어린이가 타든, 할머니가 타든, 새벽에 새뜸을 나르려고 타든, 쌀이나 짐을 실어 옮기든, 두바퀴는 두바퀴입니다. 《내 파란 세이버 5》을 되읽는데, 이 그림꽃은 두바퀴가 나오기는 해도 두바퀴 이야기라기보다 노름 이야기로만 보입니다. 2000년을 앞두고 처음 나오던 무렵에도 ‘두바퀴가 나오기는 해도 그저 노름’에 휩쓸리는 물결을 보여줄 뿐이라고 느꼈어요. 노름은 돈겨룸이면서 싸움판입니다. 노름을 하기에 그릇되거나 틀려먹거나 나쁘다는 뜻이 아닙니다. 노름이란, 돈을 걸면서 마음을 스스로 갉는 굴레로 뻗는다는 뜻입니다. 노름에 빠지면 노름 아니고는 눈에 뵈지 않습니다. 노름판에서 누가 나비를 보겠어요? 노름꾼 가운데 누가 들꽃내음을 맡겠어요? 노름을 하며 싸우는 이들이 아이를 사랑으로 낳아 돌보는 길을 갈까요? 《내 파란 세이버》를 ‘성장만화’로 여기는 목소리도 있습니다만, 푸름이(고등학생)가 나온대서 ‘자람길’을 다루지는 않습니다. 그저 총칼나라(독재정치) 한복판에서도 삶·살림·사랑이 아닌 돈·노름·싸움에 스스로 말려들던 우리 민낯을 보여줄 뿐입니다.


ㅅㄴㄹ


“내 죽은 다리랑 너무 비교되잖아. 저놈은, 그 거지가 자기 때문에 죽었다는 사실이 너무 두렵고 무서워서.” (72쪽)


‘삼 일 후면, 가설 벨로드롬에서의 한 판! 흐, 도박사들 들썩하겠네.’ (252쪽)


“저 늙은 여우는 경기도 출신이다. 그 광대 같은 유니폼을 입고 이 영동 바닥을 어슬렁거려야 할 이유가 없다구.” (305쪽)


+


《내 파란 세이버 5》(박흥용, 바다그림판, 2007)


삼 일 후면

→ 사흘 뒤면

252쪽


도박사들 들썩하겠네

→ 노름꾼들 들썩하겠네

→ 내기바치 들썩하겠네

252쪽


부조금 보내 줄게

→ 꽃돈 보내 줄게

→ 돈 보내 줄게

326쪽


이 교각이 유명해진까 공사 관계자들이 부랴부랴 상판을 올려 다리를 완공했어요

→ 이 다릿발이 얄려진까 일꾼들이 부랴부랴 굄판을 올려 다리를 매듭지었어요

341쪽


뽀록 날 뻔 했잖아

→ 들통날 뻔했잖아

→ 들킬 뻔했잖아

→ 드러날 뻔했잖아

→ 걸릴 뻔했잖아

→ 잡힐 뻔했잖아

347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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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 유교수의 생활 20
야마시타 카즈미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03년 7월
평점 :
절판


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3.11.23.

책으로 삶읽기 867


《천재 유교수의 생활 20》

 야마시타 카즈미

 신현숙 옮김

 학산문화사

 2003.7.25.



《천재 유교수의 생활 20》(야마시타 카즈미/서현아 옮김, 학산문화사, 2003)을 돌아본다. 싸움을 일으켰고, 싸움을 일으키며 외톨이(전쟁고아)가 숱하게 생겼고, 이웃나라도 제 나라도 망가뜨린 일본이 어떤 민낯인지 드러내면서, 이 바보스런 일본을 갈아엎는 길이란 ‘새로 스스로 배우기’라는 대목을 차분히 풀어내는 줄거리이다. 언제나 어디서나 매한가지이다. 마침종이(졸업장)를 거머쥐는 학교교육이 아닌, 살림살이를 손수 지으면서 삶을 사랑으로 노래할 줄 알도록 가르치고 배우는 새길일 적에 비로소 깨어난다. 마침종이 따위는 있어야 할 까닭이 없다. 먼먼 옛날부터 어떤 흙지기도 마침종이나 솜씨종이(자격증)로 흙을 일구지 않았고, 아이를 낳지 않았고, 이야기로 아이들을 가르치지 않았다. 언제나 손수짓기에 살림짓기에 사랑짓기로 보금자리를 돌보면서 아이들을 품었다. 우리나라 ‘배움돈(교육예산)’이 얼마나 어마어마한지 헤아려 보자. 어마어마하게 돈을 퍼붓지만, 막상 잘못이며 말썽이며 저지레를 일삼는 무리가 수두룩하다. 좀 배웠다는 이들이 일삼는 막말은 끝이 없다. 마침종이·솜씨종이에 얽매인 나라는 죽음벼랑으로 치달릴 수밖에 없다. 이제라도 ‘졸업장 없는 학교’로 바꾸어야 하지 않을까?


ㅅㄴㄹ


“난 어젯밤에 잠도 못 잤어. 그런 말을 들어 보긴 난생 처음이거든.” (11쪽)


“신문기사는 전쟁 중과 전쟁 후가 어이없을 만큼 달라져 있어. 기사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선 안 돼. 매일 읽으면서 의문점을 찾아와. 나도 같이 생각할 테니까.” (14쪽)


“꼬마야, 이런 빗속에서 뭘 하고 있지?” “수업.” “벌을 서고 있는 거니?” “아니야, 수업이야.” (20쪽)


“쉽게 찾을 수 있다면 그런 쉬운 인생은 난 싫어. 저 사람은 머리가 너무 좋아서 그걸 모르는 거야.” (52쪽)


“거기서 어떤 발견이 있나?” “왜 꼭 발견을 해야 하죠? 결과만 알면 그만이지. 지금 제가 이 자리에 이렇게 있을 수 있는 것도 전부 천황폐하 덕분입니다. 폐하의 존의대로 충실하게 살다 보면, 언젠가는 훌륭한 인간이 될 수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70쪽)


#山下和美 #天才柳沢教授の生活


+


별채가 싫으면 밖에서 자든가

→ 곁채가 싫으면 밖에서 자든가

→ 뒷채가 싫으면 밖에서 자든가

8쪽


그 동물을 조교시키는 것이 교육이야

→ 이 짐승을 끌어가야 가르침이야

→ 이 짐승을 다스려야 가르침이야

32쪽


마치 자석에 달라붙는 철가루 같은 국민성

→ 마치 붙쇠에 달라붙는 쇳가루 같은 넋

40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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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니스의 황금새 4 - 시프트코믹스
하타 카즈키 지음 / YNK MEDIA(만화)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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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3.11.19.

책으로 삶읽기 862


《카이니스의 황금새 4》

 하타 카즈키

 이주엽 옮김

 YNK MEDIA

 2023.10.15.



《카이니스의 황금새 4》(하타 카즈키/이주엽 옮김, YNK MEDIA, 2023)을 덮는다. 넉걸음으로 단출히 매듭짓는구나. 여태 이은 줄거리를 본다면 넉걸음은 짧다. 일고여덟걸음쯤까지 느긋하게 펼치면 한결 나았으리라 본다. 넉걸음에서 허둥지둥 마무리하려고 갑작스럽게 이 얘기 저 줄거리 끌어다가 붙였더라. 하루아침에 줄줄이 모든 응어리가 풀리고, 일도 벗도 글도 살림도 모조리 환하게 끝난다. 이런 얼거리가 나쁘지는 않으나, 다 다른 사람들이 다 다른 자리에서 한동안 엇갈릴 수밖에 없되, 조금씩 눈을 틔우고 마음을 열면서 스스로 바꾸어 가는 길을 못 담았구나 싶더라. 더 넓고 깊게 짚을 만한 줄거리를 어영부영 틀어막은 셈이랄까. 이러다 보니, 그림꽃에 나오는 사람들 생김새까지 그만 엇비슷하게 담더라. 왜 이 사람들 모습이 난데없이 비슷비슷하게 뭉쳤나 싶어 어리둥절하기까지 했다. 아무튼, 이 그림꽃은, 글은 ‘글쓴이 이름(성별·재산·학력·경력 따위)’이 아니라 ‘글쓴이 마음’으로 읽을 뿐이라는 뜻을 짚으려고 했다. 오늘날에는 순이돌이 누구나 글을 마음껏 쓸 수 있다. 그런데 오히려 오늘날에는 ‘누구나 쓸 수 있’되 ‘또다른 글담(문단권력)’이 새로 생겼다. 예전에는 어리석은 웃사내끼리 글담을 쌓았다면, 요새는 그만 순이돌이 모두 끼리끼리 글담을 쌓는다. 우리는 언제쯤 빛날개를 펴려나?


ㅅㄴㄹ


“그치만 내 마음도 자라나고 있다는 거야. 그걸 알게 되어서 난 기뻐.” (92쪽)


“사람들의 태도도 미세하게 달라져요. 그게 좋다거나 나쁘다는 게 아니에요. 그치만, 항상 걸어다니던 길이 왠지 달라 보이는 건, 길 탓이 아니라 제 탓이겠지만요.” (125쪽)


“자기 손이 닿는 범위에서 생각해 보면 어떨까? 너무 작은가.” (138쪽)


#カイニスの金の鳥 #秦和生


+


마차를 멈췄던 예의 장소까지 데려다주자고

→ 말달구지 멈춘 그곳까지 데려다주자고

→ 말수레를 멈춘 거기까지 데려다주가고

23쪽


저기는 뭘 하는 건가요

→ 저기는 뭘 하나요

→ 저기는 뭘 하는가요

46쪽


온다는 걸 들은 건 저였습니다

→ 온다는 말은 제가 들었습니다

→ 온다고는 제가 들었습니다

49쪽


가정교사에게 회초리로 맞았고

→ 길잡이한테 회초리로 맞았고

→ 집길잡이한테 회초리로 맞았고

51쪽


상대를 지저인이라고 생각하렴

→ 그들을 땅사람이라고 여기렴

→ 저쪽을 밑사람이라고 보렴

51쪽


예측할 수 있지 않겠니

→ 어림할 수 있지 않겠니

→ 내다볼 수 있지 않겠니

→ 짚을 수 있지 않겠니

53쪽


관찰기라도 써서 팔겠다고

→ 돌아봄글을 써서 팔겠다고

→ 봄빛글을 써서 팔겠다고

61쪽


두 분 다 대등한 관계라서

→ 두 분 다 나란한 사이라서

→ 두 분이 어깨동무라서

63쪽


나를 한 사람의 인간으로 제대로 봐주고 있으니까

→ 나를 사람으로 제대로 봐주니까

→ 나를 제대로 봐주니까

70쪽


격한 목소리를 내다니

→ 버럭 목소리를 내다니

→ 발칵 목소리를 내다니

→ 불같은 소리를 내다니

79쪽


그치만 내 마음도 자라나고 있다는 거야. 그걸 알게 되어서 난 기뻐

→ 그치만 내 마음도 자라나. 이제 알아서 기뻐

→ 그치만 나도 마음이 자라. 이제 알아서 기뻐

92쪽


나는 강제송환인가

→ 나는 끌려가나

→ 나는 붙들리나

→ 나를 돌려보내나

96쪽


저였어도 똑같이 대하셨을 것 같나요

→ 저였어도 똑같으셨을까요

→ 저였어도 똑같이 마주하셨을까요

111쪽


이 이상 제 귀중한 시간을 뺏는다면 추가 요금을 청구할 거예요

→ 이보다 제 값진 하루를 뺏는다면 곱돈을 매길래요

→ 제 꽃같은 틈을 더 뺏는다면 돈을 더 받겠어요

146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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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홉살인생
이희재 지음 / 청년사 / 2004년 3월
평점 :
품절


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3.11.16.

만화책시렁 591


《아홉살 인생》

 위기철 글

 이희재 그림

 청년사

 2004.3.3.



  나이를 먹은 이들은 아직 나이가 적은 이를 얕보거나 낮보기 일쑤입니다. 그런데 제아무리 나이를 많이 먹었다 하더라도, 모든 사람은 처음에 엄마랑 아빠가 짝을 맺어 하나로 모인 씨앗으로 태어납니다. 젖먹이로 크고서 아이로 뛰논 나날을 거치지 않고서야 어른이란 몸을 이루지 않아요. 모름지기 스스로 어른으로 일컬으려면, 나이가 적은 사람을 헤아릴 뿐 아니라 아낄 줄 알아야지요. 마치 다 안다는 듯이 구는 이는 어른이 아닙니다. 다 다른 어린이가 다 다르게 꿈꾸면서 사랑을 밝히는 길을 새롭게 짓는 줄 어린이한테서 배우는 매무새라면 어른스럽습니다. 《아홉살 인생》은 두고두고 새옷을 입고 나왔습니다. 이제는 아스라할 수 있는 매우 가난한 마을에서 ‘어른 아닌 꼰대’ 주먹질에 허덕이면서도 마음빛을 곱게 건사하려는 아홉 살 아이가 열 살로 거듭나는 하루를 보여줘요. 이 아이는 어떻게 마음결을 다스릴까요? 어머니가 어질고, 아버지도 천천히 철들어 가면서 아이한테 사랑을 온몸으로 보여주거든요. 그러면 왜 둘레에 철없는 ‘어른 아닌 꼰대’가 수두룩할까요? 그이들은 어릴 적부터 어떤 사랑을 받았는지 잊었거나, 사랑보다 돈·힘·이름을 바라거나 좇는 탓입니다. 알아가는 아홉 살을 건너면, 철빛을 여는 열 살입니다.


ㅅㄴ


“여민아, 엄마는 네가 있으니 아무것도 두렵지 않아. 어느 누가 엄마에게 외눈이라고 놀려도 엄마는 아무렇지 않아. 여민이가 내 곁에 있는 한 엄마는 열 개 스무 개의 눈을 가진 사람보다 이 세상을 훤히 볼 수 있어.” (66쪽)


“싸우지 않으면 무슨 재미로 사냐고? 싸움만큼 재미있는 게 어디 있어? 우리 삼촌만 해도 싸움은 끝내줬다. 월남에서 베트콩들을 두두두두! 띵야 띵야 띵야!” “베트콩이 뭐야?” “킥킥킥, 너 아무것도 모르는 바보구나. 베트콩은 우리가 마구 죽여도 되는 나쁜 놈들이다.” “사람을 죽인다구?” (93쪽)


‘할머니는 물동이를 부여잡고 한동안 꺼이꺼이 울었다. 할머니의 아들은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 (121쪽)


“나는 크면 도시락을 백 그릇씩 싸올 테다. 그래서 다 먹을 테다. 두고 봐. 히히히, 꽁보리밥 잘 먹었다.” (204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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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아 있는 역사,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의 증언 평화 발자국 19
김금숙 지음 / 보리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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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3.11.16.

만화책시렁 580


《평화발자국 19 풀》

 김금숙

 보리

 2017.8.14.



  시골을 알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시골을 자주 들락거리면 알까요? 아닙니다. 시골에서 살아야지요. 한두 해가 아닌, 대여섯 해도 아닌, 적어도 열 해 남짓 살아야 시골을 조금 들여다보았다고 여길 만합니다. 책을 알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아이를 알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말과 글을 알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알려면 먼저 ‘앓아’야 합니다. 여태까지 머리나 몸이나 마음에 담은 모든 이야기를 내려놓고서, 애벌레가 고치를 틀어 날개돋이를 하려고 끙끙 앓는 고요잠 끝에 깨어나듯이, 스스로 새롭게 알아가는 ‘앓이’를 할 노릇입니다. 《평화발자국 19 풀》은 ‘꽃할머니’를 다루지만, 다루기만 할 뿐 이야기로 여미지 못 했구나 싶습니다. 풀은 왜 ‘풀’일까요? 푸르기에 풀이고, 풀어내고 품기에 풀입니다. 온누리를 푸지게 덮고, 푸근하게 감싸기에 풀입니다. 푼더분하면서 부푸는 꿈이기에 풀이에요. 《풀》을 보면, 그림님 스스로 갈피를 못 잡는다고 밝히는 대목이 자꾸 나옵니다. 갈피를 못 잡겠으면 붓을 내려놓고서 더 품고 풀고 기다려야지요. ‘만화가로 바쁜 하루’에 시달리면서 억지로 꽃할머니 이야기를 ‘쥐어짜내’려고 하니, 이도저도 아니군요. 그야말로 눈물을 씻고 멍울을 달랠 이야기에, 푸르게 풀어낼 이야기도 못 건드립니다.


ㅅㄴㄹ


 “곧 다시 찾아뵙겠다고 약속해 놓고는 봄이 왔는데도 가지 못했다. 다른 마감이 급해서 일요일도 없이 달렸다. 아무리 열심히 일을 해도 생활이 어렵다(149쪽).”


“거기서 일하다 죽는 수밖에 다른 선택이 없는 거야. 도망칠 수가 없어.” (190쪽)


“그 아이가 도망간 뒤로 감시도 더 심해지고 구타도 더 심해졌지. 나도 미자 언니랑 도망갈 계획을 세웠는데, 그 사건 때문에 포기하고 말았어.” (323쪽)


“일본군에 이어 소련군도 많이 들어왔는데 그놈들도 못된 짓 많이 했어. 아무 여자나 잡아다가 지네들 욕심 채우고 ……. 소련군한테 강간당하고 총에 맞아 죽거나 불에 타 죽는 여자들도 많이 봤지…….” (366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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