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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홉살인생
이희재 지음 / 청년사 / 2004년 3월
평점 :
품절
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3.11.16.
만화책시렁 591
《아홉살 인생》
위기철 글
이희재 그림
청년사
2004.3.3.
나이를 먹은 이들은 아직 나이가 적은 이를 얕보거나 낮보기 일쑤입니다. 그런데 제아무리 나이를 많이 먹었다 하더라도, 모든 사람은 처음에 엄마랑 아빠가 짝을 맺어 하나로 모인 씨앗으로 태어납니다. 젖먹이로 크고서 아이로 뛰논 나날을 거치지 않고서야 어른이란 몸을 이루지 않아요. 모름지기 스스로 어른으로 일컬으려면, 나이가 적은 사람을 헤아릴 뿐 아니라 아낄 줄 알아야지요. 마치 다 안다는 듯이 구는 이는 어른이 아닙니다. 다 다른 어린이가 다 다르게 꿈꾸면서 사랑을 밝히는 길을 새롭게 짓는 줄 어린이한테서 배우는 매무새라면 어른스럽습니다. 《아홉살 인생》은 두고두고 새옷을 입고 나왔습니다. 이제는 아스라할 수 있는 매우 가난한 마을에서 ‘어른 아닌 꼰대’ 주먹질에 허덕이면서도 마음빛을 곱게 건사하려는 아홉 살 아이가 열 살로 거듭나는 하루를 보여줘요. 이 아이는 어떻게 마음결을 다스릴까요? 어머니가 어질고, 아버지도 천천히 철들어 가면서 아이한테 사랑을 온몸으로 보여주거든요. 그러면 왜 둘레에 철없는 ‘어른 아닌 꼰대’가 수두룩할까요? 그이들은 어릴 적부터 어떤 사랑을 받았는지 잊었거나, 사랑보다 돈·힘·이름을 바라거나 좇는 탓입니다. 알아가는 아홉 살을 건너면, 철빛을 여는 열 살입니다.
ㅅㄴ
“여민아, 엄마는 네가 있으니 아무것도 두렵지 않아. 어느 누가 엄마에게 외눈이라고 놀려도 엄마는 아무렇지 않아. 여민이가 내 곁에 있는 한 엄마는 열 개 스무 개의 눈을 가진 사람보다 이 세상을 훤히 볼 수 있어.” (66쪽)
“싸우지 않으면 무슨 재미로 사냐고? 싸움만큼 재미있는 게 어디 있어? 우리 삼촌만 해도 싸움은 끝내줬다. 월남에서 베트콩들을 두두두두! 띵야 띵야 띵야!” “베트콩이 뭐야?” “킥킥킥, 너 아무것도 모르는 바보구나. 베트콩은 우리가 마구 죽여도 되는 나쁜 놈들이다.” “사람을 죽인다구?” (93쪽)
‘할머니는 물동이를 부여잡고 한동안 꺼이꺼이 울었다. 할머니의 아들은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 (121쪽)
“나는 크면 도시락을 백 그릇씩 싸올 테다. 그래서 다 먹을 테다. 두고 봐. 히히히, 꽁보리밥 잘 먹었다.” (204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