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에게만 알려 줄게 - 피터 레이놀즈가 전하는 행복의 비밀
피터 레이놀즈 지음, 서정민 옮김 / 문학동네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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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그림책시렁 349


《너에게만 알려 줄게》

 피터 레이놀즈

 서정민 옮김

 문학동네

 2017.8.21.



  즐겁게 살아가는 길을 혼자만 알고 싶지 않아요. 몇몇 사람한테만 알려주고 싶지 않을 뿐더러, 딱 한 사람한테만 속삭이고 싶지도 않습니다. 신나게 살림하며 사랑하는 길을 혼자 움켜쥐고 싶지 않아요. 가까운 사람한테만 귀띔하고 싶지 않을 뿐 아니라, 꼭 한 사람한테만 속닥속닥하고 싶지도 않습니다. 오고 가는 이야기이면서, 흐르는 꿈입니다. 오며 가며 자라나는 말이면서, 환하게 퍼지는 사랑이에요. 《너에게만 알려 줄게》란 이름이 붙은 그림책을 읽다가 고개를 자꾸 갸웃갸웃합니다. 아무래도 책이름이 뚱딴지 같아요. 즐겁게 꿈꾸는 길을 노래하는데 왜 “너에게만 알려줄게”일까요? 책자취를 들추니 영어로 나온 그림책은 “Happy Dreamer”란 이름입니다. 아, “즐거운 꿈돌이”나 “신나는 꿈아이”쯤으로 옮겨도 될 텐데, 웬 난데없는 “너에게만 알려줄게”란 이름으로 바꾸어야 할까요? 놀 틈이 있어야 놀아요. 생각할 겨를이 있어야 생각해요. 사랑할 자리가 있어야 사랑하지요. 그러나 틈을 내어 놀고, 겨를을 마련해 생각하고, 자리를 지어 사랑하기도 합니다. 가만히 눈을 감고 꿈을 그리기에 찬찬히 이뤄요. 반짝반짝 눈망울을 빛내며 춤추고 뛰고 달리고 날아오르기에 언제나 사랑스럽습니다. 우리 함께 피어나요.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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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솔러뮤 커빈즈의 모자 500개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23
수스 글.그림, 김혜령 옮김 / 시공주니어 / 199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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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그림책시렁 322


《바솔러뮤 커빈즈의 모자 500개》

 닥터 수스

 김혜령 옮김

 시공주니어

 1994.11.28.



  손때가 묻어요. 손길이 탑니다. 아직 쓰지 않았으면 손으로 안 만졌을 테고, 먼지가 타지 않을 뿐더러, 쓴 나날이 묻어나지 않아요. ‘손때’란, 손이 스친 자국이면서 나날입니다. 손때란, 손으로 만져서 헤아리고 살아낸 이야기요 흐름입니다. 손때란, 손수 가꾸고 돌보면서 보낸 모든 사랑입니다. 남이 해주지 않기에 손수 하고, 남이 차리거나 짓지 않기에 스스로 차리거나 지으면서, 우리 삶을 고스란히 담습니다. 《바솔러뮤 커빈즈의 모자 500개》에 나오는 아이는 어버이한테서 물려받은 낡은 갓을 무척 사랑했다고 합니다. ‘돈으로 셈할 수 없는’ 허름한 갓이지만 오랜 손길이며 손때를 고이 여겼다지요. 이 나라 임금은 가장 꼭대기에 서서 모든 사람을 내려다보며 우쭐거렸대요. 우쭐쟁이 임금은 사람들이 언제나 이녁 앞에서 고개를 숙여야 한다고 여기는데 ‘스스로 짓는 살림’은 하나도 없어요. 모두 남이 차려준 대로 겉에 걸칩니다. 온통 겉치레예요. 아이는 이 나라에서 가장 밑바닥이라 할 귀퉁이에서도 끝자락에 살아요. 임금은 높은 콧대만큼 높다란 곳에서 하늘을 찌를 듯이 삽니다. 아이는 즐거운 사랑을 바라고, 임금은 시샘하는 밉질을 바랍니다. 1938년에 태어난 그림책은 ‘참값’을 넌지시, 눈물겨운 웃음으로 밝혀요. ㅅㄴㄹ


#The500HatsofBartholomewCubbins #BartholomewCubbins #DrSeuss #ふしぎな500のぼう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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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마구마 반달 그림책
사이다 지음 / 반달(킨더랜드)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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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그림책시렁 343


《고구마구마》

 사이다

 반달

 2017.2.27.



  아침에 아이한테 묻습니다. “오늘은 뭘 먹겠니?” “음, 아직 배 안 고픈데?” “그래, 아직 배 안 고픈 줄은 아는데, 이따 뭘 먹고 싶은가를 미리 생각해 봐. 오늘 무엇을 먹을는지를 살피며 하루를 그려 봐.” “그럼, 고구마를 찔까?” “그래, 잘 쪄서 맛나게 누려 봐.” 감자는 캐서 바로 먹을 때 더없이 맛나다면, 고구마는 캐 놓고 어느 만큼 묵히고서 먹을 때 한결 맛나다지요. 날고구마라면 호미로 살살 긁어서 캐낸 다음에 흙을 슥슥 털고 와삭 깨물면 싱그런 단물이 흐를 테고요. 《고구마구마》는 고구마라는 밭남새를 ‘어른 눈길’로 바라보면서 ‘-구마’라는 말씨를 요모조모 엮어서 늘어놓습니다. 이렇게 바라볼 수 있구나 하고 느끼다가는, 고구마랑 조금 놀아 본다면 어떠했을까 싶고, 고구마밭에서 부엌에서 마당에서 골목에서, 그러니까 수수하게 어울리는 마을에서 멍석을 깔고 나무그늘을 누리는 자리에서, 햇볕 받고 까무잡잡하게 탄 아이들 얼굴빛으로 더 헤아렸다면 어떠했으랴 싶습니다. 고구마는 고구마이겠지요. 교구마에는 고구마꽃이 피고, 고구마 넝쿨을 걷어낸 자리에서 두더지가 빼꼼 고개를 내밀 만하고, 밭 한켠에서 땅강아지가 깜짝 놀라 꽁무니를 뺄 적에 아이들이 우루루 따라가며 같이 놀 만합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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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무줄은 내 거야 스콜라 창작 그림책 47
요시타케 신스케 지음, 유문조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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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그림책시렁 340


《고무줄은 내 거야》

 요시타케 신스케

 유문조 옮김

 위즈덤하우스

 2020.3.15.



  작은아이하고 마실을 가려는데 시골버스가 안 들어옵니다. 아이가 곁에서 말합니다. “오늘도 버스가 안 오나?” 두어 시간마다 털털털 들어오는 시골버스인데 곧잘 안 옵니다. 손님이 없대서 안 오는지는 아리송하지만, 마을 할매나 할배는 삼십 분 넘게 기다리다가 택시를 부르시곤 합니다. 우리는 논둑길을 걷기로 합니다. 논둑길을 걷다가 커다란 머위잎을 만납니다. “좋아. 우리 머위놀이를 하자!” 옆마을 큰길로 지나가는 버스를 타려고 걷는 길에 작은아이하고 커다란 머위잎으로 놀면서 노래합니다. 어제는 머위잎, 어느 날은 대잎, 어느 날은 차조기잎, 어느 날은 찔레꽃, 어느 날은 갓꽃, 어느 날은 돌나물꽃, 어느 날은 노랑멧꽃, 어느 날은 갈대꽃……이 우리 마실길에 동무가 되어요. 《고무줄은 내 거야》를 읽다가 저도 어릴 적에 고무줄을 놓고 이렇게 어머니랑 논 적이 있다고 떠올립니다. 참말로 그때에 그랬습니다. 그런데 제가 나고 자란 곳이 도시 한복판이 아닌 시골이었다면, 고무줄이 없어도 놀거리가 흐드러져요. 개구리랑 놀고 잠자리랑 놉니다. 뭐, 저는 도시에서 자라는 동안 개구리하고 잠자리하고도 놀았습니다만, 비가 오면 비랑, 눈이 오면 눈이랑, ‘내 것 네 것’ 가를 일 없이 그저 신나는 놀이판을 이루어요.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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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 받는 딱새 봄봄 아름다운 그림책 82
권오준 지음, 김소라 그림 / 봄봄출판사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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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그림책시렁 312


《편지 받는 딱새》

 권오준 글

 김소라 그림

 봄봄

 2019.12.6.



  서까래하고 처마 사이 조그마한 틈을 참새가 자꾸자꾸 파더니 어느새 쏙 들어가고, 짚이며 흙을 물어다 날라서 둥지를 틉니다. 여러 해 된 일입니다. 올봄에도 어김없이 이 서까래랑 처마 사이 둥지에서 알을 낳아 새끼를 칩니다. 한창 새끼를 칠 적에는 똥을 툭툭 떨구지요. 똥을 더 떨구지 않을 즈음은 새끼 참새가 다 자랐다는 뜻입니다. 제비집에서도 매한가지예요. 새끼가 튼튼하게 자라도록 어미는 먹이를 바지런히 물어다 나르면서 똥을 바깥으로 척척 내놓습니다. 《편지 받는 딱새》는 글월집을 둥지로 삼은 딱새 이야기를 다뤄요. 예전에는 글월집에 얼씬도 못했을 딱새이며 작은 텃새일 텐데, 손으로 적어서 띄우는 글월이 부쩍 줄면서, 택배가 부쩍 늘면서, 이 글월집은 든든한 새집 노릇을 합니다. 말 그대로 새롭게 새가 사는 집이 되는 셈입니다. 예부터 굳이 사람이 새집을 지어 주거나 마련해 줄 일은 없었어요. 이제 서울이고 시골이고 온통 사람판으로 돌아가기에 철새이든 텃새이든 삶터를 거의 빼앗겼지요. 흙에서 난 밥을 먹는 사람이라면, 이 흙을 함께 아끼는 새랑 풀벌레랑 숲짐승이랑 푸나무하고 함께 가는 길을 생각하면 좋겠어요.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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