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는 다 똑같다고요?
버나드 와버 글.그림, 조은수 옮김 / 도미솔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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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숲노래 그림책

그림책시렁 334


《고양이는 다 똑같다고요?》

 버나드 와버

 조은수 옮김

 도미솔

 2016.4.15.



  똑같은 사람이 없듯 똑같은 갈매기도 제비도 고양이도 없습니다. 똑같은 고양이가 없듯 똑같은 하늘소도 개미도 무당벌레도 범나비도 없습니다. 다 다른 사람한테 다 다른 이름이 있듯, 다 다른 고양이며 참새한테 다 다른 이름이 있기 마련이에요. 마음으로 다가가서 동무나 이웃으로 사귄다면, 우리는 누구나 동무나 이웃을 ‘너’가 아닌 ‘이름’으로 부르겠지요. 마음으로 안 다가갈 뿐 아니라, 아무 마음이 없다면 ‘이름’이 아닐 뿐더러 ‘너’조차로도 못 느끼는 채 등진 길이 될 테고요. 《고양이는 다 똑같다고요?》는 책이름처럼 하나도 똑같을 수 없는 고양이 이야기를 재미나게 들려줍니다. 집고양이랑 들고양이로도 가를 테지만, 똑같은 숨결이 아닌, 다 다른 숨결이며, 다 다른 삶이고, 다 다른 마음인 고양이로 우리 곁에서 다 다르게 살아간다는 하루를 부드러이 짚어요. 생각해 봐요. 아이들을 학교랑 교실에 몰아놓더라도, 아이들한테 ‘1번 20번 40번’ 같은 숫자를 붙이더라도, 아이들은 숫자도 기계도 판박이도 아닌, 다른 넋입니다. 똑같은 학교옷을 입히더라도 모든 아이는 모든 어른처럼 저마다 다르게 꿈꾸고 사랑하면서 이 별에서 하루를 누리는 빛이에요. 줄맞추기는 이제 그만해요. 눈맞춤 마음맞춤으로 가기로 해요.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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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가, 안녕 보림 창작 그림책
김동수 글.그림 / 보림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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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그림책시렁 332


《잘 가 안녕》

 김동수

 보림

 2016.10.1.



  자전거로 국도라는 길을 달릴라치면, 언제나 길죽음 짐승을 만납니다. 짐승주검이 길가에 있다면 자전거를 멈추어 풀밭으로 옮기지만, 국도에서 치어죽은 숲짐승은 으레 찻길 한복판에 있기에 끝없이 치이고 밟혀 그만 납짝쿵이 되기 일쑤입니다. 씽씽 달리는 자동차가 안 끊어지니 안쓰러운 주검을 풀밭으로 못 옮겨요. 자가용을 달리는 분이라면 덩치가 커다란 짐승이 치이거나 밟히는 모습을 볼 테지요. 그런데 자전거를 달리거나 두 다리로 걷노라면, 시골자락에서는 나비 사마귀 메뚜기 뱀 개구리 두꺼비 …… 작은 멧새가 치이거나 밟혀서 죽은 모습을 수두룩하게 마주해요. 풀벌레하고 새도 어마어마하게 치어죽어요. 《잘 가 안녕》은 길죽음을 맞이한 여러 숨결을 고이 건사해서 앞으로 새몸으로 다시 태어나기를 바라는 할머니 손길을 보여줍니다. 큰고장 한켠에서 수레를 끌고 길가에서 미는 할머니이니 짐승주검을 만날 만하고, 건사하기도 할 테지요. 길죽음이란 ‘빨리’ 탓이요, 이웃을 눈여겨보지 않는 탓이에요. 사람인 이웃도, 숲짐승이란 이웃도, 풀벌레랑 새라는 이웃도 헤아리지 않기에, 적잖은 사람들은 자가용을 몰며 여러 이웃을 치고도 ‘친 줄 모릅’니다. 길은 어떤 곳일까요? 찻길을 줄이고, 자가용에서 내리면 좋겠어요.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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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엄치는 집 우리 그림책 16
최덕규 글.그림 / 국민서관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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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그림책시렁 333


《커다란 손》

 최덕규

 윤에디션

 2020.3.17.



  아기가 쉬를 누면 오줌으로 젖은 기저귀를 갈고 바지를 갈아입힙니다. 아기가 똥을 가리지 못하거나 기저귀에 누면, 똥덩이를 폭신 감싼 기저귀를 갈고 바지도 갈아입힙니다. 바닥을 신나게 훔치고요. 똥오줌기저귀를 척척 헹구고 빨래를 해서 빨랫줄에 겁니다. 마당에 길게 드리운 빨랫줄에는 천기저귀가 바람 따라 춤을 추고, 겨울에는 눈을 맞고 얼어붙습니다. 두 아이를 돌보며 살림을 하는 동안 두 손은 물이 마를 새가 없습니다. 씻기랑 빨래하기만이 아닌, 먹이기를 하고 부엌을 치우며, 또 아이 손을 잡거나 아이를 안고서 놀고 마실을 다니거든요. 어버이라고 해서 손이 크지는 않아요. 어버이라는 자리에 서면서 시나브로 따뜻한 손길이 되고, 상냥한 눈길이 되며, 넉넉한 마음길이 되는구나 싶습니다. 《커다란 손》은 어쩌면 커다랗게 보이거나 느낄 만한 어버이 품을 들려줍니다. 그래요, 아이가 보기에 어른은 몸도 손도 발도 얼굴도 다 크구나 싶을 만하지요. 그런데 몸만 크대서 어른이 되지 않아요. 손이 크기에 어른이지 않아요. 우리가 어른이라면, 또 어버이라는 이름으로 살아가자면, 무엇보다도 마음이 ‘크고 작고’가 아닌 ‘포근하며 너른’ 빛이면 돼요. 큰손 아닌 포근손이, 노래손이, 이야기손이 사랑스럽습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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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큰 여자 아이 안젤리카 비룡소의 그림동화 70
폴 젤린스키 그림, 앤 이삭스 지음, 서애경 옮김 / 비룡소 / 200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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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그림책시렁 331


《세상에서 가장 큰 여자 아이 안젤리카》

 앤 이삭스 글

 폴 젤린스키 그림

 서애경 옮김

 비룡소

 2001.10.8.



  어린이는 어린이입니다. 이 어린이라는 이름 앞에 여러 가지 꾸밈말을 자질구레하게 붙이는 어른이 많습니다만, 어린이는 언제나 어린이입니다. 가시내는 가시내요 사내는 사내입니다. 사람은 사람이며 숨결은 숨결입니다. 우리는 이래저래 흔한 꾸밈말을 치덕치덕 붙이기도 합니다만, 저마다 다르게 빛나는 숨결을 생각하면서 사랑스레 품을 만합니다. 《세상에서 가장 큰 여자 아이 안젤리카》에 나오는 ‘안젤리카’는 그저 안젤리카예요. 안젤리카는 덩치도 키다리도 힘장사도 아닙니다. 안젤리카는 스스로 맑게 빛나면서 사랑스러운 안젤리카요, 새랑 노래하고 풀벌레랑 놀이하며 구름을 타고다니는 마음인 아이입니다. 오롯이 바라보기로 해요. 겉모습이나 줄세우기가 아닌, 오롯이 넋을 마주하기로 해요. 옷차림이나 허울이 아닌, 속에서 피어나는 사랑이 어떤 빛인가를 어루만지기로 해요. 괭이밥 곁에 쪼그려앉아서 괭이밥한테 말을 걸어 봐요. 쑥쑥 자라는 쑥한테 다가가서 우리 마음을 쑥쑥 키워 봐요. 온누리 어디에나 고루 퍼지는 햇빛처럼 우리를 둘러싼 모든 어린이한테서 환하게 터지는 웃음소리를 즐겁게 맞아들여 봐요. 뒷짐을 지기보다는 손을 내밉니다. 팔짱을 끼기보다는 어깨동무를 합니다. 민들레 동글씨앗이 훨훨 날아다닙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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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아라, 꼬마 지빠귀야 웅진 세계그림책 102
볼프 에를브루흐 글.그림, 김경연 옮김 / 웅진주니어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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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그림책시렁 306


《날아라 꼬마 지빠귀야》

 볼프 에를브루흐

 김경연 옮김

 웅진주니어

 2006.11.23.



  우리 보금자리를 아늑하게 여기는 이웃이 꽤 있습니다. 두꺼비하고 개구리는 아기 머리 비슷한 크기로 함께 살아가고, 장마가 그치면 구렁이가 몸을 말리려고 마당에 나타나고, 곳곳에서 두더지가 뽈록뽈록 고개를 내밀다가 길고양이한테 잡히고, 제비에 딱새에 참새가 둥지를 틀고, 범나비 파란띠제비나비 부전나비가 애벌레를 거쳐 나비로 눈부시게 깨어납니다. 여러 이웃을 지켜보노라면 저마다 다른 삶길을 즐겁게 사랑으로 지피는구나 싶어요. 《날아라 꼬마 지빠귀야》는 ‘마이어 아줌마’가 이녁 이웃으로 누가 있는가를 비로소 깨닫고서 거듭나는 줄거리를 들려줍니다. 한국말로는 “날아라 꼬마 지빠귀야”로 옮겼습니다만 “Frau Meier, die Amsel”란 이름이던 이 책은 아줌마가 마음자리에서 근심걱정을 찬찬히 걷어내면서 ‘스스로 새롭게 날아오르면 모든 일이 사르르 녹듯이 풀리면서 홀가분하게 하늘빛을 품고 활짝 웃는 하루가 된다’는 이야기를 다룬다고 할 만해요. 아줌마네 아이(지빠귀)는 저(지빠귀·아이)한테만 하늘을 날라고 시키기보다는 ‘같이 날기’를 바라요. 같이 놀고, 같이 웃고, 같이 얘기하며, 같이 바람이 되자고 하지요.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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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5-03 23: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숲노래 2020-05-04 00:00   좋아요 0 | URL
2007년까지는 누가 보내는 책을 하나도 안 받았어요.
왜냐하면 1999-2000년에는 출판사 영업부 일꾼으로,
2001-2003년 8월에는 보리국어사전 편집장으로,
2003년 9월 -2007년 3월에는 이오덕 어른 유고정리 책임자로...
이렇게 일했기에
누가 보내주는 책을 받으면 ‘청탁‘이 되리라 여겨
모두 손사래쳤어요.
..
이제는 그런 자리에 없이 시골에서 아이들을 돌보는
숲도서관을 꾸리는 시골 아저씨인 만큼,
책을 보내주시는 분이 있으면
고맙게 절을 합니다 ^^
..

멋진 책이리라 여기면서
응원하는 마음입니다.
축하하는 마음이자,
고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