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그림책
그림책시렁 322
《바솔러뮤 커빈즈의 모자 500개》
닥터 수스
김혜령 옮김
시공주니어
1994.11.28.
손때가 묻어요. 손길이 탑니다. 아직 쓰지 않았으면 손으로 안 만졌을 테고, 먼지가 타지 않을 뿐더러, 쓴 나날이 묻어나지 않아요. ‘손때’란, 손이 스친 자국이면서 나날입니다. 손때란, 손으로 만져서 헤아리고 살아낸 이야기요 흐름입니다. 손때란, 손수 가꾸고 돌보면서 보낸 모든 사랑입니다. 남이 해주지 않기에 손수 하고, 남이 차리거나 짓지 않기에 스스로 차리거나 지으면서, 우리 삶을 고스란히 담습니다. 《바솔러뮤 커빈즈의 모자 500개》에 나오는 아이는 어버이한테서 물려받은 낡은 갓을 무척 사랑했다고 합니다. ‘돈으로 셈할 수 없는’ 허름한 갓이지만 오랜 손길이며 손때를 고이 여겼다지요. 이 나라 임금은 가장 꼭대기에 서서 모든 사람을 내려다보며 우쭐거렸대요. 우쭐쟁이 임금은 사람들이 언제나 이녁 앞에서 고개를 숙여야 한다고 여기는데 ‘스스로 짓는 살림’은 하나도 없어요. 모두 남이 차려준 대로 겉에 걸칩니다. 온통 겉치레예요. 아이는 이 나라에서 가장 밑바닥이라 할 귀퉁이에서도 끝자락에 살아요. 임금은 높은 콧대만큼 높다란 곳에서 하늘을 찌를 듯이 삽니다. 아이는 즐거운 사랑을 바라고, 임금은 시샘하는 밉질을 바랍니다. 1938년에 태어난 그림책은 ‘참값’을 넌지시, 눈물겨운 웃음으로 밝혀요.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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