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도 안 돼! - 존 뉴베리와 어린이책의 탄생 산하작은아이들 58
미셸 마켈 지음, 낸시 카펜터 그림, 허은미 옮김 / 산하 / 2017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숲노래 그림책

그림책시렁 409


《말도 안 돼!》

 미셸 마켈 글

 낸시 카펜터 그림

 허은미 옮김

 산하

 2017.10.18.



  아파트를 더 짓는대서 아파트값이 안 떨어집니다. 찻길을 더 늘린대서 찻길이 한갓지지 않습니다. 졸업장학교를 더 보낸대서 똑똑하게 크지 않습니다. 마당을 누리고 숲정이가 둘러싼 작은집으로 마을을 가꾸면 집값이 오를 턱이 없습니다. 찻길을 외려 줄이고 커다란 학교를 치워 조그맣게 바꾸면 자동차가 줄고 큰고장 아닌 시골살이를 헤아릴 발길이 늘어나기 마련입니다. 대학입시는 그만 쳐다보고 살림을 짓는 즐거운 하루를 어른아이가 함께 나누는 배움길로 가다듬으면 온누리가 아늑하겠지요. 꿈같은 소리가 아니에요. 말도 안 되는 일도 아니에요. 아파트물결이야말로 말도 안 됩니다. 국회의원 기득권이며 입시지옥이며 농약바다야말로 말도 안 되지요. 《말도 안 돼!》는 어린이책을 어린이가 누리도록 마중물을 놓은 아저씨 한 분을 다룹니다. 오로지 어른 눈높이로 아이를 다그치던 흐름을 거스른 아저씨였다는데요, 정치·사회·경제·교육·문화 모두 이와 같아요. 나이 많고 배움끈 길며 돈있는 어른이 대통령·시장군수 따위를 하면 나라를 말아먹습니다. 어린이 눈높이로 어린이가 살림을 맡으면 어깨동무로 나아가지요. 그리고 어린이만 읽는 어린이책이 아닙니다. 맑은 눈빛이 되려고 누구나 읽는 어린이책입니다. ㅅㄴㄹ

.

#Caldecott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똥 도감 - 조사하고 비교하고 기억하는 힘이 생기는
아라마타 히로시 감수, 송지현 옮김 / 북뱅크 / 2019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숲노래 그림책

그림책시렁 393


《똥 도감》

 아라마타 히로시 감수

 송지현 옮김

 북뱅크

 2019.2.20.



  말이 씨가 된다는 옛말이 있습니다. ‘말씨’예요. 글도 씨가 될까요? 아무렴 그렇지요. 그러니 ‘글씨’입니다. 우리가 쓰는 글은 그대로 우리 삶이 되어요. 아무 글이나 쓸 수 없어요. 아무 말이나 할 수 없고요. 언제나 거칠거나 사납게 말하는 사람은 ‘그 사람 스스로 나아갈 삶을 거칠고 사납게 씨앗을 심는’ 셈입니다. 막말 때문에 보기 나쁘다기보다, 그 사람 스스로 그 사람 삶을 망가뜨리려 하니 살살 달래려고 ‘거칠거나 사납게 말하지 말자’고 얘기하지요. 마음씨도 매한가지예요. 어떤 마음씨로 사느냐에 따라 살림길이 다르겠지요. 《똥 도감》은 온갖 똥을 보여줍니다. 똥이란, 우리가 몸에 받아들인 대로 나오는 덩어리예요. 우리가 즐겁게 먹은 날에는 똥이 즐겁게 나와요. 우리가 우락부락 짜증을 내며 먹은 날에는 똥도 냄새가 고약해요. 힘들거나 고단한 날은 어떤 똥일까요? 풀을 먹기에 풀똥이 나오기도 하지만, 풀빛을 닮은 마음으로 하루를 살면 고기를 먹어도 똥이 풀빛이 되곤 합니다. 무엇보다도 땅에서 비롯해 땅으로 돌아갈 ‘덩어리’인 밥이요 똥인 만큼 어떤 말을 나누며 어떤 마음으로 누리는가를 잘 보면서 다스릴 노릇이에요. ㅅㄴㄹ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빠, 나 사랑해? 벨 이마주 72
바버라 엠 주세 지음, 바버라 라발리 그림, 김서정 옮김 / 중앙출판사(중앙미디어) / 2006년 7월
평점 :
절판


숲노래 그림책

그림책시렁 380


《아빠, 나 사랑해?》

 바버라 엠 주세 글

 바버라 라발리 그림

 김서정 옮김

 중앙출판사

 2006.7.4.



  저를 낳은 아버지는 여느 중·고등학교가 아닌 사범학교란 데를 마치고는 곧장 교사가 되어 집안을 먹여살렸습니다. 우리 아버지는 사범학교를 다니는 동안 다른 집에 ‘기숙과외’를 하며 푸름이 나이부터 집안을 먹여살렸다더군요. 저를 낳은 어머니는 국민학교만 갓 마치고 시골일을 해야 했다는데, 그토록 학교를 더 다니고 싶었는데 못 다녀서 멍울로 남았다고 합니다. 두 어버이는 서로 다른 삶을 걸어오며 서로 다르게 익힌 길을 아이한테 물려주었습니다. 저는 또 우리 어버이하고 다르게 아이들을 마주합니다. 졸업장학교를 더 다녀서는 사람된 마음을 가꾸기 어렵다고 여겨 ‘우리 집 놀이터’ 또는 ‘우리 숲 놀이밭’을 신나게 누리면서 별바라기 숲바라기로 하루를 짓는 길을 물려줍니다. 《아빠, 나 사랑해?》는 학교란 아예 없이 들판에서 풀짐승을 풀어놓고 돌보는 아프리카 어느 마을 수수한 아버지랑 아들이 주고받는 말을 들려줍니다. 아이는 끝없이 묻고, 아버지는 사랑스레 얘기합니다. 아이는 근심걱정을 자꾸 묻고, 아버지는 포근하며 상냥하게 얼싸안습니다. 길을 밝히기에 ‘배움’이고, 길을 함께 걷기에 ‘마을’이면서 ‘집’일 테지요. ㅅㄴㄹ


#PapaDoYouLoveMe #BarbaraMJoosse #BarbaraLavallee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엄마의 생일 선물 비룡소의 그림동화 95
엘사 베스코브 글 그림, 김상열 옮김 / 비룡소 / 2003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숲노래 그림책

그림책시렁 402


《엄마의 생일선물》

 엘사 베스코브

 김상열 옮김

 비룡소

 2003.3.21.



  어릴 적에 어머니가 주는 소꿉돈을 받으면서 제 나름대로 누리고픈 이것저것 장만하기도 했습니다만, 어머니 소꿉돈은 언제나 모자라기 마련입니다. 학교를 오가며 늘 타야 하는 버스이지만 새벽바람으로 길을 나서고 걸으면서 버스삯을 아끼고, 군것질을 아예 끊곤 했어요. 얼마 안 되는 소꿉돈을 받기보다는 스스로 누리고픈 이모저모를 ‘돈 생각 없이’ 누리는 쪽이 홀가분할 텐데 하고 으레 생각했습니다. 《엄마의 생일선물》이란 이름으로 나온 그림책은 워낙 “Peter in Blueberry Land”란 이름입니다. 아, 스웨덴말 아닌 영어로 치자면 말이지요. 줄거리를 살피면 아이가 어머니한테 뭔가 주고 싶어 이래저래 생각하다가 ‘들딸기(블루베리)’를 떠올렸고, ‘딸기나라’에 찾아가서 갖은 딸기를 한 소쿠리 따서 돌아온다고 하지요. 자, 생각해 봐요. 어머니는 아이한테서 무엇을 받으면 기쁠까요? 아이는 어머니한테서 무엇을 받으면 즐거울까요? 아이한테 아파트를 물려주려고 법그물을 요모조모 빠져나가시렵니까, 아이한테 손수 짓는 슬기롭고 사랑스러운 살림빛을 들려주려고 언제나 기쁘게 노래하시렵니까? 우리 어른들은 언제쯤 철이 들려나요? ㅅㄴㄹ


#ElsaBeskow #PeterinBlueberryLand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빵을 훔친 꼬마 악마 - 리투아니아 비룡소 세계의 옛이야기 44
고향옥 옮김, 호리우치 세이치 그림, 우치다 리사코 글 / 비룡소 / 2014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숲노래 그림책

그림책시렁 410


《빵을 훔친 꼬마 악마》

 우치다 리사코 글

 호리우치 세이치 그림

 고향옥 옮김

 비룡소

 2014.10.17.



  아이들은 멋모르고 어른들 흉내를 냅니다. 참말 그렇지요. 멋을 모르니 아무렇게나 따라하고서는 “나 잘했지요?” 하고 빙글빙글 웃습니다. 멋을 모른달 적에는 주제를 모른다는 뜻이요, 주제를 모른달 적에는 철이 없다는 뜻이며, 철이 없달 적에는 아직 알지 못할 뿐더러, 한창 배워야 할 때라는 뜻입니다. 자, 멋모르고 주제모르고 철없고 아직 제대로 모르는 아이를 코앞에서 바라보는 어른은 어떻게 다그치거나 달래거나 다독이거나 다스리면서 아이한테 삶이라는 슬기로운 길을 보여주거나 이끌거나 가르치거나 알려줄 만할까요? 《빵을 훔친 꼬마 악마》는 멋도 모르고 겉멋을 부리려는 아이를 호되게 나무라면서 스스로 제대로 깨닫기를 바라는 어버이 마음을 담은 리투아니아 옛이야기를 새로 옮긴 그림책이에요. 아이를 낳아 돌본 어버이라면 누구나 알지 싶은데, 아이를 살살 타이르거나 다독이지 않고 ‘호되게 나무라’야 한다면 매우 힘들 뿐 아니라 마음이 아픕니다. 어떻게 하면 안 나무라면서도 일깨울까요? 어떻게 하면 철없이 자랑질을 하는 아이를 깨우칠까요? 어떻게 하면 아이가 언제나 오직 따스한 사랑으로 맑게 빛나도록 이끌 만할까요? ㅅㄴㄹ


#堀內誠一 #パンのかけらとちいさなあくま #リトアニア民話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