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6.9.10.


《저 하늘에 이 소식을》

 이윤복 글·김세현 그림, 산하, 2004.12.1.



오늘부터 이레마다 고흥군립도서관에서 글놀이꽃(시창작교실)을 여덟걸음으로 연다. 미리 고흥읍에 나가서 저잣마실을 한다. 저잣짐을 지고서 걷는다. 일찌감치 이야기터로 가서 오늘 펼 말씨앗을 돌아본다. 신나게 이야기꽃을 펴면서 함께 노래를 쓴다. 이제 저무는 하늘을 보며 집으로 돌아온다. 씻고 빨래하고 오늘 첫끼를 먹는데, 해질녘부터 한나절(4시간) 동안 풀죽임물을 뿌리는 소리가 우렁차다. 한가위를 앞두고서 풀죽임물로 온들과 온마을을 뒤덮으려는 듯싶다. 어제는 ‘《언어의 온도》 이기주 + 말글터 사재기’ 이야기가 터져나왔다. ‘보기좋은 떡’과 ‘먹기좋은 밥’이라는 덫에 단단히 사로잡힌 우리 민낯을 보여준 조그마한 보기라고 느낀다.


《저 하늘에 이 소식을》을 돌아본다. 애써 태어날 수 있던 책이지만 오래 읽히기는 만만하지 않았으리라 본다. 가난하면서 힘겹게 하루하루 버티던 아이가 눈물로 이 나라와 싸우듯 살아낸 발자국을 누가 눈여겨볼 수 있을까. 벼슬(장관) 한 자리까지 거머쥐려고 하던 기본소득당 용혜인 씨가 있다. ㅇ씨뿐 아니라 ㄱ무리에 몸담은 이들은 ‘가난이웃’하고 어깨동무하는 일을 한 적 있을까? 어렵게 일본한자말로 ‘기본소득’이라 이름을 붙일 까닭이 없다. 우리말로는 ‘밑살림돈’이다. 살림을 하는 길에 밑바탕이 될 돈을 조촐히 나누자는 뜻이다. 가난집한테 다달이 10만 원이나 20만 원을 보태기만 해도 고맙다. 다달이 30만 원이나 50만 원을 보탠다면 무척 기운낼 만하다.


가난집 사람들은 “일을 안 하기”에 가난하지 않다. 종이(자격증·졸업장)가 없이 일을 하느라 밑삯(최저임금)도 못 받으면서 더 오래 일하기 일쑤라서 가난한 나날을 잇게 마련이다. 그런데 기본소득당과 용혜인 씨는 예전부터 “일 안 하기 + 기본소득 받기”라고 하는 턱없는 말을 펴곤 했다. 일을 안 해도 받는 밑살림돈이 아니다. 일하는 사람이 우리나라 어느 곳에서나 스스럼없이 자리잡고 뿌리내리면서 작은일꾼으로 보람차게 보금자리를 일구는 디딤돌 구실을 나누는 길을 열면서 말을 해야 하지 않을까? 부디 《저 하늘에 이 소식을》 같은 책을 스스로 챙겨서 사읽기를 빈다. 서울이나 서울곁이 아닌, 작은시골에서 작은두레로 작은씨앗을 심으려는 땀방울부터 흘리기를 빈다. 한 살이라도 더 젊은 나이에 서울을 떠날 줄 알아야 ‘눈뜨’고 깨어나서 참하고 착하게 일어서는 ‘일꾼’ 노릇을 할 수 있다.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과 노래를 쓴다. 숲을 품은 시골에서 산다. 살림을 짓는 하루를 가꾼다. 《푸른말로 글빛노래 시 따라쓰기》, 《열두 달 소꿉노래》,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를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


용혜인 "의원직 사퇴가 자리나눠먹기"…가족정당 의혹에 "하자없다"(종합)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01/0016302926?rc=N&ntype=RANKING

https://v.daum.net/v/20260910140953326


용혜인, 압도적 부정평가에도 "대통령이 기대하니 지명했을 것"

https://v.daum.net/v/20260910161749430


‘34분 반박’ 용혜인 “제가 욕심 많다고 비판···억측과 악선동 난무”

https://n.news.naver.com/article/033/0000052100


[속보]용혜인 반대 72.2%·김승원 반대 60.6%-여론조사공정

https://n.news.naver.com/article/021/0002817358?type=breakingnews


李 대통령 지지율 36.4%…서울시민 부정평가 70% 육박 [쿠키뉴스 여론조사]

https://v.daum.net/v/20260909060310783


[속보] 美 "이란 유조선 5척 격침"…이란 "즉각 보복하겠다"

https://n.news.naver.com/article/002/0002455654?type=breakingnews


[단독] 성남시장 이재명도 얽혔다, 김길오·강남훈·용혜인 인맥https://v.daum.net/v/20260909050225836


‘갑자기 대장동이 왜 나와?’…김승원 ‘로비 의혹’ 업체, KH그룹과 사업관계

https://v.daum.net/v/20260909040527010


'묵묵부답' 용혜인 엄호하는 대변인단 "이게 당이 정한 방식"

https://n.news.naver.com/mnews/ranking/article/047/0002528375?ntype=RANKING


[단독] 용혜인만이 아니었다…이재명 기본소득위에 포진한 ‘김길오 네트워크’

https://v.daum.net/v/20260910043414108


+


美 봉쇄 에너지난 속 쿠바 장악해 가는 '차이나 머니'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01/0016293028?sid=104


쿠바 외무장관 "美 봉쇄로 약 11조원 피해…협상 계획 없어"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01/0016295751?sid=104


[단독] 언더조직, 이번엔 '장애인·청소년' 배제 의혹…"눈에 띈다", "비주류다"

https://n.news.naver.com/article/002/0002455848


당원 집이 시·도당 사무실?…기본소득당 "월세 대신 현수막 더 걸려고"

https://n.news.naver.com/article/448/0000638385


[단독] “내 세금으로 민주노총 사무실 보증금을 왜”…100억대 예산 삭감했다

https://v.daum.net/v/20260909152706391


與, 김승원 청문회 증인 44명 전부 거부… 조선일보 "방어할 자신 전혀 없다는 고백"

https://n.news.naver.com/article/006/0000137635


청문회 증인, 김승원 0명·용혜인 1명…의혹 검증 막아선 여당

https://v.daum.net/v/20260910182643928


조국 땐 11명, 한동훈 땐 4명…김승원 청문회는 '0명'…역대 법무장관 증인 사례는?

https://v.daum.net/v/20260910112641628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2)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순이와 어린동생 ㅣ 내 친구는 그림책
쓰쓰이 요리코 글, 하야시 아키코 그림 / 한림출판사 / 1995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6.9.15.

그림책시렁 1875


《순이와 어린 동생》

 쓰쓰이 요리코 글

 하야시 아키코 그림

 이영준 옮김

 한림출판사

 1989.9.30.



  아이를 ‘가르치’거나 ‘키운’고 하는 뜻이 아닌, 아이랑 놀고 노래하고 웃고 춤추고 떠들면서 소꿉으로 살림을 나란히 짓고 배운다는 마음이라면, 언제나 온하루가 즐겁게 마련이라고 느낍니다. 아이는 어리기에 무엇이든 다 해보고 만지고 들여다보고 알아가고 싶다면, 어른은 어질게 철들어 갈 몸이기에 무엇이든 다 보여주고 알려주고 품고 풀어내면서 나란히 걷는 사이라고 느껴요. 그래서 서로 손잡고서 이 살림길을 나긋나긋 사뿐사뿐 누리는 오늘이면 넉넉합니다. 《순이와 어린 동생》은 아직 어린 몸마음인 언니가 짐짓 어른이라도 되었다고 뽐내고 싶은 가벼운 마음을 일으키다가 그만 동생을 잃어버릴 수 있겠다고 놀라서 부리나케 뛰고 달리는 한때를 보여줍니다. 한 살 두 살 머금어도 아이입니다. 서른 살 쉰 살 늘어나도 어른입니다. 아이는 아이로서 더 뛰어다니며 부딪히고 배우려는 나날입니다. 어른은 어른으로서 더 지켜보고 달래면서 폭 안는 나날입니다. 아이는 갓 심은 볏포기와 같기에 꼿꼿하게 서서 해바람비랑 춤추며 노래합니다. 어른은 바야흐로 무르익은 가을들 나락이라서 가만히 고개를 숙이면서 모두 받아안습니다. 새롭게 배우면서 자라는 아이 곁에서 새삼스레 함께 배우는 사이로 지내기에 어른입니다.


#筒井賴子 #林明子 #あさえとちいさいいもうと (1982)


ㅍㄹㄴ


《순이와 어린 동생》(쓰쓰이 요리코·하야시 아키코/이영준 옮김, 한림출판사, 1989)


갑자기 키가 커져서 어른이 된 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 갑자기 키가 커서 어른이 된 듯합니다

→ 키가 껑충 자라 어른이 된 듯합니다

6쪽


달음박질도 더욱 빨라졌습니다

→ 달음박질도 더욱 빠릅니다

→ 더욱 빨리 달립니다

27쪽


영이에게로 달려갔습니다

→ 영이한테 달려갑니다

31쪽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과 노래를 쓴다. 숲을 품은 시골에서 산다. 살림을 짓는 하루를 가꾼다. 《푸른말로 글빛노래 시 따라쓰기》, 《열두 달 소꿉노래》,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를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2)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숲노래 우리말

[영어] 에스오에스SOS



에스오에스(SOS) : 1. [정보·통신] 무선 전신을 이용한 조난 신호. 1912년에 카이로에서 열린 국제 무선 통신 회의에서 제정되었는데, 단순한 부호로 글자 자체에는 뜻이 없다 2. 구원을 요청하거나 위험을 알리는 일

SOS : 1. 조난[구조] 신호 2. 긴급 도움[지원] 요청 (→Mayday)

エスオ-エス(SOS) : 에스오에스, (선박용 무전의) 조난 신호



낱말에 따로 뜻을 매기지 않고서 쓴다는 ‘에스오에스’입니다. 영어를 그대로 쓸 수도 있지만, 우리로서는 ‘도와줘’로 옮길 수 있습니다. ‘살려줘’로 옮겨도 어울립니다. ‘여기여기!’처럼 옮기면서 얼른 찾아와 주기를 바란다는 뜻을 알릴 만합니다. ㅍㄹㄴ



SOS!

→ 도와줘!

→ 살려줘!

→ 여기여기!

《날아라, 교실》(백창우 외 52사람, 사계절, 2015) 50쪽


옆집에 간신히 SOS를 쳤다

→ 옆집에 겨우 도와줘 했다

→ 옆집에 힘겹게 살려줘 했다

《결국 다 좋아서 하는 거잖아요》(김승복, 달, 2025) 11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숲노래 책숲마실


열린배움터 사잇길 (2026.9.14.)

― 부산 〈당신의 책갈피〉



  우리나라는 스스로 배움터를 차리지 않았습니다. 나라에서는 임금집 아들과 벼슬아치 아들만 가르치려고 했습니다. 나리집에서는 따로 아들을 가르쳤고, 드물게 딸을 가르치는 집이 나왔습니다. 우리나라는 오래도록 ‘아들’만 ‘수글(한문)’을 갈고닦아서 ‘그들끼리’ 쥐락펴락하며 온나라를 주무르는 얼개였습니다. 이러다가 임금틀이 무너지면서 어린배움터를 차리는 어른이 나타났고, 잇달아 푸른배움터와 열린배움터를 차리는 어른도 나타납니다.


  올해(2026) 들어 나라돈을 들여 ‘서울대 10곳 만들기’를 한다고 하더군요. 이름부터 ‘서울대 만들기’라고 붙일 적에는 ‘서울대여야 한다’는 뜻이고 ‘서울대 아닌 곳은 볼일없다’는 밑뜻이기까지 합니다. 우리는 ‘서울대’가 아닌 ‘참배움터(참답게 가르치고 배우면서 스스로 빛날 터전)’를 차려야 할 텐데요.


  전남 고흥에서 새벽길을 나섭니다. 한낮에 부산 사상나루에 닿습니다. 등짐을 메고서 〈당신의 책갈피〉를 찾아갑니다. 마을책집 한 곳은 경성대와 부경대 사이에 있습니다. 두 열림배움터 사이에는 ‘문화골목’이나 ‘젊음거리’ 같은 이름이 붙는 듯한데, 온통 술집과 밥집입니다. 먹고마시고 놀고 떠들어야 ‘문화’와 ‘젊음’이라고 여기는 듯싶습니다. 배우고 가르치는 살림(문화)은 어디 있을까요. 베풀고 나누면서 어른으로 일어서는 젊음은 어디 있는가요.


  한 해 만에 찾아오는 〈당신의 책갈피〉인데 쉼날이 바뀌었다고 합니다. 이제 해날과 달날을 쉬는군요. 책집 앞에서 서성이다가 노래를 한 자락 적습니다. 왁자지껄하고 어수선하고 냄새나는 ‘젊음문화골목’에서 벗어난 안골목에 깃든 책집은 조촐히 짙푸른 작은숲입니다. 작은나무와 작은풀이 어울리는 작은책집 앞에 서다가 앉아서 손으로 슥슥 이야기 한 자락을 여밉니다.


  아이어른은 언제나 서로 빛나는 눈빛으로 지내려고 한집을 이루는 사이라고 느낍니다. 한집을 이루는 둘(아이어른)은 나란히 별빛으로 깨어나서 한살림을 지피기에 사랑길을 걷는다고 느낍니다. 누구나 아기로 태어나서 아이로 자라며 푸름이로 철들어서 어른이라는 길을 걷습니다. 모든 사람한테는 모든 씨앗이 빛살 한 줄기로 흘러요. 서로서로 빛살을 마주보고 헤아리고 어루만지기에 사람입니다.


  이제 사잇길에서 나옵니다. 젊은 발걸음은 낮에도 부산합니다. 곧 저녁이 되면 젊은 발걸음이 물결칠 테지요. 한 손으로 밥 한 그릇을 먹는다면, 다른 손으로 바람 한 줄기를 마시기를 빕니다. 한 손으로 술 한 모금을 마신다면, 다른 손으로 책 한 자락을 펼치기를 빕니다. 익혀서 가다듬고 꿈꾸기에 젊은씨앗입니다.


ㅍㄹㄴ


《국가는 우리에게 무엇인가?》(김정인, 권혁용, 이재승, 오항녕, 철수와영희, 2026.9.18.)

《강산의 가얏고》(원유순, 서해문집, 2025.6.30.)

《내 운명은 내가 만든다》(이수일, 살림터, 2026.7.31.)

《극채의 집 8》(빗케 글·그림/김진수 옮김, 대원씨아이, 2026.8.15.)

#極彩の家 #びっけ

《줄무늬 고양이 코우메 27》(호시노 나츠미/김진수 옮김, 대원씨아이, 2026.7.15.)

#キジトラ猫の小梅さん #ほしのなつみ #ねこぱんちコミックス

《여학교의 별 3》(와야마 야마/현승희 옮김, 문학동네, 2023.

《여학교의 별 4》(와야마 야마/현승희 옮김, 문학동네, 2025.3.31.첫/2025.4.1.2벌)

#女の園の星 #和山やま

《길가의 후지이 1》(나베쿠라오/이미나 옮김, 학산문화사, 2026.4.25.)

#路傍のフジイ #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과 노래를 쓴다. 숲을 품은 시골에서 산다. 살림을 짓는 하루를 가꾼다. 《푸른말로 글빛노래 시 따라쓰기》, 《열두 달 소꿉노래》,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를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댓글(0)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숲노래 책읽기 / 읽는 나 + 읽는 바보

스무 살 쉰 살



  오늘(2026.9.14.) 눈금(지지율)이 새로 나온다. 나라지기가 잘한다고 밝힌 사람은 33.6%에, 나라지기가 잘못한다고 밝힌 사람은 63.3%라고 한다. 전라도조차 잘한다고 밝힌 사람이 55.9%이니, 고작 한 해 만에 이렇게 일을 잘못하는 보기를 잘 드러내는 셈이라고 느낀다.


  쉰줄은 42.6%나 잘한다고 밝혔단다. 스무줄은 18.6%만 잘한다고 밝혔다지. 이레 앞서까지만 해도 ‘스물사내(이대남)’가 외쏠림처럼 잘못한다고 밝혔다면, 오늘은 ‘스물사내 19.6%’에 ‘스물가시내(이대녀) 17.6%’라고 한다. 이제 스무줄은 순이돌이 모두 잘못한다고 밝힌 사람으로 확 기울었는데, 스물사내보다 스물가시내가 더더욱 잘못한다고 밝힌다.


  아직도 나라지기가 잘한다고 밝히는 전라도와 쉰줄은 이 땅에서 어떻게 하루를 살아가는 사람일까? “그저 믿습니다!”에 따라서 언제 어디에서나 추켜세우거나 모시려는 셈일까?


  오늘 쉰줄인 사람들은 서른 해 앞서는 스무줄이었다. 서른 해 앞서인 1996해를 떠올려 보자. 얼마나 서슬퍼렇던 나날인가? 나는 1996해에 싸움터(군대)에 있었고, 강원도 양구군 멧골짜기에서 날마다 윗내기한테 얻어맞고 추레짓(성폭력)에 시달리면서 견디고 참고 버티었다. 마흔 해 앞서인 1986해는 1996해보다 훨씬 서슬퍼렇게 무시무시했다. 골목마다 주먹잡이가 버티어 돈을 빼앗고 때리는 판이었고, 지킴이(경찰)는 으레 주먹잡이와 한동아리였다. 쉰 해 앞서인 1976해는 어떠했을까? 나라지기가 잘못한 일을 혀끝에 올려도 갑자기 끌려가서 주검으로 바뀌던 무렵이다. 1966해나 1956해는, 1946해나 1936해는 굳이 떠올리고 싶지 않다. 다만, 이와 같은 지난날에 스무줄이던 사람들은 이 나라를 어떻게 바라보며 스스로 살림을 지으려고 했는지 돌아봐야지.


  내가 이쪽에 손을 든다고 하더라도, 이쪽에서 저지르는 잘못을 나무라야 맞다. 내가 저쪽에 손을 든다고 하더라도, 저쪽에서 일삼는 말썽은 꾸중해야 맞다. 내가 나라지기한테 손을 들었든 안 들었던, 그이가 일을 잘하면 ‘잘한다!’ 하고 손뼉칠 노릇이다. 일을 잘못하면 ‘잘못하네!’ 하고 타박하면서 타이를 노릇이다.


  얼마 앞서까지 스물사내(이대남)는 ‘극우’에 물들었다고 손가락질하는 사람이 넘쳤다. 나라지기를 나무란대서 스물사내한테 ‘극우 프레임 씌우기’를 일삼은 붓잡이가 수두룩하다. 자, 그러면 이제는 스물가시내한테도 똑같이 ‘극우 프레임 씌우기’를 할 셈인가? 아니면, 잘못한 일은 잘못인 줄 알아보면서 이 나라를 아름답게 가꾸는 일에 마음을 기울이겠는가?


  순이돌이는 싸워야 할 사이가 아니다. 순이돌이는 ‘어버이(어머니 + 아버지)’라는 오랜 낱말처럼 서로 어질게 돕고 어깨동무하면서 살림꽃을 피우며 사랑으로 마주할 사이로 살아갈 일이다. 우리말은 ‘어버이’와 ‘암수’와 ‘가시버시’와 ‘엄마아빠’처럼 언제나 가시내를 앞세워서 길을 짓고 사내가 뒤서면서 받치는 얼개이다. 국립국어원 낱말책에는 ‘아들딸’만 올림말로 싣지만, 우리말로는 ‘딸아들’이라 얘기해야 어울린다.


  쉰줄인 사람들은 스무줄인 사람들한테서 배울 노릇이다. 스무줄인 사람들은 쉰줄인 사람들한테 가르칠 노릇이다. 언제나 나어린 사람이 나이든 사람을 가르치게 마련이다. 나이든 사람은 나어린 사람이 들려주는 말에 귀기울이면서 스스럼없이 먼저 움직이고 일하고 살림하기에 어른스럽다고 한다. 오늘 우리가 스스로 ‘어른’으로 서야 집과 마을과 나라와 별(지구)이 나란히 아름답다. 우리는 모두 어른으로 살아내면서 아이라는 숨빛을 사랑으로 품을 노릇이다. 그대가 스무줄이건 쉰줄이건, 서른줄이건 일흔줄이건, 마흔줄이건 예순줄이건, 아흔줄이건 열줄이건, 온하루를 사랑으로 짓는 살림씨앗을 심기를 빈다. 2026.9.14.달.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과 노래를 쓴다. 숲을 품은 시골에서 산다. 살림을 짓는 하루를 가꾼다. 《푸른말로 글빛노래 시 따라쓰기》, 《열두 달 소꿉노래》,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를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5)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