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다 21 나무를 읽는 손

책벌레수다 : 휘두르지 않고 쓰다듬기



  나무는 우람하게 자라더라도 굳이 큰소리도 작은소리도 내지 않으면서 가만히 둘레를 아우른다. 나무가 맺는 씨앗은 더없이 작지만, 이 작은씨가 머잖아 아름숲으로 피어나는 첫길이다. 나무는 뭇새가 잔뜩 날아앉아도, 애벌레가 잎을 잔뜩 갉아도 그저 모두 내어준다.


  우리는 아이라는 나날이던 때에 아무런 손길을 못 받고 자랐을 수 있는데, 오늘은 어른과 어버이라는 자리에 서서 새록새록 따스하게 손길을 펴는 나무로 설 만하지 싶다. 올해(2026해)로 쉰 살이 넘은 분이라면 “비오는 날 먼지 나도록 맞는 하루”를 신물나도록 겪었으리라. 마흔 살이 넘은 분도 툭하면 얻어터지면서 살아야 했을 테지. 서른 살이 넘은 분 언저리는 거의 안 맞는 나날을 보냈지 싶고, 스무 살이 넘는 분은 주먹다짐이 자취를 감추다시피 한 터전이라고 느낀다.


  “맞고 컸”으니까 “때리면서 키우”기 쉽다. 우리나라 싸움터(군대)가 꼭 이런 꼬라지였다. 윗내기는 새내기를 신나게 두들겨패고 괴롭히고 막말을 일삼는다. 새내기는 가운데(중간고참)에 이를 무렵에 “예전에 얻어맞고 시달리던 그대로” 새내기를 억누르고 괴롭히는 몫을 맡아야 한다. 이런 얼뜬짓이 안 끊이는 모습이 지겨우면서 괴로웠다. 석걸음(상병)을 지날 즈음부터 또래(입영동기)를 말렸다. “얘들아, 우리까지만 죽도록 맞고서 끝내자. 이 멍청한 짓을 물려줄 수 없어.” “무슨 소리야? 너도 그렇게 맞았으면서 어떻게 그냥 지나가? 야, 우리가 때리고서 나가야지.” “그럼, 우리한테 맞는 동생들도 걔네가 우리 자리에 오면 똑같이 때리잖아? 우리부터 끊어야 하지 않아?” “와, 여기 부처님이 다 계시네. 아니, 예수님인가? 야, 우리는 그냥 육군보병 똥개야. 똥개일 뿐이니까 똥개로 구르다가 가야지.” “뭐, 우리가 똥개는 맞지만, 내가 부처님이나 예수님처럼 할 수 있는지 모르지만, 적어도 주먹을 안 들고 말로 하면서 바꿀 수 있지 않겠니?” “네, 네, 너 혼자 그러세요.”


  책벌레는 책을 쥘 적마다 나무가 베푸는 빛이 무엇인지 돌아본다. 우리가 쥐는 모든 책은 아름숲에서 오고, 아름숲은 아름드리나무가 베푼 종이로 묶는다. 나무한테서 받은 종이에 어떤 글을 앉혀서 어떤 줄거리를 다루든, 책을 손으로 만질 때마다 나무를 만나고 느끼고 얘기한다고 느낀다.


  책벌레는 누구보다도 나무를 곁에 두는 삶이다. 시골 아닌 서울에서 살더라도 책벌레는 나무가 베푼 사랑을 어마어마하게 누리는 나날이다. 나무 한 그루 심을 땅뙈기조차 없는 땅밑집(지하실)이나 하늘집(옥탑방)에서 살더라도, 그냥 잿더미(아파트)에서 살더라도, 책벌레는 누구보다도 푸른책(환경책)을 가까이할 노릇이면서, 푸른살림을 일구려고 온힘을 기울여야지 싶다. 온통 ‘나무몸’인 ‘종이꾸러미’를 이루는 책이니까.


  나무는 언제나 베푸는데, 나무 스스로 ‘베푼다’고 여기지는 않는다고 느낀다. 나무는 그저 작은씨를 틔우고 깨워서 천천히 줄기를 올려서 푸르게 노래하려는 길이라고 느낀다. 우리집에서 자라는 나무이든, 마을이나 길에서 스치는 나무이든, 서울이나 큰고장에서 슬프고 아프게 줄기치기와 가지치기에 시달리는 나무이든, 그윽히 바라보다가 살며시 쓰다듬고 폭 안기도 하고, 때로는 부드럽게 입맞춤을 한다. 나는 나부터 나무를 사랑하는 책벌레로 걷는 하루이고 싶다.


  나무살림을 지켜보는 사람은 “아낌없이 베푸는 나무”로 여기지만, 나무는 늘 스스로 사랑하는 마음으로 오늘을 지을 뿐이라고 본다. 사람은 늘 나무한테서 받고 누리고 얻되, 나무는 “사람한테 베푼다”는 마음이 아니라 “스스로 푸르게 빛난다”는 마음이라고 본다. 어찌 이렇게 여기느냐 물을 만하겠지. 마주하는 모든 나무를 쓰다듬고 안고 뺨을 대면서 물어본다. “넌 어떤 숨결인 사랑이기에 이토록 사람한테 넉넉히 베풀 수 있니?” 나무는 으레 우리 마음에 울리는 고즈넉한 빛소리로 사근사근 들려준다. “네(사람)가 나(나무)를 바라보는 눈빛 그대로, 나(나무)는 너(사람)를 바라보면서 이렇게 춤추고 노래하는 하루야.”


  나무는 나무 스스로 빛난다. 나무 곁에 선 사람은 사람으로서 나란히 빛날 수 있다. 나무한테서 얻는 살림을 기쁘며 반갑게 다루고 갈무리하면서 새롭게 오늘을 지으면, 나무도 사람 곁에서 어느새 ‘받고 누리’는 사랑이 있는 길이지 싶다.


  지난날 싸움터(군대)에서 겪은 일을 더 떠올려 본다. 그때(1995.11.6.) 싸움터에 끌려가서 마지막날(전역일 1995.12.31.)을 함께 맞이한 또래가 열이었던가. 마지막날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새벽에 눈이 오지게 내려서 쌓였다. 한 길(1m) 넘게 쌓인 눈이라 어떤 수레(트럭)도 다닐 수 없었다. 마지막말(전역신고)을 외치는 우리한테 중대장과 대대장은 “야, 이렇게 눈이 많이 오는데 하루 더 자고서 가지 그래? 걸어서 어떻게 먼 멧길을 내려가려고?” 하면서 웃는다. 우리는 한목소리로 “눈밭을 헤치며 내려가다가 벼랑에 떨어져 죽더라도 오늘 집으로 가겠습니다!”


  한나절 남짓 걸어서 내려가며 또래들하고 이야기한다. “최뱀, 너 대단하더라.” “뭐가?” “네가 꺾였을(상병6호봉) 때 우리를 다 모아서 동생들 때리지 말자고 했던 말 생각나?” “그럼, 생각나지.” “너 어떻게 애들 안 때리고 끝까지 버텼냐? 대단하다.” “난 너희가 더 대단해.” “에? 뭐가?” “아무리 얼뜬 놈들한테 신나게 얻어맞고 굴러야 했더라도, 어떻게 멀쩡하고 불쌍한 동생들을 그렇게 때릴 수 있냐? 우리가 뭘 잘못해서 맞은 적이 없잖아. 그놈(고참)들은 그냥 심심풀이로 때리고 괴롭혔잖아.” “그렇지.” “안 때리고도 함께할 수 있어. 이제는 주먹질은 지긋지긋하고, 사라져야 해.”


  강원도 양구군 동면 원당리에서 시골버스를 타고서 양구읍으로 나온다. 이제 다들 헤어질 때이다. 헤어지기 앞서 허름한 밥집으로 들어간다. 우리는 불술(소주)을 두 병씩 깠다. 눈물콧물을 흘리면서 “우리, 살아남았지? 그 눈밭을 헤치고서 드디어 그 불바다에서 살아나왔지?” 하는 말을 주고받았다. 나는 춘천으로 가서 기차를 탔다. 마지막으로 몸을 싣는 ‘티엠오’이다. 청량리역에서 내린 뒤 용산역 앞 〈뿌리서점〉부터 들른다. 책집지기 아저씨한테 큰절을 올리며 “저 이제 살아서 돌아왔습니다. 이제부터 뻔질나게 책을 보러 오겠습니다. 군대에서는 책을 한 줄도 읽을 수 없었으니, 읽어야 할 책이 어마어마합니다.” 서울에서 인천으로 전철을 타는데, 어쩐지 쓸쓸하다. 나중에 알고 보니 ‘아이엠에프’라고 했다. 아이엠에프가 덮치면서 삽질(공사장 노가다) 일자리가 몽땅 사라졌다. ‘백두산부대 겉옷’을 입고 삽질을 나가면 일삯을 곱빼기로 준대서 잔뜩 별렸는데.


ㅍㄹㄴ


남성은 그들 내부의 여성과 융합할 때 창조적이 되고, 또 여성은 그들 안의 남성 속에 깃든 여성성과 닿을 때 창조적이 됩니다. 《지구, 우주의 한 마을》 22쪽


다른 사람의 문화를 파괴하는 것은 불멸성을 빼앗는 것과 다름없다. 나는 사라예보의 올림픽 스타디움과 중앙도서관이 파괴되었다는 기사를 읽고 울었다. 신문에 실린 폐허가 된 도서관 사진이 무엇보다도 속상했다. 그 문화가 파괴되고 있는 것이다. 《나는 그림으로 생각한다》 251쪽


내가 혼자서 가만히 참고 있는 동안에, 유카리 일당뿐만 아니라 반 여학생 전체가 나를 무시하는 분위기가 되었다. 학교를 결석하지는 않았다. 누구 하나 내 말을 들어주지 않아도 선생님이 눈치 채지 못해도 아무렇지도 않은 얼굴을 했다. 《불균형》 20쪽


“그렇습니다. 당신도 바벨2세도 바벨 님의 피를 이어받은 자손입니다. 그러나 바벨2세 쪽이 보다 강한 바벨님의 피를 이어받은 것입니다.” … “내 최대의 힘을 쓸 수 없다는 건가. 그럼 이제 요마와 어떻게 싸우지?” “당신의 능력으로 싸우십시오. 당신이 수천 년 전에 그 능력으로 기적을 일으켰다면 인류는 당신을 신으로 모셨을 겁니다. 그건 요마도 마찬가지겠지만요.” 《바벨 2세 2》 43, 226쪽


즉 항상 즐거운 태도를 지녀야 한다는 것이다. 설사 자신은 기분이 나빠도 미소를 띄우고 활력과 자신감을 보여야 한다 … 단순생산직 종사자들과 마찬가지로 창조적 전문가들은 자기들 일의 최종 수혜자와 직접 접촉하는 일은 별로 없다. 191, 193쪽



《지구, 우주의 한 마을》(게리 스나이더/이상화 옮김, 창비, 2005.5.23.첫/2015.9.30.고침)

#APlaceinSpace #GarySnyder

《나는 그림으로 생각한다》(템플 그랜딘/홍한별 옮김, 양철북, 2005.9.12.)

#ThinkinginPitures (1995년) #TempleGrandin

《불균형》(우오즈미 나오코/이경옥 옮김, 우리교육, 2004.10.22.)

#非バランス (1996년) #魚住直子

《바벨 2세 2》(요코야마 미쓰테루/이동섭 옮김, AK커뮤니케이션즈, 2007.1.30.)

#バビル2世 #橫山光輝

《國家의 일》(로버트 비 라이시/남경우 외 옮김, 까치, 1994.7.1.)

#RobertBReich #WorkofNation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과 노래를 쓴다. 숲을 품은 시골에서 산다. 살림을 짓는 하루를 가꾼다. 《푸른말로 글빛노래 시 따라쓰기》, 《열두 달 소꿉노래》,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를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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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냥꾼 하나 ㅣ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65
팻 허친스 글.그림, 홍연미 옮김 / 시공주니어 / 1997년 7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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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6.9.17.

그림책시렁 1881


《사냥꾼 하나》

 팻 허친스

 홍연미 옮김

 시공주니어

 1996.12.16.



  사냥꾼이란, 사냥할 짐승을 눈에 불을 켜면서 찾는 사람입니다. ‘사냥’이란 “목숨 빼앗기”입니다. 사냥은 나한테 없다고 여겨서 빼앗는 일이라서 ‘사납’게 마련입니다. 들숲메에서 얻을 적에는 ‘사냥’한다고 말하지 않습니다. 이때에는 고맙게 ‘얻는’다고 여깁니다. 낟알이나 열매나 남새는 모두 고맙게 얻는 푸른살림입니다. 이와 달리 목숨을 빼앗으려고 하는 사냥은 사납게 굴면서 노려보고 쏘아보면서 죽이려는 몸짓으로 갑니다. 《사냥꾼 하나》는 꼭 한 사람 있는 사냥꾼이 이리저리 부라리면서 쇳자루를 거머쥔 모습을 보여줍니다. 사냥꾼은 참말로 하나입니다. 그런데 사냥꾼은 둘러보거나 돌아보거나 헤아리거나 살피려는 눈이 아닌 터라, 그만 둘 있는 짐승도 넷이나 여섯이 있는 짐승도 못 알아봐요. 사냥감이 어디 있는지 두리번거릴 뿐, 목숨을 사로잡아서 혼자 쥐려고 하는 눈길이라서 셋이나 다섯이 있는 짐승도 알아볼 수 없습니다. 노려볼 적에는 마음을 안 읽습니다. 쏘아볼 적에도 마음을 안 봅니다. 사납게 달려드는 이라면 마음을 이으면서 함께 어울리는 길을 아주 팽개칩니다. 우리는 오늘 어떤 마음과 손길과 몸짓일는지 살펴야 합니다. 나부터 바로 이곳에서 무엇을 보며 이웃하려는지 생각해야지요.


#1Hunter #PatHutchins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과 노래를 쓴다. 숲을 품은 시골에서 산다. 살림을 짓는 하루를 가꾼다. 《푸른말로 글빛노래 시 따라쓰기》, 《열두 달 소꿉노래》,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를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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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알량한 말 바로잡기

 일면 一面


 정육면체의 일면 → 바른여섯모 한쪽 / 반듯여섯모 낱끝

 그 사람의 일면을 엿볼 수 있는 좋은 기회 → 그 사람 얼굴을 엿볼 틈

 엄격한 것같이 생각되었지만 일면은 다정하기도 했다 → 깐깐한 듯했지만 한켠은 살갑기도 했다

 일면 고난이 사람을 맑게 하는 것도 사실이지 → 얼핏 가시밭이라 사람이 맑을 수 있지

 참한 여자라며 일면을 권했다 → 참한 순이라며 힐긋하라 했다

 옛 성터 일면이 → 옛 담터 한켠이


  ‘일면(一面)’은 “1. 물체나 사람의 한 면. 또는 일의 한 방면 2. 모르는 사람을 처음으로 한 번 만나 봄 3. 어떤 범위의 지면이나 바닥”을 가리킨다고 합니다. ‘얼굴·얼굴짝·모습’이나 ‘낯·낯짝·낯바닥·낯바대기·낯빼기’로 손봅니다. ‘낱·낱꽃·낱꼴·낱끝·낱끗’이나 ‘하나·하나꽃·한·한조각·한쪽·한켠’으로 손볼 만합니다. ‘하나씩·하나하나·하나둘·한두·한둘·하나나 둘’이나 ‘외·외길·외곬·외눈·외지다·외쪽·외통·외켠’으로 손보고요. ‘기울다·쏠리다·치우치다’나 ‘도막·도막도막·도막꽃·도막그림·도막나다’로 손보면 됩니다. ‘동강·동강이·동강꽃’이나 ‘토막·토막토막·토막꽃·토막그림·토막나다’로 손봅니다. ‘몇·몇 가지·몇몇·몇 곳·몇 군데’나 ‘끄트머리·끝·끝자리·끝자락·그·고’로 손보아도 어울립니다. ‘바깥·밖·바깥빛·바깥꽃·밖빛·밖꽃’이나 ‘테·테두리·쪽·쪼가리’로 손볼 수 있어요. ‘작다·잔-·작은·작게·작디작다·작다리·작은것’이나 ‘자그맣다·자그마하다·작달막하다’나 ‘작은곳·작은그루·작은터·작은틀’로 손보지요. ‘조각·조각꽃·조각빛·조각놀이·조각조각·조각몸·조각보·조각보자기’나 ‘조그맣다·조그마하다·쪼그맣다·쪼그마하다·쪼꼬미·짜리몽땅’으로 손보아도 돼요. ‘문득·얼핏’이나 ‘흘기다·흘겨보다·흘깃·흘깃흘깃·흘낏·흘낏흘낏·흘끔·흘금’이나 ‘힐끗거리다·힐끗힐끗·힐끗대다·힐끔거리다·힐끔힐끔·힐끔대다·힐긋·힐긋힐긋·힐금·힐금힐금’으로도 손봅니다. 이밖에 낱말책에 한자말 ‘일면(一眠)’을 “1. 잠깐 한잠을 잠 2. [농업] 누에가 먹기를 중단하고 첫 번째 탈피를 하는 동안에 자는 잠”처럼 풀이하며 싣지만 털어냅니다. ㅍㄹㄴ



부드럽고 순응적인 모습도 저의 일면입니다

→ 부드럽고 얌전한 모습도 제 한켠입니다

→ 저는 부드럽고 고분고분하기도 합니다

→ 저는 부드럽게 따르는 얼굴도 있습니다

《우리는 사랑의 얼굴을 가졌고》(김수정, 포르체, 2022) 10쪽


피사체의 어떤 일면만을 찍은 게 아니란 말이다. 전후좌우, 위에서 아래까지 모든 면이 보이는 사진

→ 사람을 어떤 한 가지만 찍지 않는단 말이다. 앞뒤왼오, 위에서 밑까지 모든 빛이 보이는 그림

→ 숨빛을 어떤 하나만 찍지 않는단 말이다. 고루고루, 위에서 밑까지 모든 곳이 보이는 빛꽃

《내 집으로 와요 2》(하라 히데노리/허윤 옮김, 대원씨아이, 2024) 234쪽


알고 싶지 않았던 일면을 알게 되면 어떻게 하실 거예요

→ 알고 싶지 않던 모습을 알면 어떻게 하시겠어요

→ 알고 싶지 않던 얼굴을 알아채면 어떡하시겠어요

《길가의 후지이 1》(나베쿠라오/이미나 옮김, 학산문화사, 2026) 18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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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6.9.12.


《다가오는 거대 편지》

 임고을 글·차상미 그림, 봄볕, 2025.8.11.



간밤에는 모처럼 소매옷을 입고서 이불을 덮는다. 이제는 밤에 확 춥다. 그렇지만 동트고 아침을 맞이하면 살짝 덥다. 밤낮으로 갈마드는 바람은 즐겁다. 낮밤으로 다른 햇빛과 별빛은 고맙다. 어제그제 바깥일을 보느라 애쓴 몸을 새벽아침에 쉬다가 저녁에 저잣마실을 다녀온다. 끄응 기지개를 켜면서 속삭인다. ‘모두 즐겁게 할 수 있어.’ 읍내에서 달걀 한 판을 장만한다. 주전부리와 과일도 조금 산다. 이동안 하루글과 노래를 쓴다. 《다가오는 거대 편지》를 되읽었다. 어린이한테까지 손전화를 덥석 맡기는 요즈음에 ‘손으로 적는 글월’을 주고받는 줄거리를 다루기에 남다르다고 할 수 있다. 다만, 남다르게 손빛을 담는 틀에서 멈춘다. 말썽(사건사고)이라는 줄거리를 좀 쳐내고, ‘같이 안 놀면 어쩌지?’ 하는 걱정도 좀 도려내면서, ‘손으로 스스로 삶을 적는 눈물과 웃음’에 살을 붙이면 훨씬 나았으리라고 본다. 고작 스물∼서른 해 앞서만 해도 ‘책으로 담는 글’을 으레 손으로 종이에 썼다. 우리는 기껏 스무 해 사이에 손글을 스스로 팽개쳤다. 요즈음 젊은 글꾼더러 “글종이 1000자락을 손으로 써서 보내시오.” 할 적에 기꺼이 천천히 손으로 글을 여밀 분은 몇이나 될까? 글판을 두들기기에 글이 엉성하지 않다. 손수 차분히 글을 여미는 빛을 스스로 잊었기에 글까지 엉성할 뿐이다.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과 노래를 쓴다. 숲을 품은 시골에서 산다. 살림을 짓는 하루를 가꾼다. 《푸른말로 글빛노래 시 따라쓰기》, 《열두 달 소꿉노래》,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를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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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들겨 맞은 듯 멍하다"...'부산 돌려차기' 판사의 "언론플레이" 직격에 무너진 피해자

https://n.news.naver.com/article/014/0005573830


700억 들인 여수 섬박람회 ‘썰렁’…국힘 “잼버리 실패 재연”

https://v.daum.net/v/20260911103051885


이기헌 민주당 의원, 용혜인 후보에 “국민 마음 읽으라”

https://v.daum.net/v/20260911110639552


“2년간 뭐하다 이제 활주로 탓”…무안공항 재개항 지연 군민 분노 폭발

https://v.daum.net/v/20260911113850282


"인사청문회 증인 필수"라던 서영교…4년 뒤엔 "후보자가 증인"

https://v.daum.net/v/20260911104407504


조희대 "법원, 다른 국가기관 부당 간섭에 영향받지 않아야"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01/0016304545?rc=N&ntype=RANKING


“김승원 아들, 사흘에 한번 꼴로 결근” VS “서비스 받는 장애인 결석탓”…김승원 아들, 엄마의 복지기관 근태 논란

https://v.daum.net/v/20260912100437648


회기 중 모텔 간 시의원 "꿍꿍이 있어서 갔다…내 사생활"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660/0000117058?sid=102


사우디발 원유수송 비상…이란 '저항의축' 해협·육로 3각공세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01/0016305904?rc=N&ntype=RANK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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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 결국 김승원 후보자 임명…공소 취소 총대 안기지만 끌려다닐 것"[박영환의 시사1번지]

https://v.daum.net/v/20260911173854261


[단독] 기본소득당이 타 간 일자리 장려금 내역 보니...용혜인 남편도 지원 대상

https://v.daum.net/v/20260911174116353


김승원, 영장기각 판사 아들 채용에 “실비 100만원 받고 고생”

https://v.daum.net/v/20260911085207298


[단독] 홍지선 국토장관 후보자 병역자료 제출 거부

https://v.daum.net/v/20260911162237934


김승원, 두 자녀 서현동 위장전입 이력…“교육 목적 송구”

https://n.news.naver.com/mnews/ranking/article/comment/028/0002822714


김민석 "김승원 지킬 것… 지켜볼 수록 잘된 인사" [뉴시스Pic]

https://v.daum.net/v/20260911141048655


중국 자본 침공에 "제주, 질식할 위기"…독일 언론 지적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55/0001387573?sid=102


앤트로픽 “알리바바, 클로드에 1억5100만번 접근”…중국 ‘악의적 증류’ 사례 공개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28/0002822736?sid=104


장관 후보자들 기막힌 재테크…무이자 가족 융자에 철거주택 전입까지

https://v.daum.net/v/202609120144348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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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가의 후지이 1
Nabekurao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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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6.9.16.

만화책시렁 882


《길가의 후지이 1》

 나베쿠라오

 이미나 옮김

 학산문화사

 2026.4.25.



  풀 한 포기는 참으로 푸르기에 늘 푸근하게 우리 품으로 스미는구나 싶습니다. 풀 두 포기는 언제나 짙푸르기에 새삼스레 푸릇푸릇 누구나 푸지게 달래는구나 싶고요. 풀 뭇 포기는 그저 옅푸르기에 한결같이 푸른바람을 일으키면서 온빛을 풀어낼 테고요. 《길가의 후지이 1》를 읽습니다. 마흔 살이 넘은 아저씨인 후지이 씨라고 할 텐데, 혼자 조용히 지내는 듯한 후지이 씨는 “섞이려고 애쓰는 하루”가 아니라 “스스로 즐거울 하루”에 마음을 기울인다지요. 굳이 ‘조용히’ 지내려는 마음은 아니고요. 마음이 갈 일이 아니면 쳐다보지 않을 뿐입니다. 마음이 갈 일을 스스로 찾아나서고 헤아리고 즐길 뿐입니다. 요즈음은 온갖 놀잇감과 배움감과 구경감과 일감이 넘칩니다. 지난날에는 누가 부추기거나 알리지 않은 놀이·배움·살림·일입니다. 저마다 몸소 짓고 빚었으니까요. 재주꾼(전문가)인 누가 알려주어야 놀거나 일할 수 있지 않아요. 너도 나도 스스로 살림꾼으로서 보금자리부터 아늑히 가꾸면 됩니다. 입고 먹고 자는 하루를 손수 돌볼 적에 느긋하면서 산뜻합니다. 더 나은 길이 아닌, 스스로 걸어가는 길이면 됩니다. 둘레에서 좋아하는 길이 아닌, 스스로 사랑하는 길이면 되어요.


ㅍㄹㄴ


‘나도 나중에 후지이 씨처럼 되지 않을까 싶었지만, 나의 큰 착각이었다. 도무지 이렇게는 될 수 없다. 이 사람이 시시한 인간으로 보인 건, 내가 시시한 놈이었기 때문이다.’ 41쪽


“모두가 이해하기는 어려울 겁니다. 제가 알면 되죠. 그리고 저도 오해했어요. 이시카와 씨가 이렇게 말씀을 잘 하시는 분인 줄은 몰랐네요.” 83쪽


“역시 요리도 학원에서 배웠어요?” “아뇨. 웬만한 요리는 어머니께 배운 레시피로 합니다.” 165쪽


#路傍のフジ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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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가의 후지이 1》(나베쿠라오/이미나 옮김, 학산문화사, 2026)


예전에는 관심도 안 가는 공기 같은 존재였는데 괜히 신경 쓰인다

→ 예전에는 눈도 안 가는 바람 같았는데 자꾸 눈이 간다

→ 예전에는 없는 듯이 여겼는데 더 마음이 간다

→ 예전에는 눈밖에 났는데 오히려 들여다본다

12쪽


생일날인데 오늘 일진이 안 좋았네요

→ 태어난날인데 오늘은 안 좋네요

→ 빛나날인데 오늘 하루 안 좋네요

33쪽


친구도 없지, 고독한 중년남이잖아

→ 동무도 없지, 외로운 마흔이잖아

→ 벗도 없지, 쓸쓸한 아저씨이잖아

35쪽


웬만한 요리는 어머니께 배운 레시피로 합니다

→ 웬만한 밥은 어머니한테서 배운 대로 합니다

→ 웬만하면 어머니한테서 배운 밥차림을 합니다

165쪽


알고 싶지 않았던 일면을 알게 되면 어떻게 하실 거예요

→ 알고 싶지 않던 모습을 알면 어떻게 하시겠어요

→ 알고 싶지 않던 얼굴을 알아채면 어떡하시겠어요

181쪽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과 노래를 쓴다. 숲을 품은 시골에서 산다. 살림을 짓는 하루를 가꾼다. 《푸른말로 글빛노래 시 따라쓰기》, 《열두 달 소꿉노래》,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를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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