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책읽기 / 읽는 나 + 읽는 바보

스무 살 쉰 살



  오늘(2026.9.14.) 눈금(지지율)이 새로 나온다. 나라지기가 잘한다고 밝힌 사람은 33.6%에, 나라지기가 잘못한다고 밝힌 사람은 63.3%라고 한다. 전라도조차 잘한다고 밝힌 사람이 55.9%이니, 고작 한 해 만에 이렇게 일을 잘못하는 보기를 잘 드러내는 셈이라고 느낀다.


  쉰줄은 42.6%나 잘한다고 밝혔단다. 스무줄은 18.6%만 잘한다고 밝혔다지. 이레 앞서까지만 해도 ‘스물사내(이대남)’가 외쏠림처럼 잘못한다고 밝혔다면, 오늘은 ‘스물사내 19.6%’에 ‘스물가시내(이대녀) 17.6%’라고 한다. 이제 스무줄은 순이돌이 모두 잘못한다고 밝힌 사람으로 확 기울었는데, 스물사내보다 스물가시내가 더더욱 잘못한다고 밝힌다.


  아직도 나라지기가 잘한다고 밝히는 전라도와 쉰줄은 이 땅에서 어떻게 하루를 살아가는 사람일까? “그저 믿습니다!”에 따라서 언제 어디에서나 추켜세우거나 모시려는 셈일까?


  오늘 쉰줄인 사람들은 서른 해 앞서는 스무줄이었다. 서른 해 앞서인 1996해를 떠올려 보자. 얼마나 서슬퍼렇던 나날인가? 나는 1996해에 싸움터(군대)에 있었고, 강원도 양구군 멧골짜기에서 날마다 윗내기한테 얻어맞고 추레짓(성폭력)에 시달리면서 견디고 참고 버티었다. 마흔 해 앞서인 1986해는 1996해보다 훨씬 서슬퍼렇게 무시무시했다. 골목마다 주먹잡이가 버티어 돈을 빼앗고 때리는 판이었고, 지킴이(경찰)는 으레 주먹잡이와 한동아리였다. 쉰 해 앞서인 1976해는 어떠했을까? 나라지기가 잘못한 일을 혀끝에 올려도 갑자기 끌려가서 주검으로 바뀌던 무렵이다. 1966해나 1956해는, 1946해나 1936해는 굳이 떠올리고 싶지 않다. 다만, 이와 같은 지난날에 스무줄이던 사람들은 이 나라를 어떻게 바라보며 스스로 살림을 지으려고 했는지 돌아봐야지.


  내가 이쪽에 손을 든다고 하더라도, 이쪽에서 저지르는 잘못을 나무라야 맞다. 내가 저쪽에 손을 든다고 하더라도, 저쪽에서 일삼는 말썽은 꾸중해야 맞다. 내가 나라지기한테 손을 들었든 안 들었던, 그이가 일을 잘하면 ‘잘한다!’ 하고 손뼉칠 노릇이다. 일을 잘못하면 ‘잘못하네!’ 하고 타박하면서 타이를 노릇이다.


  얼마 앞서까지 스물사내(이대남)는 ‘극우’에 물들었다고 손가락질하는 사람이 넘쳤다. 나라지기를 나무란대서 스물사내한테 ‘극우 프레임 씌우기’를 일삼은 붓잡이가 수두룩하다. 자, 그러면 이제는 스물가시내한테도 똑같이 ‘극우 프레임 씌우기’를 할 셈인가? 아니면, 잘못한 일은 잘못인 줄 알아보면서 이 나라를 아름답게 가꾸는 일에 마음을 기울이겠는가?


  순이돌이는 싸워야 할 사이가 아니다. 순이돌이는 ‘어버이(어머니 + 아버지)’라는 오랜 낱말처럼 서로 어질게 돕고 어깨동무하면서 살림꽃을 피우며 사랑으로 마주할 사이로 살아갈 일이다. 우리말은 ‘어버이’와 ‘암수’와 ‘가시버시’와 ‘엄마아빠’처럼 언제나 가시내를 앞세워서 길을 짓고 사내가 뒤서면서 받치는 얼개이다. 국립국어원 낱말책에는 ‘아들딸’만 올림말로 싣지만, 우리말로는 ‘딸아들’이라 얘기해야 어울린다.


  쉰줄인 사람들은 스무줄인 사람들한테서 배울 노릇이다. 스무줄인 사람들은 쉰줄인 사람들한테 가르칠 노릇이다. 언제나 나어린 사람이 나이든 사람을 가르치게 마련이다. 나이든 사람은 나어린 사람이 들려주는 말에 귀기울이면서 스스럼없이 먼저 움직이고 일하고 살림하기에 어른스럽다고 한다. 오늘 우리가 스스로 ‘어른’으로 서야 집과 마을과 나라와 별(지구)이 나란히 아름답다. 우리는 모두 어른으로 살아내면서 아이라는 숨빛을 사랑으로 품을 노릇이다. 그대가 스무줄이건 쉰줄이건, 서른줄이건 일흔줄이건, 마흔줄이건 예순줄이건, 아흔줄이건 열줄이건, 온하루를 사랑으로 짓는 살림씨앗을 심기를 빈다. 2026.9.14.달.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과 노래를 쓴다. 숲을 품은 시골에서 산다. 살림을 짓는 하루를 가꾼다. 《푸른말로 글빛노래 시 따라쓰기》, 《열두 달 소꿉노래》,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를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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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즈키 군의 정중한 생활 2
후지모토 유키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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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6.9.14.

만화책시렁 881


《스즈키 군의 정중한 생활 2》

 후지모토 유키

 김진수 옮김

 대원씨아이

 2025.7.15.



  우리나라는 바느질을 즐길 뿐 아니라, 밥짓기를 도맡을 줄 아는 푸른돌이를 글이나 그림으로 보여주는 어른이 드뭅니다. 살림꾼이기를 바라는 푸른돌이가 적은 탓일 수 있지만, 이보다는 ‘함께지을 보금자리’라는 새길을 헤아리는 눈썰미가 얕은 탓입니다. 저는 어릴적(열 살·1984해)에 이미 김치를 담그고 밥과 국을 끓이며, 바느질도 이럭저럭 했습니다. 요새는 잊었으나 그때에는 대바늘로 뜨개질도 했습니다. 집에서 어머니를 늘 도왔고, 배움터에서는 ‘실과’란 이름으로 가시내한테도 톱질을 가르치고, 사내한테도 밥짓기를 시켰거든요. 다만 그무렵 집살림을 배운 또래 가운데 서른 살이나 마흔 살이나 쉰 살을 지나는 동안 살림손길을 가다듬은 사내는 손가락으로 꼽기 어려울 만큼 적습니다. 《스즈키 군의 정중한 생활 2》이 한글판으로 나온 지 한 해가 훌쩍 지나서야 석걸음이 나왔습니다. 이 나라에서는 ‘살림하는 남고생’을 보여주는 그림꽃이 팔리거나 읽히기 어려울 만합니다. “어디에 이런 아이가 있다고?” 하고 따지는 목소리가 높을 듯합니다. 그렇지만 “적다고 해도 틀림없이 있”으며, 적으면 적은 대로 앞으로 늘어나야겠지요. 싸우거나 멍청한 꼰대스러운 모습에 사로잡히는 아이어른이 아닌, 사랑하며 어질게 보금자리를 가꾸는 이야기를 쓰고 읽고 나눌 적에 온나라가 바뀌니까요.


ㅍㄹㄴ


“이렇게 누군가와 공유하는 건 처음이라서. 죄송해요. 저, 요리도 재봉도 책이나 인터넷으로 이것저것 찾아보면서 계속 혼자 했거든요.” 55쪽


“그치만 이딴 거 잘해 봤자 아주 쓸모도……, 아, 미안.” “아니야. 저어, 나중에 아이가 태어나면.” “응?” “소지품에 이름을 수놓아 줄 수도 있고.” 113쪽


“그럼 왜 나를 강하게 만들었어?” “강해지면 싸우지 않아도 이길 수 있으니까. 자신이 있으면 남이 너에게 뭐라고 해도 흔들리지 않는 법이다.” 144쪽


#壽壽木君のていねいな生活 #ふじもとゆうき


+


《스즈키 군의 정중한 생활 2》(후지모토 유키/김진수 옮김, 대원씨아이, 2025)


상성이 좋은 풀이야

→ 맞는 풀이야

→ 어울리는 풀이야

→ 맞물리는 풀이야

6쪽


스와그(벽에 거는 꽃장식. 드라이플라워나 생화 등을 묶어 인테리어 소품이나 선물용으로 사용한다)를 줬어

→ 꽃자루를 줬어

→ 꽃다발을 줬어

64쪽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과 노래를 쓴다. 숲을 품은 시골에서 산다. 살림을 짓는 하루를 가꾼다. 《푸른말로 글빛노래 시 따라쓰기》, 《열두 달 소꿉노래》,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를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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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9.14. 월요일.


부산 <책과아이들>에서


19:00-21:00 :'글놀이꽃(시창작교실)' 모임

17:30-18:30 : 책내모(책 내는 모임) 2걸음


[책내모 2걸음]에 오실 분한테 미리 띄우는 나눔글이다. [책내모]에 오지 않더라도, "책을 내는 길"을 배우고 싶다면 읽어 보시라는 뜻으로 걸친다.


ㅍㄹㄴ


+


책내모 2



어느 글을 쓰든, 글을 마친 뒤에는 이레쯤 그대로 묵혔다가, 이레 뒤에 되읽고서 고쳐쓸 수 있어야 합니다. 마감에 맞추어서 글을 써야 하는 일이 있다면, 적어도 마감 이레 앞서 글을 애벌로 매듭을 짓고서 차분히 돌아볼 노릇입니다. 이러고서 마감날 “마치 처음 읽는 글”이라 여기면서 새롭게 천천히 읽을 노릇이지요. 이렇게 하면, 우리는 따로 길잡이가 옆에 없더라도 “스스로 길잡이가 되어 즐겁게 글쓰기”를 할 수 있습니다.


요즈음은 ‘읽기’와 ‘쓰기’를 너무 서두르는 분이 넘칩니다. 지난날에는 책집에서 책을 사든, 책숲에서 빌려서 읽든, 책 한 자락을 여쭙고서 받는 날까지 “짧아도 사흘, 길면 한두 달”을 가볍게 기다렸습니다. 차분히 기다리는 틈을 낼 줄 알아야, “앞으로 읽을 책”에 흐를 이야기와 줄거리와 마음과 뜻과 빛과 숨결을 하나하나 새길 수 있습니다. 얼른 사거나 받아서 얼른 읽어치우려고 하면 ‘줄거리’조차 제대로 못 새길 뿐 아니라, ‘뜻’은커녕 ‘글쓴이 이름값’에 얹어가는 ‘책 좀 읽었다는 자랑’으로 그치게 마련입니다.


우리는 기다리는 틈을 누려야 합니다. 드디어 받을 수 있는 날을 기쁘게 맞이해야 합니다. 이러고서 차분히 읽어야지요. 애벌로 읽고서 덮을 만하구나 싶은 책이었다면 “내가 이렇게 눈이 얕았구나!” 하고 배울 수 있습니다. 두어벌은 읽을 만한데 굳이 서너벌까지 읽을 만하지 않다고 느낀다면 “내가 눈을 조금 더 가꿔야겠구나!” 하고 배울 수 있습니다.


모름지기 “100벌이나 1000벌을 되읽으려고 집에 모시는 책”이 아니라면 “잘못 산 책”이라고 여겨야 맞습니다. 무슨 뜻인지 알아차릴 수 있을까요? 우리가 쓰는 글도 “내가 쓴 글을 나부터 100벌이나 1000벌을 늘 새롭게 되읽을 만하게 써야 하는구나!” 하고 알아차려야 합니다.


이런 길을 살펴야 ‘글을 읽는 길’과 ‘글을 쓰는 길’을 스스로 가다듬습니다. 누가 손보아 주기 앞서 먼저 스스로 고쳐쓰기를 할 줄 알면, 모든 글은 스스로 빛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책내모 2걸음]에서는 ‘쪽느낌글 쓰기’를 해봅니다. 그동안 모임에서 ‘쪽글’만 ‘쪽종이’에 적어 보았는데, 오늘은 〈책과아이들〉에 있는 책 가운데 하나를 골라서 가볍게 되읽고서 “쪽종이 한 바닥만큼만 쪽느낌글 쓰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과 노래를 쓴다. 숲을 품은 시골에서 산다. 살림을 짓는 하루를 가꾼다. 《푸른말로 글빛노래 시 따라쓰기》, 《열두 달 소꿉노래》,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를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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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삶말/사자성어] 백지상태



 답안지를 백지상태로 제출하다 → 길종이를 하얗게 내다 / 풀이종이를 빈 채 내다

 그 일은 백지상태였으므로 → 그 일은 몰랐으므로 / 그 일은 캄캄했으므로

 모든 일이 백지상태로 돌아갔다 → 모든 일이 처음으로 돌아갔다

 백지상태에서 지원자를 면접하다 → 모르는 채 사람을 만나다


백지상태(白紙狀態) : 1. 종이에 아무것도 쓰지 않은 상태 ≒ 백지(白紙) 2. 어떠한 대상에 대하여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 3. 어떠한 일을 하기 이전의 상태 4. 잡념이나 선입관 따위가 없는 상태



  아직 쓰지 않았으니 하얗습니다. ‘빈종이’일 테지요. 이런 모습을 한자말씨로 ‘백지상태’로도 나타내는데, 우리말씨 ‘흰종이·하얀종이·빈종이’나 ‘종이·종이쪽’으로 고쳐씁니다. ‘처음·첫걸음·첫길’로 고쳐쓰고요. ‘깜깜하다·어둡다·캄캄하다’나 ‘거품·물거품’으로 고쳐쓸 만합니다. ‘맨끝·맨뒤·맨밑’이나 ‘밑바닥·밑자리·바닥·바닥나다’로 고쳐써도 됩니다. ‘비다·비우다·민-·없다·없애다·사라지다’로 고쳐쓰지요. ‘모르다·낯모르다·낯설다·설다·눈이 어둡다’나 ‘하얗다·하양·희다·허옇다’로 고쳐써도 어울립니다. ‘파리하다·해쓱하다·핼쑥하다’로 고쳐쓸 때도 있습니다. ㅍㄹㄴ



어설프게 캐서린으로서의 예비지식을 갖고 있는 것보다는, 백지상태가 차라리 나은 것 아닐까

→ 어설프게 캐서린으로서 미리 알기보다는, 그냥 모르면 차라리 낫지 않을까

→ 어설프게 캐서린으로서 미리 꾸미기보다는, 깜깜하면 차라리 낫지 않을까

《유리가면 7》(미우치 스즈에/해외단행본팀 옮김, 대원씨아이, 2010) 105쪽


의도적으로 내 모국어인 한국어를 백지상태에서부터 쌓아올렸다

→ 일부러 겨레말인 우리말을 하얗게 하고서 쌓아올렸다

→ 부러 겨레말인 한말글을 텅 비우고서 쌓아올렸다

→ 어릴적부터 쓰던 한말을 그냥 바닥부터 쌓아올렸다

《0 이하의 날들》(김사과, 창비, 2016) 148쪽


예전에는 인간이 백지상태로 세상에 온다고 주로 생각했죠

→ 예전에는 사람이 빈몸으로 이 땅에 온다고 흔히 생각했죠

→ 예전에는 사람이 텅 비어서 이 땅에 온다고 으레 여겼죠

→ 예전에는 사람이 아무것도 모르는 채 태어난다고들 여겼죠

→ 예전에는 사람이 까맣게 모르는 채 태어난다고들 여겼죠

《인간은 왜 폭력을 행사하는가?》(인권연대, 철수와영희, 2018) 98쪽


백지 상태였던 아이들은 단어를 습득할 때, 결코 그 의미를 되는대로 추측하지 않는다

→ 아직 모르는 아이는 낱말을 익힐 때 뜻을 되는대로 짚지 않는다

→ 새하얀 아이는 낱말을 받아들일 때 뜻을 되는대로 보지 않는다

→ 처음 낱말을 배우는 아이는 낱말뜻을 되는대로 넘겨짚지 않는다

《언어의 아이들》(조지은·송지은, 사이언스북스, 2019) 14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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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6.9.9.


《마늘꽃》

 최서영 글·그림, 봄봄, 2025.6.27.



간밤에 풀벌레노래를 담으려다가 그만둔다. 마을 한켠에 있는 커다란 말림틀(건조기)이 밤새 윙윙거리더라. 가을걷이를 하기에 바로 말림틀을 돌리겠지. 낮에는 벼베개가 다니는 소리가 울리고, 밤에는 말림틀이 윙윙거리는 셈이다. 지난날에는 벼를 벤 집마다 마당이며 고샅이며 길에 나락을 펴서 말렸다. 할매할배는 바지런히 뒤집으면서 해말림을 했다. 낟알이건 남새이건 해말림을 하면 밤에는 별빛과 푸른노래도 받아들인다. 우리는 오늘 무엇을 먹거나 누리는 삶일까? 우리는 스스로 무엇을 잃거나 잊는 늪인가? 나라일꾼(장관)을 새로 뽑았다지만 모조리 말썽이 많아서 시끄럽다. 이미 여태 뒷돈을 잔뜩 챙긴 이들은 나라일꾼까지 맡으면서 꽃돈(연금)까지 더 챙길 속셈인 듯싶다.


《마늘꽃》을 돌아본다. 그림님은 마을에 꽃이 피는 모습을 보고는 놀랐다지. 온누리 모든 푸나무는 꽃을 피운다. 함박만 하게 구경하는 꽃도 있지만, 조촐하게 오고서 스러지는 꽃이 수두룩하다. 여름 새벽에 살며시 맺고서 낮이면 이내 저무는 나락꽃은 그야말로 ‘하루꽃’이다. 바지런한 시골내기가 아니라면 나락꽃을 못 본다. 콩꽃도 팥꽃도 더없이 곱다. 참깨꽃도 들깨꽃도 가없이 곱다. 쑥꽃도 모시꽃도 곱지. 씀바귀꽃이나 고들빼기꽃을 모르는 사람도 많고, 질경이꽃이나 부추꽃을 못 본 사람도 많다.


이 땅에서 오래도록 나고자란 모든 꽃은 나물이기도 하다. 예부터 못 먹는 꽃은 없다. 먼나라에서 들여온 꽃만 아직 먹기 어려울 뿐이다. 이 가운데 감자꽃은 아마 앞으로도 못 먹을 만하지 싶다. 새봄에 벚꽃이며 매꽃이며 느티꽃이며 ‘나물꽃’ 노릇을 한다. 풀꽃과 나무꽃을 하나하나 눈여겨본다면, 풀과 나무마다 다 다른 나비가 앉는 줄 알아채겠지. 하늘소도 나무마다 다른 줄 헤아릴 수 있다면, 눈과 손과 마음 모두 푸르게 건사하는 살림으로 나아가리라.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과 노래를 쓴다. 숲을 품은 시골에서 산다. 살림을 짓는 하루를 가꾼다. 《푸른말로 글빛노래 시 따라쓰기》, 《열두 달 소꿉노래》,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를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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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만명 피눈물’ 주가조작 불쏘시개 된 김승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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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용혜인 소속' 언더조직 "남성은 배설 욕구가 관심사" "여성, 미리 문제 소지 줄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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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섬박람회, 초반 관람객 저조…콘텐츠 보완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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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락끊어→투샷” “공익→수천억”…리스크가 된 ‘김승원의 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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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이모부가 7억을 냉큼”…강신철 후보 아들의 ‘무이자 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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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에 저게 뭐야?"...기본소득당 부대변인 '꽃 문신'에 온라인 시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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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각 난장판' 만들고 프랑스 가서 여배우와 셀카 찍는 대통령 [박영국의 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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낼 건 안내고, 최대한 빼먹는… 장관 후보들의 기막힌 ‘세금 신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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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김승원 경기도당 ‘수상한 회계장부’ 실제 누계·장부 합계 ‘수십억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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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안공항 재개항 지연 장기화 우려…국토부는 묵묵부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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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선 이렇지 않았는데…” 박주봉, 한국 사령탑 되자 달라진 아시안게임의 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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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티는 용혜인, 눈도 안 마주치고 '쌩'…해명도 반박도 없이 '묵묵부답'

https://v.daum.net/v/20260908191730853


"저는 용혜인 장관 후보와 같은 정치외교 '후배'입니다" 후배의 작심 발언 (260904)

https://www.youtube.com/watch?v=8w9sHXOKokI


‘6억 성과급’ 요구하더니 월세까지 꼼수…삼성전자 DS ‘도덕적 해이’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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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석, 한동훈에 “철없는 관종”… 韓 “NHK룸살롱 오빠들” 반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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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보] 최승호 삼전노조 위원장, ‘집회 물품’ 장인회사와 계약…“부당 이익 없다”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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