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인형놀이 9 - 아버지가 마무리



  놀이순이가 두꺼운종이에 그리다가 만 종이인형 뭉치를 물끄러미 바라본다. 네모낳고 오린 두꺼운종이 조각이 아주 많다. 어딘가 마음에 안 들었는지 그리다 만 종이인형이다. 이를 어찌할까 한참 생각하다가, 그래, 그리다 말았으면 아버지가 마무리를 짓자고 생각한다. 아이가 그리다 만 자리에서 살을 붙인다. 치마를 그리고 팔과 다리를 그린다. 한쪽 팔에는 딸기를 그리고, 다른 팔에는 붓을 그린다. 연필로 눈코입을 살짝 그려 넣는다. 놀이순이는 마루에서 놀다가 어느새 아버지 옆으로 달라붙어서 구경한다. 어라, 어라, 하면서 새롭게 태어나는 종이인형을 지켜본다. 자, 이제 가위로 오리면 되는구나. 가위로 석석 오린다. 마무리를 지은 종이인형을 놀이순이한테 건넨다. 4347.11.8.흙.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놀이하는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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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그림 읽기

2014.10.31. 큰아이―꽃베개와 눈구름



  사름벼리가 나무베개에 꽃을 볼펜으로 죽죽 긁어서 그렸다. 얘야, 그림순이야, 나무베개에 이렇게 새기니. 그림은 방바닥도 나무베개도 벽도 아닌 종이에 그리면 좋을 텐데. 한숨을 폭 쉬면서 종이를 내준다. 그림순이는 그림종이에 눈구름을 그린 뒤 보여준다. 네 딴에 예쁜 베개 되도록 꽃을 그렸으니, 이 꽃베개를, 꽃무늬 나무베개를, 그예 알뜰히 사랑해야겠지. 그래, 고맙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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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그림놀이] 보금자리 2 (2014.10.31.)



  우리 보금자리를 헤아리는 그림을 마무리짓는다. 별비와 사랑비와 꽃비가 내리는 사이사이 별과 사랑과 꽃을 하나하나 그린다. 온누리에 별과 사랑과 꽃이 쏟아져서 흐드러지기를 바란다. 우리 보금자리에도, 이웃 보금자리에도, 골고루 아름다운 이야기가 넘칠 수 있기를 빈다. 다 같이 웃고 노래할 수 있는 삶이 되기를 꿈꾼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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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켜보는 마음



  네 살 작은아이가 요 달포쯤 앞서부터 밥상맡에서 새로운 놀이 하나를 떠올려서 즐깁니다. 무슨 놀이인가 하면, 밥숟가락을 국그릇에 살포시 놓고 보글보글 가라앉도록 하는 놀이입니다. 밥을 먹다가 퍽 오랫동안 이 놀이를 하기에, 밥 좀 먹으라고 이르다가, 문득 내 어릴 적을 떠올립니다. 그래, 나도 이 나이만 할 적에 이렇게 놀았고, 이 나이뿐 아니라 열 살 언저리에도 이런 놀이를 했다고 떠올립니다.


  밥숟가락을 국그릇에 살짝 놓으면 숟가락이 국물에 뜹니다. 이때 나는 내 밥숟가락을 숟가락 아닌 배로 여깁니다. 수저 손잡이를 살살 밀면 그만 꼬르륵 잠기는데, 이때에 배가 바닷속에 잠긴다고 여깁니다. 이런 놀이를 한참 합니다.


  밥상맡에서 으레 이 놀이를 하는 작은아이를 바라보다가 문득 한 가지를 생각합니다. 그래, 이 아이는 저를 지켜보아 주기를 바라는구나 싶어요. 밥상맡이니 밥을 먹으라고 이르거나 다그치거나 이끌 수 있어요. 그런데, 밥상맡에서 얼마든지 밥놀이를 즐길 수 있습니다. 길을 걷다가 우뚝 멈추어 개미 지나가는 모습을 지켜본다든지, 사마귀가 길을 가로지르는 모습을 지켜볼 수 있어요. 가야 할 곳에 빨리 가야 할 수 있지만, 가야 할 곳에 가더라도 1분이나 10분쯤 말미를 내어 찬찬히 둘레를 살펴볼 수 있습니다.


  작은아이 ‘밥놀이’ 또는 ‘수저놀이’를 물끄러미 지켜보다가 사진을 한 장 찍기로 합니다. 작은아이 놀이를 두고두고 건사하자는 생각이 듭니다. 작은아이 놀이를 지켜보면서 내 어릴 적 놀이를 조용히 그리자는 생각이 퍼뜩 스칩니다. 4347.11.8.흙.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삶과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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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밥 먹자 113. 2014.10.17. 밥그릇 국그릇



  어느 날 곁님이 문득 한 마디 한다. 아이들 밥이나 국을 너무 많이 뜨지 않느냐 하고. 그런가 하고 갸우뚱하다가 가만히 생각하니, 참말 아이들 밥그릇과 국그릇에 좀 많이 담았구나 하고 느낀다. 그러면 나는 왜 이렇게 많이 담을까? 어릴 적에 밥을 제대로 못 먹고 자라서 아이들한테 밥을 많이 먹이고 싶은 마음일까? 아니다. 곰곰이 헤아리니, 우리 아이들이 밥 넉넉히 먹고 기운 많이 내어 언제나 씩씩하고 신나게 놀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다음에는 좀 적게 담자고 생각하는데, 그래도 으레 많이 담는구나 싶다. 아이들은 배가 부르면 더 안 먹고, 아이들은 더 먹고 싶으면 더 달라 말하는데, 그래도 이 다음에는 조금 더 적게 담자고, 아이들이 더 달라 하는 말이 나올 만큼 주자고 생각한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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