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알량한 말 바로잡기

 식사 食事


 식사가 끝나다 → 밥을 다 먹다 

 저녁 식사로 국수를 → 저녁으로 국수를 / 저녁밥으로 국수를

 식사 약속을 하였다 → 밥을 먹기로 하였다 / 밥을 먹자고 하였다

 아침 식사 → 아침밥 / 아침

 식사 예절 → 밥맵시 / 밥버릇

 식사 관리 → 밥돌봄 / 밥다스림


  한자말 ‘식사(食事)’는 “끼니로 음식을 먹음”을 뜻하고, ‘음식(飮食)’은 “사람이 먹을 수 있도록 만든, 밥이나 국 따위의 물건”을 뜻합니다. 우리말 ‘밥’은 “쌀, 보리 따위의 곡식을 씻어서 솥 따위의 용기에 넣고 물을 알맞게 부어, 낟알이 풀어지지 않고 물기가 잦아들게 끓여 익힌 음식”을 가리켜요. 낱말책은 ‘음식 = 밥’으로 풀이하고, ‘밥 = 음식’으로 풀이하는 셈입니다. 그러니까, ‘음식’하고 ‘밥’은 같은 낱말이라는 뜻이며, 우리가 쓸 말은 바로 ‘밥’이라는 소리입니다. 영어로 하자면 ‘푸드(food)’일 테지요. 밥을 먹습니다. 밥먹기를 두고 “밥을 즐긴다”고 하거나 “밥을 누린다”고 할 수 있습니다. 여럿이 함께 밥을 먹는다면 “밥을 나눈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밥을 짓기에 ‘밥짓기’입니다. 밥을 하기에 ‘밥하기’입니다. 밥을 먹으면 어떻게 가리키면 될까요? 네, ‘밥먹기’입니다. 밥을 차린 모습을 두고 ‘밥차림’이라 합니다. 밥을 먹으며 느끼는 맛은 ‘밥맛’입니다. “아침을 먹는” 우리들은 “아침밥을 먹는다”고도 말합니다. 이처럼 말하면 됩니다. “식사 당번”이 아닌 “밥지기”이요, “식사 시간”이 아니라 ‘밥때’요 “밥 먹는 때”입니다.


  여러모로 짚으면서 ‘밥·밥감·밥거리·진지’나 ‘밥차림·밥그릇·밥구럭’으로 손봅니다. ‘밥꽃·밥먹다·밥을 먹다·밥모심’이나 ‘밥부피·밥살림·밥자리’나 ‘밥짓기·밥짓다·밥을 짓다·밥하기·밥하다·밥을 하다’로 손볼 만합니다. ‘끼·끼니·때·짬·참·자리·틈·틈바구니·틈새’나 ‘먹다·먹고마시다·먹어치우다·먹이다’나 ‘먹을거리·먹을것·먹는것’로 손볼 수 있어요. ‘드시다·들다·들리다’나 ‘잡수다·잡숫다·잡수시다’로 손보고요. ‘그릇·그릇모심·대접·바가지·바리·바리때’나 ‘차리다·차려놓다·차림·차림결·차림길·차림꽃·차림멋·차림빛·차림새’로 손보면 돼요. ‘하다·해놓다·해대다·해두다·해오다’나 ‘때우다·땜·땜질·땜하다·비기다’로 손보아도 어울립니다. ‘맛살림·입살림·부엌차림’이나 ‘뱃속·삼키다·다먹다·모두먹다’나 ‘잡다·잡아먹다·집어먹다·집어삼키다’로 손보기도 합니다. 이밖에 낱말책에 한자말 ‘식사’를 여섯 가지 더 싣는데, 모두 털어낼 만합니다. ㅍㄹㄴ



식사(式事) : 의식의 행사

식사(式辭) : 식장(式場)에서 주최자가 그 식에 대하여 인사로 말함. 또는 그 말

식사(食思) : = 식욕(食慾)

식사(食瀉) : [한의학] 음식물에 체하여 설사를 하는 증상 ≒ 식설(食泄)

식사(飾詐) : 남을 속이기 위하여 거짓으로 꾸밈

식사(飾辭) : 듣기 좋게 꾸며서 하는 말



여자친구는 저녁식사 전에 거의 규칙적으로 나를 찾아왔던 것이다

→ 곁가시내는 저녁을 먹기 앞서 으레 찾아왔다

→ 짝꿍은 저녁을 먹기 앞서 곧잘 찾아왔다

→ 곁짝은 저녁을 먹기 앞서 거의 날마다 찾아왔다

→ 짝지는 저녁을 먹기 앞서 바지런히 찾아왔다

→ 곁벗은 저녁을 먹기 앞서 틈만 나면 찾아왔다

《사과를 따지 않은 이브》(오리아나 팔라치/박동욱 옮김, 새벽, 1978) 118쪽


윗방에서 누군가가 이른 아침 식사를 밝게 만들려고 틀어놓은 운율이 흩어진 음악의 잡동사니에 귀를 기울이고 있으려니 끔찍스런 격정으로 쑤시는 듯한 한기가 내 몸을 부르르 떨게 만들었다

→ 윗칸에서 누가 이른 아침밥을 밝게 지으려고 틀어놓은 자잘한 노랫가락에 귀를 기울이려니 끔찍스레 쑤시듯 추워서 몸을 부르르 떨었다

《어느 망명작가의 참인생》(블라디미르 나보코프/권택영 옮김, 청하, 1988) 233쪽


소시지로 간단한 식사를 하고 있었다

→ 고기떡을 가볍게 먹는다

《자전거를 못 타는 아이》(장 자끄 상뻬/최영선 옮김, 별천지, 1998) 81쪽


나가서 점심 식사부터 하자

→ 나가서 낮밥부터 먹자

《내 안의 자유》(채지민, 사계절, 1999) 99쪽


아침 식사 전에 새 모이를 채워 주러 밖에 나갔다가 커다란 버섯 세 개를 발견했다

→ 아침에 앞서 새모이를 채우러 나갔다가 커다란 버섯을 셋 보았다

→ 아침을 들기 앞서 새모이를 채우러 갔다가 커다란 버섯을 셋 찾았다

《혼자 산다는 것》(메이 사튼/최승자 옮김, 까치, 1999) 44쪽


이다가 말했어요. “식사 시간이야.”

→ 이다가 말했어요. “밥 먹을 때야.”

→ 이다가 말했어요. “밥때야.”

→ 이다가 말했어요. “밥 다 되었어.”

→ 이다가 말했어요. “밥 먹자.”

《에밀의 크리스마스 파티》(아스트리드 린드그렌/햇살과나무꾼 옮김, 논장, 2002) 30쪽


아침식사를 하고

→ 아침밥을 먹고

→ 아침을 먹고

→ 아침밥을 즐기고

→ 아침을 누리고

《헬렌 니어링의 지혜의 말들》(헬렌 니어링/권도희 옮김, 씨앗을뿌리는사람, 2004) 184쪽


간만의 식사잖아

→ 모처럼 밥이잖아

→ 오랜만에 먹잖아

《충사 3》(우루시바라 유키/오경화 옮김, 대원씨아이, 2005) 184쪽


맛있는 점심 식사를 차려 주셨어요

→ 맛있게 낮밥을 차려 주셨어요

→ 맛있게 샛밥을 차려 주셨어요

《꼬마 곰 밍의 즐거운 꽃밭》(아이하라 히로유키·아다치 나미/이정아 옮김, 상, 2006) 25쪽


내가 앉아 있는 나무 위에서의 식사는 즐겁지

→ 내가 앉은 나무에서 먹으면 즐겁지

《칸트의 동물원》(이근화, 민음사, 2006) 16쪽


점심에는 식사 저녁에는 호프를 파는

→ 낮에는 밥 저녁에는 보리술을 파는

《모든 여자의 이름은》(최영숙, 창비, 2006) 42쪽


저녁 식사 시간이었다

→ 저녁 때였다

→ 저녁 먹을 때였다

→ 저녁을 먹는 때였다

→ 저녁밥 때였다

《까매서 안 더워?》(박채란, 파란자전거, 2007) 46쪽


북극에 사는 곰은 먹는대. 아침식사로 말이야

→ 높끝에 사는 곰은 먹는대. 아침밥으로 말이야

→ 높녘끝에 사는 곰은 먹는대. 아침으로 말이야

《눈의 여왕》(마리 루이스 개이/조현 옮김, 현암사, 2007) 8쪽


식사가 끝난 직후에 여타의 음주를 강요하거나 폭주하는 일을 삼가기로 약속한다

→ 밥을 먹고서 술을 들이밀거나 마구 마시지 않기로 다짐한다

→ 밥을 먹고 나서 술을 먹이거나 술지랄을 안 하기로 다짐한다

《행복의 역사》(대린 맥마흔/윤인숙 옮김, 살림, 2008) 55쪽


아주머니는 식사 준비를 했어요

→ 아주머니는 밥을 차려요

→ 아주머니는 밥을 해요

→ 아주머니는 밥을 지어요

《고양이 도우미》(다케시다 후미코·스즈키 마모루/양선하 옮김, 주니어랜덤, 2010) 61쪽


식사제한을 좀 해야겠어

→ 밥을 좀 줄여야겠어

→ 군살을 좀 덜어야겠어

《이토 준지의 고양이 일기 욘&무》(이토 준지/장혜영 옮김, 대원씨아이, 2010) 104쪽


식사를 준비하러 부엌으로 가고

→ 밥을 차리러 부엌으로 가고

→ 밥을 지으러 부엌으로 가고

→ 밥을 하려고 부엌으로 가고

《꽃밭의 장군》(재닛 차터스/김혜진 옮김, 뜨인돌어린이, 2011) 5쪽


한 끼 식사로 손색이 없는 영양만점의 음식이다

→ 한 끼로 훌륭하다

→ 끼니로 낫다

→ 맛찬 밥이다

《전쟁이 요리한 음식의 역사》(도현신, 시대의창, 2011) 215쪽


복수로다가 식사 명단에서 빼 버릴까 보다

→ 앙갚음으로다가 자리에서 빼 버릴까 보다

→ 되갚기로다가 밥이름에서 빼 버릴까 보다

《토성 맨션 3》(이와오카 히사에/박지선 옮김, 세미콜론, 2012) 54쪽


식사 한 끼가 내 일당보다 몇 배나 비싸다냥

→ 밥 한 끼가 내 하루삯보다 몇 곱 비싸다냥

《야옹이와 흰둥이 2》(윤필, 길찾기, 2012) 164쪽


회의를 시작하기 전에 먼저 식사를 시작할까요

→ 모임을 하기 앞서 밥부터 들까요

→ 모임에 앞서 밥 먼저 먹을까요

→ 얘기하기 앞서 밥부터 먹을까요

《내일도 눈이 올까요?》(마사코 야마시타/최혜기 옮김, 산하, 2012) 20쪽


포식한 식사 후 더부룩함이 그러하듯

→ 배불리 먹고서 더부룩하면 그러하듯

→ 잔뜩먹어 더부룩하면 그러하듯

《소통의 계보》(배재형, 문학의전당, 2012) 27쪽


아침 식사는커녕 자리에 잠시 앉아 볼 새도 없다는 게 전성례 씨의 말이다

→ 전성례 씨는 아침밥은커녕 자리에 좀 앉아 볼 새도 없다고 말한다

→ 전성례 씨는 아침은커녕 자리에 살짝 앉아 볼 새도 없다고 한다

《가업을 잇는 청년들》(백창화·장혜원·정은영, 남해의봄날, 2013) 182쪽


식사 후에 등장한 호박 파이 또한 최고였지요

→ 밥 먹은 뒤에 나온 호박구이 또한 훌륭했지요

→ 밥을 먹고서 나온 호박빵 또한 대단했지요

→ 밥 먹고서 나온 호박구이 또한 즐겁지요

→ 밥을 다 먹고 받은 호박빵도 맛있었지요

《워거즐튼무아》(마츠오카 쿄오코/송영숙 옮김, 바람의아이들, 2013) 57쪽


나무열매를 주웠습니다. 식사 확보

→ 나무열매를 주웠습니다. 밥을 마련

《고키챠 1》(타마치 류이/박다희 옮김, 조은세상, 2013) 11쪽


식사 시간에 그런 입 모양이 나타났을 때

→ 밥때에 그런 입을 하자

→ 끼니에 그런 입이자

《에코의 초상》(김행숙, 문학과지성사, 2014) 12쪽


난 오늘 식사당번인데

→ 난 오늘 밥지기인데

→ 난 오늘 밥꾼인데

→ 난 오늘 부엌님인데

→ 난 오늘 부엌지기인데

《태양의 집 5》(타아모/이지혜 옮김, 대원씨아이, 2014) 47쪽


식사 더 안 하세요?

→ 진지 더 안 드세요?

→ 진지 더 안 자세요?

→ 밥 더 안 드세요?

《카메라, 편견을 부탁해》(강윤중, 서해문집, 2015) 106쪽


아침 식사를 하고 난 직후였다

→ 아침을 먹고 난 다음이었다

→ 아침밥을 먹고 난 뒤였다

→ 아침을 하고 난 뒤였다

《하루 10분 아빠 육아》(안성진, 가나북스, 2015) 139쪽


조리에 사용된 에너지까지 지역산인 식사는 더 큰 부가가치가 발생할지도 모른다

→ 밥짓기에 쓴 땔감까지 마을에서 나오면 더 값어치를 할지도 모른다

→ 밥을 하는 땔감까지 마을에서 얻으면 더 돈값을 할지도 모른다

《숲에서 자본주의를 껴안다》(모타니 고스케·NHK히로시마 취재팀/김영주 옮김, 동아시아, 2015) 135쪽


한 끼의 한 그릇 식사로 제격이다

→ 한 끼 한 그릇 밥으로 알맞다

→ 한 끼 한 그릇으로 어울린다

→ 한 끼니 한 그릇 밥으로 맞다

《문숙의 자연식》(문숙, 샨티, 2015) 117쪽


그 밥집에서 식사하고 돌아오는 길에

→ 그 밥집에서 밥 먹고 돌아오는 길에

→ 그 밥집에서 밥을 먹고 돌아오는 길에

《파이어스톤 도서관에서 길을 잃다》(류대영, 생각비행, 2016) 30쪽


모든 생명이 아침식사를 한다

→ 모든 숨결이 아침을 먹는다

→ 모든 목숨이 아침을 먹는다

→ 모두가 아침밥을 먹는다

《은빛 물고기》(고형렬, 최측의농간, 2016) 195쪽


직장인의 점심 식사로 한 세기를 풍미한 짜장면

→ 일바치한테 샛밥으로 온해를 살아온 짜장국수

→ 달삯꾼한테 낮밥으로 온해를 흘러온 짜장국수

→ 일꾼한테 낮밥 한끼로 온해를 지나온 짜장국수

《살맛 나는 한국인의 문화》(정경조·정수현, 삼인, 2016) 137쪽


아는 분 가족과 저녁식사를 할 일이 있어

→ 아는 한집과 저녁을 할 일이 있어

→ 아는 이웃과 저녁밥을 먹을 일이 있어

《늙은 개가 짖으면 내다봐야 한다》(한희철, 꽃자리, 2016) 173쪽


그럼 식사량을 늘려 줘

→ 그럼 밥부피를 늘려 줘

→ 그럼 밥을 늘려 줘

→ 그럼 밥을 더 줘

《징역 339년 1》(이세 토모카/이상은 옮김, 학산문화사, 2016) 79쪽


매일의 식사에는

→ 하루밥에는

→ 늘 먹는 밥에는

→ 오늘밥에는

《여행하는 채소 가게》(스즈키 뎃페이·야마시로 도오루/문희언 옮김, 하루, 2016) 139쪽


일을 하며 아침·점심으로 식사를 준비하는 아주머니가 계셨지만

→ 일을 하며 아침낮으로 밥을 차려 주는 아주머니가 계셨지만

→ 일을 하며 아침밥·낮밥을 차려 주는 아주머니가 계셨지만

→ 일을 하며 아침하고 낮에 밥을 챙겨 주는 아주머니가 계셨지만

《촛불철학》(황광우, 풀빛, 2017) 224쪽


식사를 끝내고

→ 밥을 다 먹고

→ 밥을 먹고

《꽃보다 먼저 다녀간 이름들》(이종형, 삶창, 2017) 78쪽


이곳에서 식사를 한 적이 있다

→ 이곳에서 밥을 먹은 적이 있다

→ 이곳에서 밥을 먹었다

《하프와 공작새》(장준영, 눌민, 2017) 5쪽


우리가 함께 먹을 수 있는 식사는 얼마나 남았을지 헤아려 본다

→ 우리가 함께 먹을 수 있는 밥은 얼마나 남았을지 헤아려 본다

→ 우리가 함께할 수 있는 끼니는 얼마나 남았을지 헤아려 본다

→ 우리가 함께할 수 있는 밥자리는 얼마나 남았을지 헤아려 본다

《나의 두 사람》(김달님, 어떤책, 2018) 174쪽


저녁식사 다음이 장대 오르기 타임이다

→ 저녁밥 다음이 장대 오르는 때이다

→ 저녁을 먹고서 장대에 오른다

《날 때부터 서툴렀다 2》(아베 야로/장지연 옮김, 미우, 2018) 85쪽


앙리는 친구들을 저녁 식사에 초대했어요

→ 앙리는 동무를 저녁자리에 불렀어요

《꼬마 유령들의 저녁 식사》(자크 뒤케누아/이정주 옮김, 미디어창비, 2018) 3쪽


가벼운 식사까지 해결할 수 있는 찻집

→ 가볍게 밥까지 먹을 수 있는 잎물집

→ 가볍게 끼니를 채울 수 있는 잎물집

《거리를 바꾸는 작은 가게》(호리에 아쓰시/정문주 옮김, 민음사, 2018) 44쪽


식사도 미노루가 준비하지

→ 밥도 미노루가 챙기지

→ 밥도 미노루가 차리지

→ 밥차림도 미노루 몫이지

《오쿠모의 플래시백 2》(우에시바 리이치/허윤 옮김, 대원씨아이, 2019) 108쪽


저녁 식사를 위해 그녀를 훌륭한 식당에 초대했습니다

→ 저녁자리에 훌륭한 곳으로 모셨습니다

→ 저녁을 먹으러 훌륭한 자리로 불렀습니다

→ 저녁을 먹을 훌륭한 데로 이끌었습니다

《아델라이드》(토미 웅게러/김시아 옮김, 천개의바람, 2020) 16쪽


식사 때가 되면 “현영아, 밥 먹자∼” 하며

→ 밥때가 되면 “현영아, 밥 먹자!” 하며

《그림 그리는 할머니 김두엽입니다》(김두엽, 북로그컴퍼니, 2021) 27쪽


풀밭 위에서 하는 또 한 번의 맛있는 점심 식사였다

→ 풀밭에서 또 한 끼니 맛있는 낮밥이었다

→ 풀밭에서 또 낮밥을 맛있게 누렸다

《어느 병사의 전선일기》(바루/이성엽 옮김, 지양사, 2022) 39쪽


식사가 거의 끝나갈 무렵, 두 달째 묵언수행 중인

→ 거의 다 먹을 무렵, 두 달째 고요한

→ 밥을 거의 먹을 무렵, 두 달째 입을 다문

《0원으로 사는 삶》(박정미, 들녘, 2022) 311쪽


글방 선생님들과 식사를 하기로 한 날이다

→ 글집 어른들과 밥을 먹기로 한 날이다

《엄마한테 가고 싶은 날》(박희정, 꿈꾸는늘보, 2022) 46쪽


주말에 식사를 준비해 주는 승려님이 있어서 매일 요리를 하진 않지만

→ 이레끝에 밥을 챙겨 주는 스님이 있어서 늘 밥을 짓진 않지만

→ 끝이레에 밥을 살펴주는 스님이 있어서 날마다 밥을 하진 않지만

《극채의 집 4》(빗케/김진수 옮김, 대원씨아이, 2022) 95쪽


항의의 뜻으로 바로 옆에서 식사

→ 따지는 뜻으로 바로 옆에서 먹기

→ 맞서는 뜻으로 바로 옆에서 밥

《나의 신님 1》(유메노 츠쿠시/신혜선 옮김, YNK미디어, 2023) 24쪽


식사의 질이 낮고 불규칙적으로 먹어

→ 밥차림이 낮고 아무렇게나 먹어

→ 아무것이나 마구 먹어

《일인칭 가난》(안온, 마티, 2023) 132쪽


친한 언니와 식사하는 자리에서 그녀는 혀를 끌끌 차며 말했다

→ 가까운 언니와 밥먹는 자리에서 혀를 끌끌 차며 말했다

《내가 좋아하는 것들, 소설》(김슬기, 스토리닷, 2023) 45쪽


정말 맛있는 식사였어요

→ 참말 맛있게 먹었어요

→ 아주 맛있어요

《엄마의 노래》(이태강, 달그림, 2023) 23쪽


오소리 가족이 준비해 준 식사는

→ 오소리네가 차려 준 밥은

→ 오소리네가 내어준 한끼는

《치리와 치리리 땅속 이야기》(도이 카야/허은 옮김, 봄봄, 2024) 27쪽


아무 걱정 없이 풍족한 식사를 할 수 있겠구나

→ 아무 걱정 없이 넉넉히 먹을 수 있겠구나

→ 아무 걱정 없이 푸짐히 먹을 수 있겠구나

《미래 세대를 위한 동물권 이야기》(이유미, 철수와영희, 2024) 99쪽


저 가족의 저녁 식사를 방해할 텐데

→ 저 집안 저녁자리에 걸거칠 텐데

→ 저 집 저녁자리를 휘저을 텐데

《끝없는 양말》(페드로 마냐스 로메로·엘레니 파파크리스토우/김정하 옮김, 분홍고래, 2024) 27쪽


처음에는 가난한 아이들의 굶주림을 해결하기 위한 최소한의 식사였어요

→ 처음에는 굶주리는 가난 아이를 도우려는 한끼였어요

→ 처음에는 굶주리는 가난 아이한테 이바지하는 한끼였어요

《미래 세대를 위한, 지구를 살리는 급식 이야기》(민은기·배성호, 철수와영희, 2024) 17쪽


저녁식사가 끝나면 온 가족이 모여

→ 저녁을 먹으면 온집안이 모여

→ 저녁을 먹고서 온집이 모여

《운하 옆 오래된 집, 안네 프랑크 하우스》(토머스 하딩·브리타 테켄트럽/남은주 옮김, 북뱅크, 2024) 36쪽


가벼운 식사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 가볍게 밥을 차렸습니다

→ 가볍게 밥자리가 있습니다

→ 가볍게 들고서 가십시오

《고물 로봇 퐁코 6》(야테라 케이타/조원로 옮김, 소미미디어, 2025) 106쪽


사실 스님들이 발우공양 하듯 식사를 마친 후 그 밥그릇에

→ 스님이 그릇모심 하듯 밥을 먹고서 이 밥그릇에

→ 스님이 모심길을 하듯 밥을 먹고서 이 밥그릇에

《내가 좋아하는 것들, 그릇》(길정현, 스토리닷, 2025) 63쪽


백수 생활에 적응하면서 엄마는 식사량을 차차 줄였다

→ 엄마는 일없는 삶에 맞추면서 밥을 차츰 줄인다

→ 엄마는 빈손인 삶에 따르며 조금씩 적게 먹는다

→ 엄마는 뒹구는 삶이라면서 조금씩 적게 먹는다

《오춘실의 사계절》(김효선, 낮은산, 2025) 153쪽


그저 조용히 식사를 만들어 왔어

→ 그저 조용히 밥을 지어 왔어

→ 그저 조용히 밥을 해왔어

《노부나가의 셰프 37》(카지카와 타쿠로/이은주 옮김, 대원씨아이, 2025) 12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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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부나가의 셰프 37
카지카와 타쿠로 외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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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6.8.17.

책으로 삶읽기 1162


《노부나가의 셰프 37》

 카지카와 타쿠로

 이은주 옮김

 대원씨아이

 2025.2.28.



《노부나가의 셰프 37》(카지카와 타쿠로/이은주 옮김, 대원씨아이, 2025)을 돌아본다. 막바지에 이르러 비로소 빙그르르 쳇바퀴를 도는 줄거리를 멈췄다. 진작 이처럼 맺으면 한결 나았으리라 본다. 먼저 마무리를 보고서 뒷이야기를 더 그리면 된다고도 느낀다. 더 나은 꽃님이 있어야 하지 않고, 덜 나은 꽃님이 있지 않다. 들꽃이라서 꽃이 아닐 수 없다. 꽃찔레만 꽃이지 않다. 모든 꽃은 다 다르게 피어날 뿐 아니라 다 다른 철을 노래하기에 곱다. 모든 사람은 다 다르게 살아갈 뿐 아니라 다 다른 길을 노래하기에 즐겁다. 이 나라가 더 멋스럽다든지 저 나라지기가 더 훌륭하다는 겉치레를 내려놓을 적에 삶을 그릴 수 있다. 이때에 이랬다면 바뀐다거나 저때에 저러지 않았으면 달랐으리라 여기지 않아도 된다. 모든 때에 늘 새롭게 배우면서 한 발짝 나아간다. 일찍 알아볼 수 있게 천천히 알아볼 만하다. 모든 논에 똑같이 나락을 심어야 하지 않는다. 두레와 품앗이로 논마다 돌아가면서 나락을 심기에 가을이면 서로 돕고 이바지하면서 나란히 넉넉하고 즐거울 수 있다. ㅍㄹㄴ


ㅍㄹㄴ


“제길. 우린 도대체 누구와 무얼 위해 싸웠던 거야아!” 56쪽


‘어느샌가 나리 옆에 자리하고, 어느새 모두에게 인정을 받았지. 그러면서도 부와 명예를 탐하지도 않고, 그저 조용히 식사를 만들어 왔어.’ 122쪽


“그건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모르는 일이니 더욱 기대되지 않나요?” 142쪽


“돌아가자, 켄. 우리와 함께 아즈치에 있는 집으로.” 180쪽


#信長のシェフ #梶川卓郞 #西村ミツル


+


그저 조용히 식사를 만들어 왔어

→ 그저 조용히 밥을 지어 왔어

→ 그저 조용히 밥을 해왔어

122쪽


켄의 존재는 하늘의 뜻이 아닐까

→ 켄은 하늘뜻이 아닐까

→ 켄은 하늘뜻으로 있지 않을까

123쪽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과 노래를 쓴다. 숲을 품은 시골에서 산다. 살림을 짓는 하루를 가꾼다. 《푸른말로 글빛노래 시 따라쓰기》, 《열두 달 소꿉노래》,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를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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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벌레의 하극상 제4부 : 귀족원의 도서관을 구하고 싶어! 4 - 사서가 되기 위해서라면 뭐든지 할 수 있어
카츠키 히카루 지음, 시이나 유우 그림, 카즈키 미야 원작 / 대원씨아이(만화) / 2024년 7월
평점 :
품절


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6.8.17.

책으로 삶읽기 1161


《책벌레의 하극상 4부 4》

 카즈키 미야 글

 카츠키 히카루 그림

 문기업 옮김

 대원씨아이

 2024.7.31.



《책벌레의 하극상 4부 4》(카즈키 미야·카츠키 히카루/문기업 옮김, 대원씨아이, 2024)을 돌아본다. “머리로는 알아도”라고 하는 대목이 있는데, “머리로 느껴도”라 해야 맞다고 본다. ‘알다’란 “제대로 볼 수 있다”를 가리킨다. “머리로 제대로 볼” 적에 엉뚱하게 짚을 일이란 없다. 제대로 안다고 여기는 시늉이나 척이기에 ‘모를’ 뿐이다. “나도 알아!”처럼 말하는 분이 많은데, 아는 사람은 “나도 알아!” 하고 말하지 않는다. 무엇을 알 적에는 서두르지 않고 섣부르지 않고 서성대지 않고 서툴지 않다. 아직 모르지만 조금씩 배우는 길이기에 “조금 아는 척”을 하고야 만다. 알아차리면 철이 든다. 철이 들면 눈을 뜬다. 눈을 뜨면 깨어나고, 깨어나면 일어나며, 일어나면 스스로 이 삶을 짓는다. ‘삶짓기’를 할 적에 ‘알다’라 할 테니, 삶짓기가 아니라 ‘삶짓기 시늉’일 적에는 똑같이 ‘모르다’이다. 그러니까 《책벌레의 하극상 4부》에 나오는 적잖은 곁일꾼(측근)은 아직 모르면서 아는 시늉을 한다. 알지 못 한대서 부끄럽거나 창피하지 않은데, 자꾸 아는 척하면서 말썽을 일으킨다. 배우는 길이라면 말썽을 안 일으킨다. 배우는 사람은 고개를 숙일 테니까.


ㅍㄹㄴ


‘자신보다 지위가 높은 사람과 거의 접해 본 적이 없는 빌프리트는 머리로는 알아도 실제로는 그렇게 생각하지 못하고 있다.’ 46쪽


“제 측근이 되어도 장래에 높은 지위는 얻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면 언제든지 말씀해 주세요. 희망하시는 대로 선처하겠습니다.” 67쪽


“대체 어디까지 걷게 만들 셈인지 참.” 89쪽


‘아, 이게 나의 마석이구나.’ 93쪽


#本好きの下剋上 #香月美夜 #勝木光


+


여기의 책은 어디서 읽으면

→ 여기 책은 어디서 읽으면

17쪽


옮겨적을 때까지 확보해 두고 싶은 마음은

→ 옮겨적을 때까지 두고 싶은 마음은

→ 옮겨적을 때까지 붙들고 싶은 마음은

20쪽


희망하시는 대로 선처하겠습니다

→ 바라는 대로 넘겨주겠습니다

→ 뜻하는 대로 받아주겠습니다

→ 그리는 대로 보아주겠습니다

67쪽


대체 어디까지 걷게 만들 셈인지 참

→ 아니 어디까지 걸으라 할 셈인지

→ 참말 어디까지 걸으라 할 셈인지

89쪽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과 노래를 쓴다. 숲을 품은 시골에서 산다. 살림을 짓는 하루를 가꾼다. 《푸른말로 글빛노래 시 따라쓰기》, 《열두 달 소꿉노래》,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를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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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6.8.12.


《소년과 남자들에 대하여》

 리처드 리브스 글/권기대 옮김, 민음사, 2025.9.26.



간밤에 꽤 춥다. 이제 밤에는 이불을 덮어야 하는구나. 아침과 낮에는 구름이 물들이는 흰그림을 바라보며 햇볕을 쬔다. 한낮에 맨발로 마당에 서도 발바닥이 뜨겁지 않다. 떠나가는 여름을 물씬 느낀다. 국을 끓이고 빨래를 한 뒤에 등허리를 편다. 큰아이랑 15:05 시골버스를 타고서 저잣마실을 간다. 수박 한 덩이를 장만한다. 오늘은 큰아이가 등짐으로 담는다. 나는 수박을 뺀 다른 저잣짐을 멘다. 천천히 걸어서 버스나루에 닿고, 오늘은 모처럼 시골버스에 빈자리가 없기에 선 채로 마을앞까지 이른다. 다만, 시골버스에 빈자리가 아예 없지 않았다. 할매는 두칸자리를 혼자 차지하면서 “젊은것들이 서서 가도 되지!” 하더라. 《소년과 남자들에 대하여》를 더듬더듬 겨우 읽어낸다. 곁님과 큰아이는 너무 애써서 읽으려 하지 말라고 나무란다. ‘요즘 머스마’가 왜 이리 ‘멍청’하거나 ‘못 배우’느냐고 타박하기란 아주 쉽다. 그러나 찬찬히 짚고 알려주고 함께 일하고 살림하면 못 배우거나 멍청한 머스마는 아무도 없다. 한집을 이루는 모두(가시버시)가 함께 일하고 살림하는 터전으로 나아가면 된다. 누가 더 일하거나 덜 일하는 얼개가 아닌, 모든 사람이 혼자서 모든 일과 살림을 맡을 수 있도록 눈썰미와 손끝을 가다듬고서 피어날 노릇이다. 홀로서기를 할 줄 알기에 함께살기를 한다. 함께살기를 즐겁게 한다면 홀로서기도 아름답게 할 테지. “왜 못 해?” 하고 따질 일이 없이 “이렇게 해보자. 더 천천히 익혀도 돼.” 하고 들려주면 된다.


#OfBoysandMen #RichardVReeves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과 노래를 쓴다. 숲을 품은 시골에서 산다. 살림을 짓는 하루를 가꾼다. 《푸른말로 글빛노래 시 따라쓰기》, 《열두 달 소꿉노래》,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를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


[단독] 경찰 관사에 ‘외부인 10년 위장 전입’…현직 경찰 간부 ‘뇌물 혐의’ 수사

https://n.news.naver.com/mnews/ranking/article/056/0012235766?ntype=RANKING&sid=001


[단독] 방사능 감시하라고 준 혈세 수천만원이 쌈짓돈으로 [결산대해부⑫]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586/0000135655?type=journalists


[속보]李 지지 42.9% “중도층·40대도 돌아서”-조원씨앤아이

https://n.news.naver.com/article/021/0002810811?type=breakingnews


[단독]경찰, '광주대표도서관 사고' 공무원 2명 송치…뇌물 혐의도 수사

https://n.news.naver.com/article/660/0000115047


사관학교 총동창회 "안규백, 3군체제 유지 검토 약속"…국방부 "사실 아냐"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417/0001155198?sid=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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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아동 백신 권고 17종→11종 축소 행정명령 서명 "자폐증 원인 끝까지 밝힌다" (한글자막 풀영상)

https://www.youtube.com/watch?v=PI7rmJP6NCQ


트럼프, 美아동백신 11개 질병으로 축소…의료계, 감염확산 우려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01/0016243546?sid=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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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숲마실


짓고 듣기 (2023.11.10.)

― 부산 〈우리글방〉



  짓는 사람은 손끝으로 차근차근 매만집니다. 듣는 사람은 귀를 쫑긋 세우면서 차분히 받아들입니다. 짓는 사람은 모두 손길로 태어나는 줄 느낍니다. 듣는 사람은 말꼬를 트기 앞서 귀여겨듣는 매무새부터 추스를 노릇이라고 여깁니다. 기쁘게 배우기에 즐겁게 지어서 나눕니다. 반갑게 듣기에 즐겁게 들려주며 얘기합니다.


  ‘짓는이(창작자)’도 ‘즐김이(애호가)’도 온마음으로 품으려는 길에서 맞물립니다. 흐트러지는 마음이라면 짓지 못 하다가 지겹습니다. 흔들리는 마음이라면 즐기지 못 할 뿐 아니라 지칩니다.


  비는 줄기차게 내립니다. 물은 줄기차게 흐릅니다. 풀은 줄기차게 돋아요. 참하게 차오르듯 내리고 흐르고 돋으니, 참하게 채우고 읽으면서 흐뭇하게 돌아보며 배우고 익힙니다.


  부산 보수동에 닿아서 〈우리글방〉을 들릅니다. 새로 나오는 책만 해도 끝없는데 뭣하러 옛날책을 뒤적이느냐고 묻는 분을 으레 만납니다. 이렇게 묻는 분을 마주하며 빙그레 웃습니다. “새로 태어나는 아이가 많은데, 나이든 사람은 왜 살아야 할까요?” 하고 먼저 되묻고서 “나무 한 그루는 즈믄해를 거뜬히 살아요. 즈믄살을 먹는 나무더러 ‘넌 언제 죽을 셈이니?’ 하고 묻지 않아요. 그저 즈믄나무 곁에 다가가서 즈믄살림을 마음으로 배우려고 합니다. 갓 태어난 책이건 오래된 책이건 마찬가지로 배울거리요, 옛날책이라면 옛날부터 오늘에 이르도록 살아낸 자취를 읽으면서 돌아볼 이야기가 수두룩해요.” 하고 보탭니다.


  요즈음은 오솔길이 사라집니다. 사라지는 오솔길이기에 찾기 어려울 수 있지만, 아직 있는 오솔길을 사뿐히 찾아갑니다. 헌책집은 틀림없이 확 줄었지만, 헌책집도 마실하고 작은책집(새책집)도 나들이합니다.


  큰몫이나 큰일을 맡는 길이 아닌, 큰씨앗이나 큰나무를 쳐다보는 길도 아닌, 오늘몫과 오늘일을 헤아리면서, 오늘씨앗과 오늘나무를 마주하는 길입니다. 더 크거나 세거나 높아야 하지 않아요. 서로서로 다르게 살아낸 하루를 이야기로 짓고 듣고 적바림합니다. 함께 이곳에서 만나는 길을 돌아봅니다.


  새책이나 헌책을 읽지 않습니다. 책을 읽습니다. 새사람이나 헌사람을 만나지 않습니다. 사람을 만납니다. 새길이나 헌길을 걷지 않습니다. 길을 걷습니다. 새바람이나 헌바람을 쐬지 않습니다. 바람을 쐽니다. 노래책 한 자락을 손에 쥡니다. 노래 한 마디를 스르르 읊다가 글로 옮깁니다. 오늘 걸어가는 길에서 길어올린 빛씨 한 톨을 낱말 하나로 옮기면서 다리를 쉬고 생각을 나눕니다.


ㅍㄹㄴ


《나의 소소한 일상》(다자이 오사무/김춘미 옮김, 시공사, 2007.3.23.)

《한마디의 말》(강은교, 자유문학사, 1986.7.25.)

- 예림서점. 장림시장버스정류소앞 29-2069 모든 양서보급에 힘쓰겠읍니다

《한국현대극작가론 3 함세덕》(한국극예술학회 엮음, 태학사, 1995.9.30.)

《늦깎이》(김하기, 친구, 1991.6.30.)

《문둥이 성자 다미안》(존 패로우/김영호 옮김, 정신세계사, 1990.11.7.)

#JohnFarrow #Damien the Leper

《우리의 여름은 거기에 있어》(정세진, 개미북스, 2023.7.31.)

《다만 잘 지는 법도 있다는 걸》(전종환, 난다, 2021.6.10.첫/2021.6.15.2벌)

《우리가 우리를 우리라고 부를 때 : N번방 추적기와 우리의 이야기》(추적단 불꽃, 이봄, 2020.9.23.)

《텃밭에서 발견한 충만한 삶》(알린 번스타인/변용란 옮김, 디자인하우스, 2006.2.25.)

#GrowingSeason (1995년) #ArleneBernstein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과 노래를 쓴다. 숲을 품은 시골에서 산다. 살림을 짓는 하루를 가꾼다. 《푸른말로 글빛노래 시 따라쓰기》, 《열두 달 소꿉노래》,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를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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