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비밀 베스트 세계 걸작 그림책 15
이시즈 치히로 지음, 기쿠치 치키 그림, 황진희 옮김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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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5.12.1.

그림책시렁 1683


《나의 비밀》

 이시즈 치히로 글

 기쿠치 치키 그림

 황진희 옮김

 주니어RHK

 2022.5.5.



  아이는 숨기지 않습니다. 말을 아직 안 할 뿐입니다. 아이는 언제 어떻게 말을 해야 할는지 곰곰이 생각합니다. 바로바로 말을 할 때가 있고, 속으로 묻고 되새기고 나서 스스럼없이 터뜨립니다. 둘레에 있는 사람이 ‘어른스럽’다면 아이가 멈칫하거나 움찔하지 않아요. 둘레에 있는 사람이 ‘안 어른스럽’기 때문에 아이가 자꾸 멈칙하거나 움찔하더니 입을 다물어요. 속으로 탑니다. 《나의 비밀》은 “내가 숨기는” 이야기를 들려줍니다만, 숨긴다기보다는 “내가 말 못한” 이야기라고 여길 만합니다. “나는 속으로” 이렇게 외치고 싶다는 마음을 들려줍니다. 아이는 ‘남’처럼 하고 싶지 않습니다. 배움터에서 시키는 대로 잘 따라가고 싶지 않습니다. 생각해 봐요. 배움터 어느 길잡이도 아이더러 담벼락에 올라가서 고양이처럼 기어다니라고 얘기하지 않습니다. 요새는 아이한테 “넌 하늘을 날 수 있어. 그럼.” 하고 속삭이는 길잡이가 있을는지 모르나, 이렇게 속삭이는 길잡이는 참으로 드뭅니다. 누구나 스스로 날갯짓을 하며, 저마다 즐겁게 풀꽃나무랑 수다를 하는 줄 눈여겨볼 줄 알 때에, 아이는 말길을 트고, 어른은 눈이 밝을 만해요.


#わたしのひみつ (2014년) #石津ちひろ #きくちちき


ㅍㄹㄴ


《나의 비밀》(이시즈 치히로·기쿠치 치키/황진희 옮김, 주니어RHK, 2022)


난 철봉을 잘 못해

→ 난 긴대를 잘 못해

→ 난 바디를 잘 못해

→ 난 쇠작대 잘 못해

2


하지만 담장 위에서는 고양이처럼

→ 그래도 담에서는 고양이처럼

→ 그런데 담을 타면 고양이처럼

4


사과는 한 번에 세 개나 먹을 수 있어

→ 능금은 한꺼번에 셋씩 먹을 수 있어

→ 능금은 덥석 세 알이나 먹을 수 있어

8


하지만 캠핑장에서 별을 보며 잠드는 건 좋아해

→ 그렇지만 들에서 별을 보며 잠들면 즐거워

→ 그런데 벌판에서 별을 보며 잠들면 신나

24


하늘은 정말 멋진 것 같아

→ 하늘은 참 멋져

→ 하늘은 더없이 멋져

27


나의 비밀, 아무한테도 말하면 안 돼

→ 내 뒷얘기, 아무한테도 하면 안 돼

→ 내 속말, 아무한테도 하면 안 돼

32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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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2260 : 표현 것들 것 같았


말로는 다 표현할 수 없는 것들이 마음속에 떠오르는 것 같았다

→ 말로는 다 그릴 수 없는 마음이 떠오르는 듯하다

→ 말로는 다 그릴 수 없어도 마음에 떠오르는 듯하다

→ 말로는 다 할 수 없어도 마음에 떠오르는 듯해

→ 말로는 다 못 하겠는데 마음에 떠올라

《첼로, 노래하는 나무》(이세 히데코/김소연 옮김, 천개의바람, 2013) 14쪽


말로 그릴 수 있는 마음이 있다면, 미처 말로 못 그리는 마음이 있습니다. 좀처럼 말로는 못 하겠지만, 마음에 가만히 떠오르기도 합니다. 아직 마음에만 떠오를 뿐, 말로는 못 옮기더라도, 차분히 기다리고 지켜보고 가꾸면, 어느새 말소리로 환하게 피어나게 마련입니다. ㅍㄹㄴ


표현(表現) : 1. 생각이나 느낌 따위를 언어나 몸짓 따위의 형상으로 드러내어 나타냄 2. 눈앞에 나타나 보이는 사물의 이러저러한 모양과 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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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2270 : 과거와 미래의


어느 날 과거와 미래의 다른 얼굴이 나를 찾아온다면

→ 어느 날 어제와 모레가 다른 얼굴로 나를 찾아온다면

→ 어느 날 뒷날과 앞날이 다른 얼굴로 나를 찾아온다면

《백날을 함께 살고 일생이 갔다》(배영옥, 문학동네, 2019) 17쪽


이 보기글에 나오는 “다른 얼굴이 나를 찾아온다면”은 아주 틀리지는 않으나 몹시 엉성합니다. “어제와 모레가 + 다른 얼굴로 + 나를 찾아온다면”으로 손질합니다. 앞자락을 “뒷날과 앞날이”로 손질할 수 있습니다. ㅍㄹㄴ


과거(過去) : 1. 이미 지나간 때 2. 지나간 일이나 생활

미래(未來) : 1. 앞으로 올 때 2. [불교] 삼세(三世)의 하나. 죽은 뒤에 다시 태어나 산다는 미래의 세상을 이른다 = 내세 3. [언어] 발화(發話) 순간이나 일정한 기준적 시간보다 나중에 오는 행동, 상태 따위를 나타내는 시제(時制) ≒ 올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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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2271 : 신(神) 질문을 던질


신(神)이 우리에게 질문을 던질 때부터

→ 하늘이 우리한테 물어볼 때부터

→ 님이 우리한테 물을 때부터

《백날을 함께 살고 일생이 갔다》(배영옥, 문학동네, 2019) 18쪽


틀린말씨인 “질문을 던지다”입니다. ‘묻다·물어보다’나 ‘여쭈다·여쭙다’로 바로잡습니다. 또는 ‘말하다·말씀하다’나 ‘얘기하다·이야기하다’로 고쳐씁니다. 하늘은 늘 묻습니다. 님은 언제나 얘기해요. 빛도 노상 소근소근 말합니다. ㅍㄹㄴ


신(神) : 1. 종교의 대상으로 초인간적, 초자연적 위력을 가지고 인간에게 화복을 내린다고 믿어지는 존재 2. 사람이 죽은 뒤에 남는다는 넋 = 귀신 3. [기독교] ‘하느님’을 개신교에서 이르는 말 = 하나님 4. [민속] 아기를 점지하고 산모와 산아(産兒)를 돌보는 세 신령 = 삼신 5. [철학] 세계의 근원, 원인이라고 생각하는 실체

질문(質問) : 모르거나 의심나는 점을 물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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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2243 : 수로를 통해 -로 있


그 물은 어두운 땅 밑 수로를 통해 너한테로 오고 있지

→ 물은 어두운 땅밑에서 흐르며 너한테 오지

→ 물은 어두운 땅밑길을 거쳐서 너한테 오지

《살아있다는 것》(유모토 가즈미·사카이 고마코/김숙 옮김, 북뱅크, 2025) 20쪽


땅밑에 물길이 있으면 “땅밑 물길”이나 ‘땅밑길’이라 하면 됩니다. 물은 땅밑에서 흘러 너한테 옵니다. 물은 땅밑길을 거쳐서 나한테 갑니다. 흘러오고 흘러가는 물길입니다. ㅍㄹㄴ


수로(水路) : 1. 물이 흐르거나 물을 보내는 통로 = 물길 2. 선박이 다닐 수 있는 수면상의 일정한 길 3. [체육] 수영 경기에서, 각 선수가 헤엄쳐 나가도록 정해 놓은 길

통하다(通-) : 3. 어떤 곳에 무엇이 지나가다 8. 어떤 곳으로 이어지다 11. 어떤 길이나 공간 따위를 거쳐서 지나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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