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네 (사전 짓는 책숲집, 숲노래 2018.4.1.)
― ‘사전 짓는 책숲집, 숲노래 = 사진책도서관 + 한국말사전 배움터 + 숲놀이터’
하치오지에 다녀온 날은 일부러 도쿄역에서 내려 진보초까지 걸었습니다. 이동안 어린이옷을 파는 가게를 볼 수 있겠거니 여겼습니다. 그러나 아니더군요. 높은 건물만 있어 매우 재미없었습니다. 그래도 작은아이가 좋아할 만한 여러 가지 버스를 구경할 수 있었어요. 4월 1일 일요일은 진보초에서 신주쿠까지 걸었습니다. 걸을 만하겠거니 여겼고, 걸을 만한 길입니다. 두 곳 사이에 있는 너른 공원이 둘 있으니, 두 곳에서 다리를 쉬어도 좋으리라 봅니다. 그런데 막상 걷고 보니 도시 한복판을 걷는 일은 숲길을 걸을 때하고 매우 다르군요. 신주쿠에서 진보초로 돌아오는 길에는 전철을 탑니다. 전철로는 참 가깝습니다. 길손집에서 씻고 다리를 쉰 뒤에 저녁 느즈막하게 진보초 책골목을 마지막으로 걸었습니다. 마을이나 골목에 책집이 있다면, 또는 도서관이 있다면, 이곳은 바람이 매우 달리 불 만하지 싶습니다. 흙길, 숲, 냇물이 있으면서 자그맣게 책집도 있는, 포근하며 넉넉한 마을이나 골목이 이어가기를 바랍니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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