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의 린네 26
다카하시 루미코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18년 2월
평점 :
품절


만화책 즐겨읽기 755



바꿀 수 없는 버릇

― 경계의 린네 26

 타카하시 루미코/서현아 옮김

 학산문화사, 2018.2.25.



“공감을 하니 손님 영도 사라지네.” “아무래도 이 모임은 무서운 이야기를 좋아하는 영이 모이나 봐. 공포체험을 이야기한 영은 만족해서 성불하고, 무서운 이야기를 들은 영도 성불하는.” (33쪽)


“들은 적이 있어요. 지옥의 천사늪 전설. 천사에게 축복의 깃털을 받은 악마는 착한 일을 거듭하다가, 마지막엔 천사가 돼 버린대요.” (69쪽)


“사신살에 낫이 망가진 분들께 나눠 드리는 쿠폰이라오.” “자기들이 낫을 망가뜨리고 손님을 모으는 병 주고 약 주기 수법 아니에요?” (104쪽)



  한 번 들인 버릇을 바꾸기란 어렵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오랫동안 이은 버릇을 하루아침에 털어내는 사람도 제법 많습니다. 아주 커다란 일을 맞닥뜨리면 언제 그 버릇이 있었느냐는 듯이 바로 털어내곤 해요.


  오랜 버릇을 털지 못하는 까닭은 그만큼 마음이나 몸에 큰일이 닥치지 않은 탓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주 자그마한 일을 마주할 적에도 스스로 마음이나 몸을 크게 움직이면 낡은 버릇은 쉽게 털어요. 그러나 큰일이든 작은일이든 스스로 마음이나 몸을 움직이지 않는다면 버릇 그대로 나아갑니다.


  《경계의 린네 26》(타카하시 루미코/서현아, 학산문화사, 2018)은 린네를 비롯한 모든 사람들이 버릇을 털지 못하는 대목을 줄거리로 잡습니다. 아무리 푼돈이라도 눈앞에 나타나면 꼼짝을 못하는 린네, 천사가 되기는 죽기보다 싫은 악마, 아쉬움을 떨치려면 내 아쉬운 이야기를 들어 줄 누가 있어야 한다는 죽은 넋, 이들은 모두 낡은 버릇에 사로잡힌 몸짓입니다. 아게하네 언니도, 린네네 아버지도, 마사토도 모두 낡은 버릇을 떨치지 못해요.


  그런데 이는 만화책에 나오는 사람들한테만 나타나는 모습은 아니에요. 우리도 이와 같지요. 늘 하던 대로 하기 일쑤요, 늘 가던 대로 가기 일쑤입니다. 스스로 새롭게 일어서지 않는다면, 우리는 새로운 하루를 열지 못합니다. 2018.3.4.해.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시골에서 만화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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