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누야샤 10
다카하시 루미코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0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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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책 즐겨읽기 749



우리가 입은 몸이란

― 이누야샤 10

 타카하시 루미코/서현아 옮김

 학산문화사, 2002.5.25.



‘부탁한다, 내 몸아. 제발 버텨 다오. 마지막 일을 끝낼 때까지.’ (9쪽)


“나라쿠 자식, 사혼의 조각을 심어서, 죽을 때까지 이 녀석을 싸우게 할 속셈이었어.” (53쪽)


“한꺼번에 좀 말하지 마!” “다시 한 번 말할까요?” “즉 혼이란 선하게도 악하게도 될 수 있다는 뜻이야.” (103쪽)


“요괴들은 그 남자의 마음의 틈새를 파고들어, 남자에게 씌었지. 많은 요괴가 하나로 뭉치려면, 삿된 마음을 가진 인간을 연결고리로 쓰는 것이 가장 간단하다고 해.” (105∼106쪽)



  몸더러 조금 더 버티어 달라고 바라는 적이 있습니다. 이때에 참말로 몸은 조금 더 버티어 줍니다. 몸한테 다시 더 버티어 달라고 바라기도 합니다. 이때에도 몸은 기꺼이 다시 더 버티어 주어요. 어쩜 몸은 이리 대단한가 하고 여기면서 마지막으로 더 버티어 주겠니 하고 바라면, 몸은 스스럼없이 마지막으로 더 버티어 줍니다.


  젖 먹던 힘을 내 달라고 하면 젖 먹던 힘을 내주는 몸입니다. 이제 더 못 버티겠구나 싶으면 참으로 몸은 더 못 버티면서 풀어져 버려요. 이러면서 가만히 생각하지요. 어쩌면 우리 몸이란 우리가 바라보고 바라는 대로 움직이지 않는가? 어쩌면 우리 몸이란 우리가 바라보거나 바라는 길이 없으면 흐트러지거나 풀어지지 않는가?


  《이누야샤》 열째 권에 이르면 사혼 구슬이 태어난 마을 이야기가 흐릅니다. 사혼 구슬을 찾아가는 아이들은 이 아이들대로 ‘버티는 몸’하고 ‘버티지 못하는 몸’을 바라보고 느낍니다. 요괴랑 반요괴랑 사람은 버틸 수 있는 몸이 달라요. 서로 다른 몸인 터라 ‘내 몸을 잣대로 네 몸을 바라보’곤 합니다. 다만 튼튼하거나 억센 쪽은 여리거나 힘든 쪽을 잘 몰라요.


  바라는 대로 움직일 수 있는 몸이라면, 즐거운 쪽으로뿐 아니라 궂은 쪽으로도 움직이겠지요. 이와 맞물려 우리 넋도 고운 쪽으로도 흐를 테지만 얄궂은 쪽으로도 흐르겠지요. 착하게 생각을 심으면서 착한 넋으로 거듭나요. 나쁘게 생각을 심으면서 나쁜 넋으로 치닫고요.


  우리는 기쁘면서 상냥한 숨결이 들어오도록 활짝 여는 마음인가요, 아니면 궂으면서 지저분한 숨결이 들어오도록 빈틈이 많은 마음인가요. 2018.2.5.달.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시골에서 만화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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