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읽기 2018.1.26.


《시의 눈, 벌레의 눈》

김해자 글, 삶창, 2017.12.26.



  쉬엄쉬엄 하루를 보낸다. 공문서나 보고서를 쉽고 즐겁게 쓰는 길을 밝히는 글을 꾸리면서 생각해 본다. 무엇이 쉽고 즐거울까? 무엇이 안 쉽고 안 즐거울까? 우리는 늘 말을 하면서 산다지만, 정작 말이란 무엇이고 말에 담는 생각이란 무엇인가를 얼마나 살피려나? 학교에서 이를 배운 적 있나? 사회나 일터에서 이를 배울 수 있나? 문학은 이를 얼마나 짚거나 밝힐까? 시를 쓰기도 하고 읽기도 하는 김해자 님이 쓴 ‘시풀이(시 비평)’인 《시의 눈, 벌레의 눈》을 읽는데 숨이 막힌다. 아무리 일꾼(노동자) 눈높이를 헤아리거나 사랑하는 시라고 하더라도 참 어렵다. 이 어려운 노동시를 풀어내는 글마저 더없이 어렵다. 어쩌면 나 혼자 어렵다고 여길는지 모른다. 다른 분은 이런 시풀이나 노동시가 쉽다고 여길는지 모른다. 왜 칠곡 할매처럼 시를 쓰는 사람이 드물까? 왜 칠곡 할매처럼 시를 풀이하는 사람이 없을까? 어려운 말, 아니 일본 한자말이나 영어를 굳이 끼워넣어야 문학이 되거나 비평이 될까? “문학을 비평해야” 하는지, “노래를 이야기하면” 어떨는지 궁금하다. 삶을 노래하는 이웃들 마음을 이야기하면서 조곤조곤 사랑을 풀어내는 글, 이러한 글을 읽을 수 없으니, 어쩌면 남 탓을 하기보다 내가 이런 글을 쓸 노릇이리라.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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