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량한 말 바로잡기
지체 遲滯
지체 말고 바로 → 머뭇거리지 말고 바로
지체 없이 지불하다 → 곧바로 치르다 / 바로 내다
일 처리가 지체되고 있다 → 일이 늦어진다 / 일이 미뤄진다
시간이 지체되다 → 때가 늦춰지다 / 때가 미뤄지다
시일을 더 지체하면 → 날을 더 미루면 / 날을 더 늦추면
‘지체(遲滯)’는 “1. 때를 늦추거나 질질 끎 2. [법률] 의무 이행을 정당한 이유 없이 지연하는 일”을 가리킨다고 합니다. 이 말뜻처럼 ‘늦추다’나 ‘끌다’로 손볼 만하고, ‘미루다’나 ‘미적거리다’로 손볼 수 있어요. ‘머뭇거리다’나 ‘꾸물거리다’나 ‘어물거리다’로 손보아도 어울립니다. 이밖에 한국말사전에 한자말 ‘지체’를 두 가지 싣는데, ‘땅덩이’하고 ‘온몸·몸덩이’로 손볼 만하지 싶습니다. 2018.1.18.나무.ㅅㄴㄹ
지체(地體) : [지리] 지각으로 둘러싸인 지구의 몸체
지체(肢體) : 팔다리와 몸을 통틀어 이르는 말
누리와 유리 말은 지체 없이 검은 원을 향해 갔습니다
→ 누리와 유리 말은 머뭇거리지 않고 검은 동그라미로 나아갔습니다
→ 누리와 유리 말은 망설이지 않고 검은 동그라미로 나아갔습니다
→ 누리와 유리 말은 바로 검은 동그라미로 나아갔습니다
→ 누리와 유리 말은 곧장 검은 동그라미로 나아갔습니다
《유리 말》(소야 키요시·하야시 아키코/정성호 옮김, 한림출판사, 2004) 150쪽
자기 약속이 세상에서 제일 중요하다는 듯 자기를 지체하게 만드는 느림보를 마구 비난합니다
→ 제 약속이 온누리에서 가장 크다는 듯 저를 늦게 하는 느림보를 마구 헐뜯습니다
→ 제 약속이 온누리에서 가장 크다는 듯 제가 늦는다고 느림보를 마구 나무랍니다
《왜 하지 말라는 거야?》(마르크 캉탱/신성림 옮김, 개마고원, 2009) 60쪽
더 지체하면 다른 일정에 차질이 생긴다
→ 더 머뭇거리면 다른 일이 헝클어진다
→ 더 어물거리면 다른 일을 못한다
→ 더 꾸물거리면 다른 일이 어긋난다
《신과 함께, 신화편 下》(주호민, 애니북스, 2012) 163쪽
수분이 모자라면 발효가 지체된다
→ 물이 모자라면 발효가 늦어진다
→ 물이 모자라면 늦게 삭는다
《호미 한 자루 농법》(안철환, 들녘, 2016) 74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