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량한 말 바로잡기
예민 銳敏
냄새에 예민하다 → 냄새에 날카롭다 / 냄새를 잘 느낀다
신경이 날카로워선지 → 마음이 곤두서선지
예민한 사안 → 날카로운 일 / 날이 선 일
예민한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 날카로이 물결을 일으킨다
‘예민(銳敏)’은 “1. 무엇인가를 느끼는 능력이나 분석하고 판단하는 능력이 빠르고 뛰어남 2. 어떤 문제의 성격이 여러 사람의 관심을 불러일으킬 만큼 중대하고 그 처리에 많은 갈등이 있는 상태에 있음”을 가리킨다고 해요. ‘날카롭다’로 손볼 수 있고, ‘날서다(날이 서다)’라 할 수 있습니다. ‘곤두서다’나 ‘뾰족하다’로 손볼 자리가 있고, “감수성이 예민한 나이” 같은 자리에서는 ‘파릇하다’로 손보면 어울립니다. 이밖에 한국말사전에 ‘예민(叡敏)’을 “임금의 천성이 지혜롭고 뛰어남”으로 풀이하면서 싣지만, 이런 한자말은 털어야겠습니다. 2018.1.12.쇠.ㅅㄴㄹ
창턱 위에 놓아 둔 초롱꽃처럼 그분의 목소리는 가볍고도 예민했습니다
→ 창턱에 놓아 둔 초롱꽃처럼 그분 목소리는 가볍고도 가늘었습니다
→ 창턱에 놓아 둔 초롱꽃처럼 그분 목소리는 가볍고도 여렸습니다
《에밀리》(바바라 쿠니·마이클 베다드/김명수 옮김, 비룡소, 1998) 29쪽
예민하고 신경질적인 눈에 안경을 쓴
→ 날카로운 눈에 안경을 쓴
→ 날선 눈에 안경을 쓴
→ 뾰족스러운 눈에 안경을 쓴
《모든 기다림의 순간, 나는 책을 읽는다》(곽아람, 아트북스, 2009) 100쪽
육신의 거북함이 예민하게 느껴졌다
→ 거북한 몸을 날카롭게 느낀다
→ 몸이 거북하다고 낱낱이 느낀다
《여자 제갈량 1》(김달, 레진코믹스, 2015) 25쪽
반대로 대화가 아닌 것은 모든 사람을 예민해지게 한다
→ 거꾸로 얘기가 아니면 모든 사람을 날카롭게 한다
→ 거꾸로 얘기가 아니면 모든 사람을 날이 서게 한다
→ 거꾸로 얘기가 아니면 모든 사람이 뾰족해진다
《책 읽기 금지》(디에고 아르볼레다/김정하 옮김, 분홍고래, 2016) 136쪽
많이 날카롭고 예민하던 삶도 차츰 안정을 되찾으며 정화된다
→ 많이 날카롭던 삶도 차츰 차분함을 되찾으며 맑아진다
→ 많이 날카롭고 아프던 삶도 차츰 차분해지고 깨끗해진다
《우리말 꽃이 피었습니다》(오리여인, seedpaper, 2016) 229쪽
한창 감수성이 예민한 나이에
→ 한창 눈물 웃음 많은 나이에
→ 한창 잘 웃고 잘 우는 나이에
→ 한창 파릇한 나이에
《배우는 삶 배우의 삶》(배종옥, 마음산책, 2016) 184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