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량한 말 바로잡기

 외면 外面


 사업주들의 외면으로 → 사업주가 등돌려서 / 사업주가 쳐다보지 않아서

 당대에는 외면을 당했다 → 그때에는 버림받았다 / 그무렵에는 눈길을 못 받았다

 서로를 외면하고 지나갔다 → 서로를 못 본 척하고 지나갔다

 민수의 시선을 외면하고  → 민수 눈길을 꺼리고 / 민수 눈길을 등지고

 현실을 외면하다 → 삶에 등돌리다 / 삶을 쳐다보지 않다

 진실을 외면하다 → 참에 등돌리다 / 참모습을 꺼리다 / 참길을 멀리하다


  ‘외면(外面)’은 “1. 마주치기를 꺼리어 피하거나 얼굴을 돌림 2. 어떤 사상이나 이론, 현실, 사실, 진리 따위를 인정하지 않고 도외시함”을 가리킨다고 해요. 그런데 ‘꺼리다’는 “1. 사물이나 일 따위가 자신에게 해가 될까 하여 피하거나 싫어하다”를 뜻한다고 하니, ‘외면’ 말풀이는 겹말풀이입니다. “꺼리어 피하거나”를 “꺼리어”로 고쳐야지 싶습니다. 이러면서 ‘꺼리다’ 말풀이도 바로잡아야지요. ‘도외시(度外視)’는 “상관하지 아니하거나 무시함”을 가리킨다는데, 이모저모 뜻풀이를 헤아리면 ‘외면’은 ‘꺼리다·등돌리다’를 비롯하여 “얼굴을 돌리다”나 “고개를 돌리다”로 손볼 만합니다. “눈길을 돌리다”로 손보아도 되고, “외면을 당했다”는 “눈길을 못 받았다〔로 손볼 만해요. 이밖에 한국말사전에 ‘외면(外面)’을 “1. = 겉면 2. 말이나 하는 짓이 겉에 드러나는 모양”으로 풀이하면서 싣지만, ‘겉쪽·겉모습’으로 손질하면 됩니다. 2018.1.3.물.ㅅㄴㄹ



노동집약적이고 이윤이 낮은 식량의 생산을 외면하게 만든 것이다

→ 힘을 많이 쏟고 벌이가 적은 먹을거리를 안 거두게 이끈 셈이다

→ 힘을 많이 쏟고 벌이가 적은 먹을거리를 심지 않게 이끈 셈이다

《새로운 황제들》(해리슨 솔즈베리/박월라 옮김, 다섯수레, 1993) 568쪽


가슴 아프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런 건 다 외면해 버리고

→ 가슴 아프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들을 다 등돌려 버리고

→ 가슴 아프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들을 다 모르는 척하고

→ 가슴 아프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들한테서 다 고개를 돌리고

《죽을 먹어도》(권정생, 아리랑나라, 2005) 44쪽


어쩌면 이리도 쉽게 그 사실을 망각하고 있고 외면하고 있는 것일까

→ 어쩌면 이리도 쉽게 그 일을 잊고 등돌리는 셈일까

→ 어쩌면 이리도 쉽게 그 일을 잊고 고개를 돌리는 셈일까

→ 어쩌면 이리도 쉽게 그 일을 잊고 딴청을 하는 셈일까

→ 어쩌면 이리도 쉽게 그 일을 잊고 딴전을 부리는 셈일까

《삶의 마지막 축제》(용서해, 샨티, 2012) 232쪽


그날 이후 선우는 산책을 갈 때마다 그쪽으로는 고개도 돌리지 않고 외면한다

→ 그날 뒤 선우는 마실을 갈 때마다 그쪽으로는 고개도 안 돌린다

→ 그날부터 선우는 나들이를 갈 때마다 그쪽으로는 안 쳐다본다

《개.똥.승.》(진엽, 책공장더불어, 2016) 72쪽


이런 이야기들을 외면하고 이 시대에서 잘사는 방법은 없다

→ 이런 이야기를 등돌리고 오늘날에 잘사는 길은 없다

→ 이런 이야기를 모르는 척하고 오늘날에 잘사는 길은 없다

→ 이런 이야기를 듣지 않고 오늘날에 잘사는 길은 없다

《삐딱한 책읽기》(안건모, 산지니, 2017) 101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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