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후회망상 아가씨 9 - 완결, 우리에겐 시간이 없다
히가시무라 아키코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17년 11월
평점 :
절판


만화책 즐겨읽기 743



푸념하지 않고 신나게 놀다

― 도쿄 후회망상 아가씨 9

 히가시무라 아키코 글·그림

 최윤정 옮김

 학산문화사 펴냄, 2017.11.25. 4500원


“당신에게 가르쳐 주고 싶었어.” “가르치다, 니, 뭘?” “인간은 언젠가 죽는다는 걸. 푸념이나 할 시간 따위 없다는 걸. 오늘이라는 날이 얼마나 소중한지. 당신들이 그 가게에서 떠들어대며 술 마시는 모습을 보면 볼수록, 너무 화가 나고, 부러웠어.” (16∼18쪽)


“알겠어? 난 그 모임, 그만두지 않을 거야. 당신이 날 좋아해 주지 않아도, 난 내 삶의 방식을 바꿀 생각 없어!” (32∼33쪽)


‘그 녀석이 내게 따끔하게 말해 준 덕분에, 우리는, 더 이상 여자 아이들이 아님을 깨달았다. 그 전까지의 우리는 매일, 젊은 시절 그대로 흘러가는 대로 일상을 살면서, 어른이 되었다는 사실을 모르는 듯, 앞으로 나아가고 있는지 멈춰 서 있는지 오히려 돌아가고 있는지…….’ (74∼75쪽)



  살아가며 푸념할 틈이 있을까 하고 헤아려 보면 ‘없지’ 하는 한 마디가 떠오릅니다. 참말로 우리한테는 푸념할 틈이란 없습니다. 그저 살아갈 나날이 있을 뿐입니다. 이렇게 살거나 저렇게 살거나 우리로서는 저마다 스스로 사랑하는 삶을 누릴 뿐입니다.


  아이들은 언제나 오늘이 마치 마지막날이라도 되는 듯 신나게 놉니다. 신나게 논 아이들은 밤이 되면 아주 곯아떨어집니다. 아침에 눈을 번쩍 떠요. 어쩌면 하루란, 한삶일 수 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밤까지 무엇을 하며 사느냐 하는 모습이 우리가 아기 적부터 할머니 할아버지가 될 무렵까지 지내는 모습이지 싶어요.


  아홉째 권으로 마무리를 짓는 《도쿄 후회망상 아가씨》에서는 두 사람, 서른세 살 가시내하고 갓 스물을 넘긴 사내가 마음이 맞는 짝을 이룹니다. 아주 안 맞을 듯 보이는 두 사람이지만, 다르게 보면 아주 잘 맞을 수 있는 두 사람입니다.


  두 사람은 짐짓 달라 보입니다만, 속으로는 같아요. 두 사람 모두 한 가지만 쳐다볼 뿐입니다. 두 사람 모두 외곬입니다. 두 사람 모두 곁을 제대로 못 살핍니다.


  어느 모로 본다면 날마다 푸념하는 삶이란, 푸념을 하면서 뜻있을 수 있어요. 날마다 노닥거리는 삶은 날마다 노닥거리면서 뜻있을 수 있겠지요. 푸념을 하든 노닥거리든, 이들은 무엇을 합니다. 이 무엇이 참말로 무엇인지를 아직 모르지만 말예요. 아마 앞으로는 깨달을까요? 둘이 사귀는 하루를 보내면 이제는 어렴풋이 깨달을까요?


  벼랑으로 가면서 벼랑길인 줄 모를 적에는 벼랑에서 미끄러져도 모릅니다. 벼랑으로 가더라도 스스로 꿈을 지어서 걸을 줄 안다면 좁은 벼랑에서도 거침없이 척척 나아갑니다. 두 사람한테 열릴 새길은 어제하고는 다르겠지요. 2017.12.27.물.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시골에서 만화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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