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다의 딱풀 북극곰 꿈나무 그림책 36
보니비 지음 / 북극곰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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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참말 잔소리쟁이 맞니?

― 판다의 딱풀

 보니비 글·그림

 북극곰, 2017.10.3. 13000원



  흔히들 어머니가 잔소리쟁이라고 여기곤 합니다. 그렇다면 아버지는? 아버지는 잔소리쟁이가 아닐까요?


  어머니를 두고 잔소리쟁이라고 여기는 아이는 어머니가 왜 잔소리를 자꾸 늘어놓는지 생각하지 않거나 못하기 마련입니다. 이와 맞물려 아이한테 잔소리를 내처 늘어놓는 어버이는 잔소리를 늘어놓는 굴레에서 못 벗어나지요.



“우리 엄마는 잔소리쟁이야! 아하!” (2쪽)



  가만히 보면 잔소리를 듣는 사람은 안 바뀌거나 못 바뀌곤 합니다. 어미 개구리 말을 안 듣다가 어미 무덤을 물살에 떠내려 보내야 하던 풀개구리는 늘 잔소리를 듣고 살았어요.


  다만 어버이가 아이한테 들려주는 소리는 ‘덜 여문 사랑소리’이지 싶습니다. 조금 더 여물면 잔소리 아닌 ‘사랑소리’가 될 텐데, 어버이 스스로도 조금 더 가다듬지 못한 채 입밖으로 내놓기에 잔소리에 머물지 싶어요.


  아이는 아이대로 사랑소리 아닌 잔소리라고 여겨서 귀를 닫거나 한귀로 흘리려 합니다. 어버이는 어버이대로 사랑소리가 못 된 잔소리를 자꾸자꾸 되풀이하면서 입이 아프고 짜증스럽습니다.



“너네 엄마 왜 이래?” “나 때문에 입이 딱 붙었어. 어떡해!” (22쪽)



  그림책 《판다의 딱풀》(북극곰, 2017)에서 아이는 어머니 잔소리가 듣기 싫다면서 딱풀을 입술꽃물이라며 속여서 어머니한테 건넵니다. 어머니는 아이가 건넨 딱풀을 입술꽃물인 줄 알고 스스럼없이 바르다가 그만 입이 찰싹 붙습니다.


  이리하여 어머니는 더는 잔소리를 못 합니다. 그리고 아무 말도 못 하지요. 이뿐 아니라 아무 일도 못 하고 말아요.


  아이는 즐거울까요? 어머니 잔소리를 더는 안 듣고 온갖 말썽이나 장난을 해댈 수 있으니 신날까요?

  어버이는 아이가 무엇을 건네든 모두 믿습니다. 어버이는 아이한테서 얼마든지 배울 수 있다는 뜻입니다. 아이는 어버이가 차리는 밥을 고마이 먹습니다. 아이는 어버이한테서 언제나 배울 수 있다는 뜻입니다.


  서로 어우러지면서 놀고, 사이좋게 가르치고 배울 수 있다면, 참으로 아름다운 한살림을 이룰 만하지 싶습니다. 서로 따스한 사랑소리를 들려주면서, 사랑노래를 부를 적에, 아이도 어버이도 기쁩니다. 2017.12.19.불.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시골에서 그림책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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