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대의 代


 십 대의 나이 → 십 대 나이 / 어린이 나이 / 푸름이 나이

 삼십 대의 청년 → 서른 줄 젊은이 / 서른 넘은 젊은이

 오십 대의 아주머니 → 쉰 줄 아주머니 / 쉰을 넘은 아주머니


  ‘대(代)’라는 외마디 한자말은 “(‘십’, ‘이십’, ‘삼십’ 따위의 수 뒤에 쓰여) 사람의 나이를 십 년 단위로 끊어 나타내는 말”로도 씁니다. 다만 ‘대’는 매인이름씨이기에 앞말하고 띄어야 해요. “십 대”나 “이십 대”처럼 적습니다. 이를 잘 헤아리며 띄는 분이 퍽 드문데요, 우리가 나이를 셀 적에 열씩 끊어 말하면서 ‘대’를 붙인 지는 얼마 안 됩니다. 열 씩 나이를 끊을 적에는 ‘줄’을 넣어 “서른 줄”이나 “마흔 줄”처럼 쓰지요. 다만 ‘줄’은 열이나 스물 뒤에는 그리 안 어울립니다. 왜 열이나 스물 언저리 나이에는 ‘줄’이 안 어울릴까 하고 살피면, “십 대”라고 하는 나이는 한국에서는 ‘어린이’에서 어른으로 접어드는 무렵이라, 숫자로 나이를 가르기보다는 ‘어린이’나 ‘어른’이라 썼고, 학교 틀이 잡힌 뒤에는 ‘푸름이(청소년)’라는 이름을 즐겨써요. 그리고 스물 안팎부터 서른까지는 으레 ‘젊은이’라 하기 마련입니다. 서른이나 마흔도 젊은 사람이라 할 테지만, “스무 줄 나이”는 ‘젊은이’나 “젊은 나이”로 뭉뚱그린다고 할까요. 이런 얼거리를 살피면서 알맞게 나이를 돌아보면 ‘대 + 의’ 말씨를 찬찬히 추스를 수 있습니다. 2017.12.16.흙.ㅅㄴㄹ



육십대의 제자가 가져온 사진이라도 생각없이 쉽게 찍어 온 사진은 집어던지며 호통을 치곤 하셨다

→ 예순 넘은 제자가 가져온 사진이라도 생각없이 쉽게 찍어 온 사진은 집어던지며 꾸짖곤 하셨다

→ 예순 줄 제자가 가져온 사진이라도 생각없이 쉽게 찍어 온 사진은 집어던지며 나무라곤 하셨다

《이해선 사진집》(이해선 사진·편집부 엮음, 눈빛, 2005) 150쪽


십대의 행복은 십대에만 있을 뿐이다

→ 십 대 기쁨은 십대에만 있을 뿐이다

→ 푸른 나이 기쁨은 푸른 나이에만 있을 뿐이다

→ 푸름이다운 기쁨은 푸름이일 적에만 있을 뿐이다

《내 날개옷은 어디 있지?》(안미선, 철수와영희, 2009) 92쪽


이십 대와 삼십 대의 시간이 저릿저릿 아플 만큼 좋았기에

→ 스물과 서른이라는 나날이 저릿저릿 아플 만큼 좋았기에

→ 한창 젊던 나날이 저릿저릿 아플 만큼 좋았기에

《따뜻해, 우리》(레아·여유, 시공사, 2012) 223쪽


남 일이 아니라고 느끼는 오십 대의 내가 여기 있다

→ 남 일이 아니라고 느끼는 쉰 줄인 내가 여기 있다

→ 남 일이 아니라고 느끼는 쉰 언저리 내가 여기 있다

《엄살은 그만》(가자마 도루/문방울 옮김, 마음산책, 2017) 71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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