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밥하면서 읽는 책 2017.12.9.


《엄살은 그만》은 밥하면서 읽기에 좋은 책일까? 어쩌면 밥상을 차려서 아이들하고 둘러앉아서 이 책에 흐르는 이야기를 하기에 좋다고도 할 만하다. 배고파서 죽을 동 살 동을 하던 사람 이야기가 흐른다. 배가 고파 죽을 노릇이지만 이웃이나 동무한테 밥을 얻으려고 하지는 않고, 스스로 고픔을 달래고 풀꽃을 뜯어먹고, 냇물을 퍼서 마시면서 하늘바라기만 하던 사람 이야기가 흐른다. 배고파 죽을 노릇이지만 이웃이나 동무는 이이를 제대로 알아보지 못했단다. 이이 스스로도 찢어지게 가난한 살림을 굳이 드러내려 하지 않았단다. 그런데 그 찢어지게 가난한, 더욱이 어머니도 아버지도 없는 아이가 나중에 이름난 모델이나 배우가 될 줄 누가 알았을까. 배고프고 가난해서 어릴 적부터 늘 하늘만 올려다보며 살았다는 글쓴이는 눈이 3.0이라고 한다. 2.0이 아닌 3.0이라니. 하늘을 그렇게 올려다보며 살았다면 하늘에서 무엇을 보았을까. 이모저모 헤아려 보면, 이 책은 “엄살은 그만”이 아닌 ‘엄살’이 무엇인지 하나도 모르는 채 자란 사람이 스스로 삶을 지어낸 이야기라고 할 만하지 싶다. 생각해 보라. 가난하거나 배고픈 사람 가운데 누가 엄살을 부리는가. 엄살은 돈이 많거나 배가 부를 적에나 나온다.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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