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의 : 소의 코


소의 코에서는 지옥에서나 볼 법한 연기가 휙휙

→ 소는 코에서 지옥에서나 볼 법한 연기가 휙휙

《엉뚱하기가 천근만근》(다니엘 네스켄스·에밀리오 우르베루아가/김영주 옮김, 분홍고래, 2017) 25쪽


  “소의 코에서는” 같은 자리는 “소 코에서는”처럼 ‘-의’만 덜어도 되지만, ‘-는’을 앞으로 빼면 한결 매끄럽습니다. 


할머니의 한 움큼은 많기도 하다

→ 할머니 한 움큼은 많기도 하다

→ 할머니한테 한 움큼은 많기도 하다

→ 할머니가 주는 한 움큼은 많기도 하다

《잎이 하나 더 있는 아이》(유희윤, 문학과지성사, 2017) 74쪽


  ‘-의’만 덜어도 돼요. 또는 “할머니가 주는”이나 “할머니가 내미는”이나 “할머니가 건네는”이나 “할머니가 쥐는”처럼 꾸밈말을 붙일 수 있어요.


나무나 화초의 부모들도 걱정이 많겠죠

→ 나무나 풀꽃도 어버이는 걱정이 많겠죠

→ 나무나 풀꽃네 어버이도 걱정이 많겠죠

《너의 곁에서》(마스다 미리/박정임 옮김, 이봄, 2016) 88쪽


  누구 어버이라고 할 적에는 ‘-네’를 붙일 만합니다. “화초(花草)의 부모(父母)들도”에서는 ‘-도’를 앞으로 빼서 “풀꽃도 어버이는”처럼 손질할 수 있어요.


할머니의 뼈들은 조금씩 약해지고 있어요

→ 할머니는 뼈가 조금씩 여려져요

→ 할머니 뼈는 조금씩 힘을 잃어요

《할머니와 친구가 될 순 없나요?》(프랑크 비주/윤정임 옮김, 책그릇, 2007) 21쪽


  뼈나 살을 말할 적에는 ‘-들’을 안 붙입니다. “할머니 뼈는”이라 하거나 “할머니는 뼈가”로 손질해 줍니다. “약해지고(弱-) 있어요”는 “여려져요”나 “힘을 잃어요”나 “힘이 빠져요”로 손봅니다. 2017.11.20.달.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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