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량한 말 바로잡기

 전율 戰慄


 공포와 전율에 휩싸이게 했다 → 벌벌 떠는 두려움에 휩싸이게 했다

 전율 없이 회상할 수가 없다 → 떨지 않고는 떠올릴 수가 없다

 전율과도 같은 감동까지 주었다 → 찌릿찌릿 마음까지 울렸다

 전신에 일종의 전율을 느꼈다 → 온몸에 이른바 짜릿함을 느꼈다

 이불을 뒤집어쓰고 전율했다 → 이불을 뒤집어쓰고 몸을 떨었다

 생생한 연기를 보고 전율했다 → 생생한 연기를 보고 몸을 떨었다


  ‘전율(戰慄)’은 “1. 몹시 무섭거나 두려워 몸이 벌벌 떨림 ≒ 계율(悸慄)·공률(恐慄)·능긍·순율·전송(戰悚)·전전율률(戰戰慄慄)·곡속(??)·전계(戰悸)·전구(戰懼)·진율(震慄) 2. 몸이 떨릴 정도로 감격스러움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을 가리킨다고 합니다. 사전에는 숱한 비슷한 한자말이 나오는데, 이 가운데 오늘날 우리가 쓰는 낱말은 하나도 없지 싶어요. 모두 사전에서 떨굴 말이라고 느낍니다. 쉬운 한국말로 ‘벌벌’이나 ‘찌릿찌릿’이나 ‘저릿저릿’이나 ‘짜릿짜릿’으로 손볼 수 있어요. “벌벌 떨다”나 ‘짜릿하다’로 손보아도 되고요. 이밖에 사전에는 ‘전율(典律)’을 “1. 정하여진 법률 2. [역사] 조선 시대에, 장악원(掌樂院)에 속한 정칠품 잡직”으로 풀이하며 싣지만, 이 한자말도 떨굴 만합니다. 2017.11.5.해.ㅅㄴㄹ



프랑스 시골의 찬란한 아름다움 또한 나를 전율케 한다

→ 프랑스 시골은 아름다윰으로도 나를 들뜨게 한다

→ 프랑스 시골은 무척 아름다워서 나를 설레게 한다

→ 프랑스 시골은 매우 아름다워서 쩌릿쩌릿하기도 한다

《프로방스의 길고양이》(레이첼 매케나/이선혜 옮김, 시공사, 2012) 114쪽


《맨발의 겐》의 비참한 내용에 전율하면서도, 페이지를 넘길수록 겐과 똑같은 공복감을 느끼기 시작했다

→ 《맨발의 겐》이 다룬 끔찍한 얘기에 쩌릿쩌릿하면서도, 책을 넘길수록 겐과 똑같은 허전함을 느꼈다

→ 《맨발의 겐》이 들려주는 끔찍한 얘기에 떨면서도, 책을 넘길수록 겐과 똑같이 배고프다고 느꼈다

《식사는 하셨어요?》(야마자키 마리/정은서 옮김, 애니북스, 2013) 70쪽


찌릿찌릿 온몸에 전율이 일었다

→ 찌릿찌릿 온몸이 떨렸다

→ 온몸이 찌릿찌릿했다

《하이타니 겐지로의 생각들》(하이타니 겐지로/햇살과나무꾼 옮김, 양철북, 2016) 153쪽


바닥에 두 발을 착지하는 순간 온몸에 흐르는 짜릿한 전율

→ 바닥에 두 발을 내려딛는 때 온몸에 흐르는 짜릿함

→ 바닥에 두 발을 내려서면서 온몸에 흐르는 짜릿한 기운

《아직 끝이 아니다》(김연경, 가연, 2017) 70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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