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마리의


 고양이 두 마리의 골목 → 고양이 두 마리가 있는 골목

 한 마리의 여우 → 한 마리 여우 / 여우 한 마리

 열 마리의 강아지 → 열 마리 강아지 / 강아지 열 마리


  ‘마리’는 “짐승이나 물고기, 벌레 따위를 세는 단위 ≒ 수(首)”를 나타낸다고 합니다. 한국말사전에 ‘수(首)’라는 한자말을 비슷한말로 다루지만, 이 한자를 쓰는 분은 매우 드뭅니다. 더욱이 ‘마리’라는 이름이 버젓이 있으니 ‘수’를 쓸 까닭이 없습니다. 짐승이든 물고기이든 벌레이든 숫자를 셀 적에는 “무당벌레 한 마리”나 “한 마리 무당벌레”처럼 말하면 됩니다. ‘-의’를 붙이지 않습니다. 2017.11.3.쇠.ㅅㄴㄹ



두 마리의 산새가 나뭇군의 손에 잡혔읍니다

→ 두 마리 멧새가 나무꾼 손에 잡혔습니다

→ 멧새 두 마리가 나무꾼한테 잡혔습니다

《먼 나라 이야기섬》(송재찬, 인간사, 1987) 90쪽


한 마리의 새가 저렇게 많은 색깔을 가지고 있다는 게 도무지 믿어지지 않는군요

→ 한 마리 새가 저렇게 많은 빛깔이 있다니 도무지 믿어지지 않는군요

→ 새 한 마리가 저렇게 많은 빛깔을 품다니 도무지 믿어지지 않는군요

《마르코스와 안토니오 할아버지》(마르코스/박정훈 옮김, 다빈치, 2001) 13쪽


살충기 때문에 애꿎게 죽는 연간 약 7백 억 마리의 곤충을 가엾게 여기지는 않더라도 살충기 사용이 결국 사람에게도 해를 끼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 자신을 위해 살충기 사용을 중단하지 않을까

→ 살충기 때문에 해마다 애꿎게 죽는 7백억 마리쯤 되는 벌레를 가엾게 여기지는 않더라도 살충기가 끝내 사람한테도 나쁜 줄 알려지면 우리를 생각해서 살충기를 그만 쓰지 않을까

→ 살충기 때문에 해마다 애꿎게 죽는 7백억 마리 남짓이 되는 벌레를 가엾게 여기지는 않더라도 살충기가 마침내 사람한테도 나쁜 줄 알려지면 우리 스스로 헤아려서 살충기를 멈추지 않을까

《세상에 나쁜 벌레는 없다》(조안 엘리자베스 록/조응주 옮김, 민들레, 2004) 27쪽


수백 마리의 말이 달리게 하여 단단히 다져진 흙 위에

→ 수백 마리 말이 달리게 하여 단단히 다져진 흙에

→ 말 수백 마리를 달리게 하여 단단히 다져진 땅에

《우는 화살》(고영서, 문학의전당, 2014) 13쪽


약 11만 마리의 제비가 둥지를 틀고 있다는 결론을 얻었다

→ 얼추 11만에 이르는 제비가 둥지를 틀었구나 싶었다

→ 거의 11만 마리나 되는 제비가 둥지를 튼 줄 알아냈다

《오듀본, 새를 사랑한 남자》(파비앵 그롤로·제레미 루아예/이희정 옮김, 푸른지식, 2017) 28쪽


여러 마리의 토끼와 닭이 있었어요

→ 여러 마리 토끼와 닭이 있었어요

→ 토끼와 닭이 여러 마리 있었어요

《엉뚱하기가 천근만근》(다니엘 네스켄스·에밀리오 우르베루아가/김영주 옮김, 분홍고래, 2017) 34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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