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에서 힘빼기



  요즈음 글을 쓰는 분들은 한국말로 글을 쓰는지 무늬만 한글로 글을 쓰는지 아리송하기 일쑤이다. ‘문장 수련’에는 다들 힘쓴다고 느끼지만, ‘말결’을 헤아리는 데에는 거의 모든 분이 모자라다고 느낀다. 한 마디로 얘기해 본다면, 요즈음 글을 쓰는 분들은 글에 너무 힘이 많다. 힘을 못 뺀다. 힘을 빼고서 글을 써야 글도 글다울 뿐 아니라, 이 글을 읽는 이웃이 한결 포근하리라 생각한다. 그러면 힘은 어떻게 뺄 수 있을까? 아이한테 읽혀 보라. 어른끼리 나누는 문학이라 하더라도 이 문학을 아이가 읽도록 내밀어 보라. 아이가 못 알아듣는 낱말이 있다면, 아이가 입으로 말하기 어려운 글월이 있다면, 글에 힘이 잔뜩 들어가서 딱딱하거나 메마르다는 뜻이다. 그리고 아이가 새롭게 배우면서 기쁘게 쓸 수 있는 한국말을 글에 담도록 마음을 기울여야지 싶다. 아이가 글을 읽는 보람을 누리도록, 아이가 말을 익히는 사랑을 누리도록, 우리 어른들은 글쓰기에서 제대로 힘을 빼야지 싶다. 글에서 힘을 빼고 꿈하고 사랑을 담으면 글은 저절로 살아나서 춤을 추고 노래한다. 2017.10.31.불.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삶과 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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