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말을 죽이는 외마디 한자말

 발하다 發


 눈 속에 매화가 발하다 → 눈 속에 매화가 피다

 생기가 발하다 → 생기가 나다 / 싱그럽다

 용기가 발하다 → 용기가 나다 / 기운이 생기다

 시기심이 발하다 → 시샘이 나다 / 강샘이 생기다

 비명 소리가 발했다 → 외치는 소리가 났다

 식은땀이 발해서 → 식은땀이 나서 / 식은땀이 돋아서

 감탄사를 발하다 → 감탄사를 뱉다 / 놀랍다 말하다

 눈에 빛을 발하며 → 눈에 빛을 내며 / 눈을 빛내며

 감사께서는 미리 공문을 발하여 → 감사께서는 미리 공문을 펼쳐서

 대군을 발하다 → 군대를 크게 움직이다


  ‘발하다(發-)’는 “1. 꽃 따위가 피다 2. 빛, 소리, 냄새, 열, 기운, 감정 따위가 일어나다. 또는 그렇게 되게 하다 3. 어떤 내용을 공개적으로 펴서 알리다 4. 군대 따위를 일으켜 움직이다”를 가리킨다고 하는데 거의 둘째 뜻으로만 씁니다. 그런데 둘째 뜻은 ‘나다’나 ‘내다’나 ‘생기다’나 ‘일어나다’로 고쳐쓸 노릇입니다. 첫째나 셋째 넷째 뜻도 알맞게 고쳐 주고요. 2017.10.20.쇠.ㅅㄴㄹ



과꽃이 가을빛을 발한다

→ 과꽃이 가을빛을 뿜는다

→ 과꽃이 가을빛을 뽐낸다

→ 과꽃이 가을빛이 가득하다

→ 과꽃이 가을빛이 뚝뚝 듣는다

→ 과꽃이 가을빛으로 묻어난다

→ 과꽃이 가을빛으로 영글었다

《책이 좋아 책하고 사네》(윤형두, 범우사, 1997) 27쪽


찰 대로 찬 달이 구름 사이로 빛을 발한 거였어요

→ 찰 대로 찬 달이 구름 사이로 빛을 뿜었어요

→ 찰 대로 찬 달이 구름 사이로 빛을 퍼뜨렸어요

《플랜더스의 개》(위다/노은정 옮김, 비룡소, 2004) 92쪽


마음으로부터 우러나는 탄성을 발한 적이

→ 마음에서 우러나는 한숨을 뱉은 적이

→ 마음에서 우러나는 한숨이 나온 적이

→ 마음에서 한숨소리가 우러나온 적이

→ 마음에서 깊이 느껴 놀라워한 적이

→ 마음에서 우러나온 ‘아’ 하는 소리를 낸 적이

→ 마음에서 ‘아’ 하는 소리가 우러나온 적이

《나는 더불어 사는 세상을 꿈꾼다》(김수일, 지영사, 2005) 77쪽


가벼운 탄성을 발하며 잠시 머물다 가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

→ 가볍게 한마디를 터뜨리며 살짝 머물다 가고 싶은 마음을 느낀다

→ 가볍게 아 하고 놀라며 한동안 머물다 가고 싶다고 느낀다

→ 가볍게 놀라며 좀 머물다 가고 싶다고 느낀다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8》(유홍준, 창비, 2015) 23쪽


여럿일 때 더 빛을 발한다

→ 여럿일 때 더 빛을 낸다

→ 여럿일 때 더 빛을 뽐낸다

→ 여럿일 때 더 빛이 난다

《살맛 나는 한국인의 문화》(정경조·정수현, 삼인, 2016) 31쪽


한쪽에는 태양을 끼우고 다른 쪽에는 달을 끼우면 제 수레가 더욱 빛을 발할 텐데

→ 한쪽에는 해를 끼우고 다른 쪽에는 달을 끼우면 제 수레가 더욱 빛날 텐데

→ 한쪽에는 해를 끼우고 다른 쪽에는 달을 끼우면 제 수레가 더욱 빛이 날 텐데

《공덕을 꽃 피우다》(광우, 스토리닷, 2017) 135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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