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량한 말 바로잡기
고독 孤獨
고독을 느끼다 → 외로움을 느끼다
고독에 빠지다 → 외로움에 빠지다
고독한 인간 → 쓸쓸한 사람
고독해 보인다 → 쓸쓸해 보인다
‘고독(孤獨)’은 “1. 세상에 홀로 떨어져 있는 듯이 매우 외롭고 쓸쓸함 2. 부모 없는 어린아이와 자식 없는 늙은이”를 가리킨다고 해요. 그런데 ‘외롭다’는 “홀로 되거나 의지할 곳이 없어 쓸쓸하다”를 가리키고, ‘쓸쓸하다’는 “1. 외롭고 적적하다 2. 날씨가 으스스하고 음산하다”를 가리키니 돌림풀이에 겹말풀이인 얼거리입니다. 더욱이 ‘적적하다(寂寂-)’는 “1. 조용하고 쓸쓸하다 2. 하는 일 없이 심심하다”를 가리키기에 아주 엉망입니다. 여러모로 살피면 “외롭고 쓸쓸함”으로 ‘고독’을 풀이하는 엉터리 사전부터 고쳐야 할 텐데, ‘외롭다’나 ‘쓸쓸하다’ 가운데 하나만 써야 알맞습니다. 때로는 ‘혼자’라는 낱말로 손볼 수 있고, ‘허전하다’로 손볼 수 있어요. 이밖에 한국말사전에 나오는 세 가지 한자말 ‘고독’은 모두 털어내야겠습니다. 2017.10.19.나무.ㅅㄴㄹ
고독(考讀) : [북한어] 깊이 생각하며 읽음
고독(苦毒) : = 신고(辛苦)
고독(蠱毒) : 뱀, 지네, 두꺼비 따위의 독
내가 혼자라는 고독을 체감할 때마다 마음이 성장하는 것이 자연스레 느껴졌다
→ 내가 혼자라고 느낄 때마다 마음이 자라는구나 하고 저절로 느꼈다
→ 내가 혼자이기에 허전하다고 느낄 때마다 마음이 자라는 줄 저절로 느꼈다
→ 내가 외롭다고 느낄 때마다 마음이 자라네 하고 저절로 느꼈다
《여행하는 나무》(호시노 미치오/김욱 옮김, 갈라파고스, 2006) 222쪽
인간이란 원래 고독한 존재이므로 키스를 하고 있는 그 순간도 고독한 거야
→ 사람이란 워낙 외로우므로 입을 맞추는 그때에도 외로워
→ 사람이란 처음부터 쓸쓸하므로 입맞춤을 하는 그때에도 쓸쓸해
《캠프힐에서 온 편지》(김은영, 知와사랑, 2008) 151쪽
사진가들의 사진 작업이라는 것이 태생적으로 고독하기 때문입니다
→ 사진가한테 사진 일이란 모두 혼자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 사진쟁이가 사진 찍는 일이란 더없이 외롭기 때문입니다
→ 사진지기가 사진을 하는 일이란 언제나 쓸쓸하기 때문입니다
《곽윤섭-이제는 테마다》(동녘,2010) 245쪽
갑자기 설명할 수 없는 고독을 느끼게 되었다
→ 갑자기 말할 수 없이 외롭다고 느꼈다
→ 갑자기 말할 수 없이 허전하다고 느꼈다
→ 갑자기 말할 수 없이 쓸쓸하다고 느꼈다
《과학을 읽다》(정인경, 여문책, 2016) 53쪽
고독해도 즐겁지 않아도 커다란 미술관에 걸리지 않아도 돈이 되지 않아도
→ 외로워도 즐겁지 않아도 커다란 미술관에 걸리지 않아도 돈이 되지 않아도
→ 쓸쓸해도 즐겁지 않아도 커다란 미술관에 걸리지 않아도 돈이 되지 않아도
《그리고, 또 그리고 4》(히가시무라 아키코/정은서 옮김, 애니북스, 2016) 43쪽
매일매일 척추를 세우며 우리는 지구에서 고독하다
→ 날마다 등뼈를 세우며 우리는 지구에서 외롭다
→ 하루하루 등골을 세우며 우리는 지구에서 쓸쓸하다
→ 언제나 등뼈를 세우며 우리는 지구에서 허전하다
《사랑은 탄생하라》(이원, 문학과지성사, 2017) 23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